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Section 日記/小品集 'IDEAL' (14)
新世紀 Enlightener
... 낙엽들이 모인 곳에, 기억들이 모여있구나. 한 잎 한 잎 밟을 때마다, 살랑바람이 부네. ...
비 개인 오후 해가 질 무렵, 온 세상이 황금색으로 물들여진다. 고른 숨소리를 들으며,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를 느끼며, 누구에게도 아닌, 아무에게도 아닌,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목적어가 없는 것이 끝 모를 그리움의 원인이다. 그리움을 아는 것이 행복과 불행의 시작이다. 바람이 불었을 때, 저녁이 되었다.
수많은 "나"들을 수없이 죽였고, 그 죽음들 가운데 "나"는 또 살아남았다. 이제는 죽이기도 싫고 살리기도 싫어진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어쨌든 힘이 필요하다. 가을 속에 내가 있었는지, 내 안에 가을이 있었는지, 차가운 바람은 벌써 겨울이다. 그리움과 외로움은 다시 잠들 테지. 잠들 수 없는 나는 고통스럽다. 지고 싶지 않아. 그렇다고 쉽게 이길 수는 없겠지. 어깨가 무거웠던 적은 한두 번도 아니었어. 무모했기에 그 너머의 뭔가를 만났지. 또 무엇을 죽이고 무엇을 살려야 해? 시를 읊고 글을 쓰며.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듣고 악기를 연주하다가, 점점 늙어 죽음이 찾아왔을 때, 그때도 또 "나"를 죽일 것이다. 또 하루가 주어졌다 것에 감사. 추적하듯 밤은 찾아온다. 탄식과 근심 속에 잠..
눈먼 새벽 비는 청운의 꿈에 내리고, 몸은 이불속에서 그 소리를 듣는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을 이겨내고, 풀잎은 한낮에 더 푸른데, 나는 짧은 숨결에도 흔들린다. 한 살과 함께 더해지는 삶의 무게. "죽고 싶다"며 소리쳤던 날들과, "살고 싶다"며 소리쳤던 날들이, 오늘에서야 그 의미를 찾는다. 나는 아직 살아있다. 손과 발이 다 자랐으니 요람은 옛것이고, 삶의 무게가 부끄러워지면 죽음은 가깝다. 가슴을 치고 등을 때리며 가겠다. "명사"가 아닌 "동사"가 되겠다는 오랜 결의. 나는 있다.
바다를 보듯, 하늘을 보듯, 내 안을 들여다본다. 그 어디에도 시작과 끝은 정해져 있지 않다. 밤에 짖는 개의 총명함을 갖지 못해서, 아침 일찍부터 모여 우는 새들의 부지런함을 갖지 못해서, 가을바람에 서로 부딪히는 나뭇가지들 소리 들으며, 낙엽들의 흩날림 속에 나를 잠시 버려둔다. 바닥이 없는 물음들만이 그런 나를 쫓는다. 바다와 하늘을 보며 언제 또 하루를 보낼 것인가? 깊은 곳은 소리가 없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다. 포기할 수 없는 꿈속에 사는 자는 요란하고 탐욕스럽다. 파도소리와 바람소리는 실체 없는 설렘. 쌓여가는 분노와 불만. 여기저기 버려둔 것들이 외치는 소리들. 죽일 수 없는 사람들과 지울 수 없는 흔적들. 살아있기 때문에 겪게 되는 혼돈. 질서는 그 혼돈을 극복하는 나의 법칙.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