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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날씨가 추워져 방을 따뜻하게 데운다. 차가운 벽에 결로가 생겨 언제 곰팡이가 슬지 몰라, 방마다 확인하며 적정 기온을 유지하려 한다. 얼마 전 철새들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것을 오랜만에 보았다. 큰 소리를 내며 대열을 이루어 날아가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무엇이 그들을 서로 모이게 하여 함께 때를 맞춰 날아가게 하는가?알 수 없는 그들의 감각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생일이라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사람들이 있었고,짧게 대화를 나누며 안부를 전했다. 한가한 생일을 맞이하니 편안하다.어쨌든 나이를 한 살 더 먹었고, 큰 고민 없이 해야 할 일들을 하며 산다. 사는 동안 살고, 죽었을 때 살아있지 않겠다. 토트넘에서 게리 리네커는 106 경기 67 득점을 했고, 테디 셰링엄은 277 경기 125 득점을 했다. ..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랫동안 어디에다 글을 쓰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고, 거부감은 점차 두려움으로 변해갔다.지나간 일들과 사색들은 기록이 아닌 기억에 남아있다. 점점 망각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어서, 오늘에서야 다시 글을 쓰고자 한다. 매일 책상 앞에 앉았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들과 할 수 없는 일들이 모두 거기에 있고, 겉으로 분리된 듯 보이지만 할 수 있는 일들은 할 수 없는 일들을 위해 있다.할 수 없는 일들이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또다시 할 수 없는 일들이 나타날 것이다. 삶이다. 지난 2월 초에 지도 교수님과 대화했다.논문 발표를 할 때마다 짧게 대화들을 한 적은 있었지만,거의 3년 넘게 특정한 날을 정하고 만나 대화한 적은 없었다. 대략 1시간이 이 조금 넘도록 ..
가을이 일찍 온 듯 일주일 가까이 서늘한 바람과 비가 내렸고, 아직 여름이라며 뜨거운 햇살이 창문을 너머 방 안 가득히 내리쬐었다. 여기가 비가 오면 거기도 비가 왔고, 거기에 해가 뜨면 여기도 해가 떴다. 아침과 저녁에 서늘한 바람이 불고, 하늘에 얽힌 구름의 모양들을 보니, 이제 가을이다. 7월 초에 있었던 논문 발제는 유익했다. 약 1시간 30분 정도 질의응답이 오갔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말했고, 다음에 발제할 부분들도 말했다. 오랜만에 교수님과 반응이 빠른 대화를 나눴다. 참여한 학생들도 활발하게 참여했다. 앞으로 몇 번을 더 해야 하는 것일까? 6년이 다 되어도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고 있다. 두 번 이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윤석열의 대한민국을 만들었고, 이재명 당 ..
봄에서 여름으로. 봄이 되었다고 느끼는 몇 가지 있는데, 거리에 노란 수선화와 목련이 피고, 차가웠던 빗소리가 따뜻해지며, 밤에 더 이상 난방을 하지 않는다. 5월이 되어서야 봄을 느꼈다. 6월이 되니 방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여름이 있다. 그날들 속에서 이 글을 쓴다. 물가가 올랐다는 것이 이상하게 낯설다. 코로나 대유행 전까지는 50유로면 일주일을 살았다. 대유행 이후에는 70유로가 필요하다. 사람 사는 것이 왜 이렇게 험난한가? 한국은 더 올랐다고 하더라. 한번 오른 물가는 내려오지 않으니, 개인의 삶이 위태로워진다. 검소한 삶은 이럴 때 유익하다. 얼마나 언제까지 유익할까? 전쟁과 전염병이 또 다른 전쟁과 전염병을 낳았다. 살아남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낯설다. 사는 것이.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
춥고 축축한 1월이었다. 밤에 롤 블라인드 너머로 비가 내리는지 눈이 내리는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듣다가, 아침이 되면 올라가는 롤 블라인드 너머로 창백한 풍경들을 보았다. 어떤 날은 눈이 쌓여 있었고, 어떤 날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공통적으로 추웠다. "특별할 거 없는 겨울 끝이죠." 음.. 끝은 특별할 거 없는 겨울. 가족 외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묘한 편안함을 느낀다. 의무가 사라진 사람에게 남은 것은 의지에 따른 결정들이다. 이전 사람들에게 그 사람은 잊힐 것이고, 잊히고 있으며, 잊혔다. Donald와 Ingrid를 거의 2년 만에 만났다. 서로 멀지 않은 지역에서 살고 있지만, 최근 두 번의 만남은 모두 Musiktheater im Revier였다. 함께 발레 공연..
2022년 12월 마지막 날. 이렇게 또 한 해가 빨리 가고 있다. 독일에서의 최근 5년은 시간의 빠름을 깨닫고 체감하게 한다. 내일이면 유학을 시작한 지 10년이 된다. 정말 말은 씨가 되려는 건가? 그 씨에서 무엇이라도 나와야 했고, 그럭저럭 성장하여 이제 어떤 것이 되려고 한다. "지금 운다고 뭐가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야!" 울지도 않고 울 필요도 없다. 나를 위한 눈물은 아주 오래전에 말랐다. 필요한 근육과 근력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한다. 맨손운동을 하고 일정 거리를 달린다. 배에 문신 같은 "王"을 새길 이유가 없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열정은 상상만 해도 부담된다. 프로 운동선수들이 대략 30세 전후로 은퇴 또는 기량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몸은 쓸수록 망가지고 그 쓸모를 다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