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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에반게리온 신 극장판 을 보았다. 스토리의 흐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를 다시 봐야 할 정도로, 한 편의 후속작을 내기에 9년은 긴 시간이었다. 지난 3월 새롭게 편집한 초반 12분 분량을 선 공개했지만, 전투 장면이라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상하기 어려웠다. 이전작에서 급변한 상황들과 새로운 설정들 때문에 보는 동안 혼란스러웠다. 에반게리온 모델로 Mark가 등장했고 NERV와 WILLE의 대립은 이전에 NERV와 SEELE 간의 대립처럼 서로의 행동들을 견제하지만, 최종 목적을 위해 서로 이용한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안노 히데아키(庵野秀明) 감독이 말한 대로 기존 에반게리온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설정들에서 비롯된 것들이었고, 그것들의 유기적 결합이 후속작 한 편만으로는 충..

처음으로 NETFLIX에서 본 영화다. Noah Baumbach 감독의 영화를 처음으로 본다.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남녀가 이혼을 결심하고, 재산 분할과 양육권 분쟁을 하는 소재는 낯설지 않다. 아마 이 영화를 보면서 Robert Benton 감독의 영화 가 생각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두 영화들은 결혼 이후에 생길 수 있는 일들, 특히 이혼과 양육권 분쟁을 소재로, 남녀 간의 애정이 결혼 이전과 이후에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묘사한다. 1979년작 영화 는 이혼소송을 통해 여성인권 신장과 함께 가사노동에서 역할 변화 요구가 드러난다면, 2019년작 영화 에서는 그 신장된 여성인권을 바탕으로 현대 부부가 어떻게 이혼을 하는가에 좀 더 집중한다. "찰리는.. 날 인정하지 않았어요. 자기와 별개인 독립적 ..

故 Edward Yang 감독의 영화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은 1991년도에 제작되어서 에서 소개된 적이 있었다. 영화는 청소년 샤오쓰와 그의 가족, 친구들을 통해 1960년대 초반 대만 사회를 묘사한다. 촬영에 있어서 주로 Long shot과 Long take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등장인물들과 상황들을 멀리서 관찰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배경음악 없이 현장음으로 극 분위기를 조성하고, 서사적이지만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와 그 설정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동안 집중해야 한다. 이런 연출에 익숙하지 않다면 4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 있거나, 한 번에 보기가 어렵다. "일본과 8년 싸웠는데, 일본식 집에서 일본 노래를 듣네." 1960년 대만 사회는 사라져야 ..

1991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Coen Brothers의 영화 . 이 영화 포스터를 어릴 때 비디오 대여점 옆을 지나다가 자주 보았다. 그때 집에 비디오 플레이어는 없었고 영화를 볼 기회도 거의 없었다. "영화를 본다"라는 느낌으로 보게 된 시기는, 고등학생 때 학교 방송국에 들어가면서부터였다. 거기서 만난 선배들 중에 Coen Brothers를 아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이름을 들었던 기억은 없다. 대학생 때 영화 를 보고 Coen Brothers를 처음으로 알았다. Hitchcock 감독의 영화들에서 보았던 서스펜스 연출들을 Coen Brothers의 영화들에서 본다. 영화 를 보면서 "Hitchcock 감독이 살아있었다면 이런 영화를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현장음..

오래전 을 들을 때 영화평론가 정성일이 고정 패널로 나와, 임권택 감독의 영화들을 소개하며 "가장 한국적인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고 찬사를 했었다. 우리나라 영화평론가들 중에 누가 임권택 감독과 그의 영화들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있겠냐만은, 그때 정성일의 말들을 내 기억에 오래 남았고, 임권택 감독의 영화들을 보며 점점 그의 말들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2015년에 개봉한 102번째 영화 을 끝으로 임권택 감독은 은퇴를 선언했고 더 이상의 신작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2000년대 이후 개봉한 그의 영화들 중 을 제외하면 특별히 인상적이지 않았다. 거장의 은퇴도 뒤늦게 밝혀진 여배우의 폭로로 아주 아름답지는 않다. 102편의 영화들을 만든 감독이자 국내외 영화사에 빠질 수 없는 이름이 되었기에, 감독..

박찬욱 감독의 6번째 장편 영화. 계절이 겨울이라서 그런 건지, 최근 복수의 의미에 대해 짧게 생각해봐서 그런 건지, 홍상수 감독의 영화 와 김기덕 감독의 을 연이어 봐서 그런 건지, 박찬욱 감독의 영화 를 다시 보았다. 2005년 7월 29일에 개봉했는데, 당시 나는 군 복무 중이라 개봉 첫날 보지 못하고 휴가 때 보았다. 영화 이후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은 내용과 함께 영화 포스터, 미장센, 미술, 사운드 트랙 등 감각적으로 즐길 것들이 많다. 종합 선물세트 같은 느낌이랄까? 영화를 보는 동안 어디서 본 듯 여러 영화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고, 마치 Canon 카메라가 찍은 사진들을 보는 것처럼, 미술과 영상의 색들이 화려하다. 영화 를 볼 때는 예상할 수 없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 중 가장 재밌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