목록內 世 上 /時代有感 (73)
新世紀 Enlightener
어느덧 제헌 국회도 70년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맞이하는 20대 총선. 대표적 원내 야당들인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이 거대 여당 새누누리당에 맞서는 구도는 특별한 상황이지만, 실제 각 당들이 보여주는 선거 유세나 공약, 그리고 후보자들 면면은 낯설지 않다. 특히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은 이전 총선보다 더 '낡은 발상'으로 이번 선거를 치루려는 듯 하다. 그들은 여전히 지역감정에 기반하여 표를 호소하고 읍소하며, 서로를 향해 "심판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찌보면 투표를 해야 하는 국민들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특정 정당에게 '신뢰'를 줄 수 없는 선거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개헌을 할 수 있는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되면 이후의 대선을 포함한 어떤 선거들도 '의미'가 없다. 새누리당은..
인공 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5번기 대국은 독일에서도 매시간 보도될 정도로 흥미로운 승부였다. 바둑은 유럽에서 인기 있는 게임은 아니지만 사람과 컴퓨터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서로의 능력을 겨룬다 것은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기 충분했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의 인류 문명과 기술이 어디까지 이르렀고 앞으로 어떻게 발달될 것인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5번기 중 가장 재미있게 본 대국은 2국이었고 인공지능의 한계를 본 것은 4국이었으며 인간의 한계를 본 것은 5국이었다. 2국에서 백을 쥔 이세돌 9단은 수비적이고 신중한 바둑을 두었고 흑을 쥔 알파고는 공격적인 바둑을 두었다. 아무래도 흑을 쥔 알파고 입장에서 백에게 주어지는 덤(7.5집)을 만회하기 위해 실험적이고 예상 밖의 수를 두어야 했는데..
지난 16일에 발생한 청해진해운의 세월호 침몰 사건을 독일에서 지켜보면서 조국의 현실을 밑바닥부터 천천히 본 기분입니다. 점점 사망자 수가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비통하게 눈물을 흘렸고, 잠을 이룰 수 없었으며, 사진과 영상으로 본 희생자 가족들의 눈물과 분노를 진심으로 동감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책임과 양심을 저버린 선장 및 선원들에 대한 비난과 무능력한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사건이든 해당 책임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국민들로부터 비난 받는 우선 대상들입니다. 그리고 그들 중 몇 명은 강제적으로 또는 스스로 해임, 사퇴하거나 처벌을 받습니다. 이 전혀 낯설지 않은 광경들과 그 곳에 있지 않아도 충분히 예감할 수 있는 분위기들. 그리고 쉽게 연상되는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
Bayern의 리그 우승은 낯설지 않다. 올해로 24번째 우승이고 현재 EPL과 La Liga처럼 경쟁이 과열된 리그도 있는 유럽 축구 메이저급 리그들 중에서 제일 먼저 우승을 확정지었다. 일반적으로 리그 경기에서 이기는 팀은 승점 3점을 주는데, 같은 경기 수를 치른 2위 Dortmund와 승점 차이는 무려 25점이나 된다. 게다가 리그 라이벌 팀 Dortmund는 이미 에이스급 선수 2명을 Bayern에 팔았다. 이 정도면 정말 '라이벌'이 아닌 '조력자'이다! 얼마 전 아침 식사를 하던 중에 독일 공영방송 Das Erste에서 진행을 맡은 한 남자 아나운서가 심각하게 "왜 항상 Bayern은 리그 순위표 1위에 있죠? 그 때문에 분데스리가는 너무 재미(langweilig)없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는데..
독일에 와서 좋은 점들 중 하나는 유럽에서 벌어지는 스포츠 경기들을 거의 동시간대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프로 축구 시즌이 되면 주말에 간식과 함께 축구를 보는 것이 긴장된 유학생활에 있어서 잠시나마 휴식시간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으로서 2013년 5월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은퇴를 생방송으로 보았고, 후임으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선택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그가 에버튼에서 보여준 열정과 능력은 메이저 팀을 맡았다면 어떨지 상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퍼거슨의 은퇴는 굳이 팬이 아니더라도 맨유에게 있어서 엄청난 손실이기 때문에, 그로 인한 후폭풍이 있을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예상은 현실이 되었고 낯설음에서 익숙함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중이다. 하지만..
대선이 일주일 정도 남았다. 지금 상황에서 큰 이변이 없다면, 박근혜, 문재인 후보 중 한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대선이 될 것 같았지만, 안철수의 중도 사퇴로 아쉽게 되었다. 안철수는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는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그가 처한 기존 현실 정치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고, 결국 넘지 못했다. 처음부터 안철수가 새로운 정치를 하려 했다면, 문재인과 단일화 협상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단일화 자체가 구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안철수, 문재인 두 사람은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서 만날 인물들이 아니었다. 어쩌면 두 사람의 만남은 이 시대가 만든 안타까운 만남이었다. 그래서 안철수의 사퇴 이후 여론에서 빠르게 조성된 안철수 동정론과 문재인 반감론은 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