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內 世 上 /時代有感 (75)
新世紀 Enlightener
독일에 와서 좋은 점들 중 하나는 유럽에서 벌어지는 스포츠 경기들을 거의 동시간대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프로 축구 시즌이 되면 주말에 간식과 함께 축구를 보는 것이 긴장된 유학생활에 있어서 잠시나마 휴식시간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으로서 2013년 5월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은퇴를 생방송으로 보았고, 후임으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선택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그가 에버튼에서 보여준 열정과 능력은 메이저 팀을 맡았다면 어떨지 상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퍼거슨의 은퇴는 굳이 팬이 아니더라도 맨유에게 있어서 엄청난 손실이기 때문에, 그로 인한 후폭풍이 있을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예상은 현실이 되었고 낯설음에서 익숙함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중이다. 하지만..
대선이 일주일 정도 남았다. 지금 상황에서 큰 이변이 없다면, 박근혜, 문재인 후보 중 한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대선이 될 것 같았지만, 안철수의 중도 사퇴로 아쉽게 되었다. 안철수는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는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그가 처한 기존 현실 정치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고, 결국 넘지 못했다. 처음부터 안철수가 새로운 정치를 하려 했다면, 문재인과 단일화 협상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단일화 자체가 구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안철수, 문재인 두 사람은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서 만날 인물들이 아니었다. 어쩌면 두 사람의 만남은 이 시대가 만든 안타까운 만남이었다. 그래서 안철수의 사퇴 이후 여론에서 빠르게 조성된 안철수 동정론과 문재인 반감론은 당연..
4.11 총선은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야권 연대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 군소 정당들은 해체 위기에 처했다. 퇴근 후 밤 11시부터 개표 결과를 실시간으로 지켜 보았는데, 개표 초기에 보았던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 조사와는 다른 결과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내심 당선을 기대했던 후보들은 낙선의 위기에 처했고, 낙선을 원했던 후보들은 경합을 벌이거나 근소한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국토의 절반 이상이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아주 재미없는 개표 결과였고, 야권 연대는 완패했다. 다수의 정치 평론가들은 압도적이든 근소하든 야권의 승리를 예측했는데, 모두 빗나갔다. 그들은 정말 야권이 이길 수 있다고 믿고 그렇게 말했을까?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일까? 개표 결과를..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는 흑룡의 해에,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꿀 첫 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여·야의 총선준비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출발했지만, 큰 성과 없이 “그 나물의 그 밥”이 되고 말았다. 여·야의 공천은 각 당 대표의 의지와 실세들의 추천으로 이루어졌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정리되었다. 그리고 공천확정 이후부터는 여권을 주축으로 한 보수 세력의 색깔론 공세가 이어졌다. 특히 “빨갱이 신드롬”이 선거유세 초반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야권 승리의 명분이었던 “이명박 정부 심판”과 “민생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 또한 이번 총선에는 몇 가지 흥미로운 이벤트들이 있었는데, 이러한 이벤트들이 여·야의 총선 판도와 표심에 큰..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었다. 선거 전부터 안철수 교수의 지지에 따른, 야권 단일화와 선거운동의 직·간접적인 영향은 큰 효과를 보았고, 변화를 꿈꾸는 서울시민들의 염원에서 비롯된 개표결과였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박원순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이룰 때부터 어느 정도 당선을 예감할 수 있었다. 오세훈 前시장은 불명예스럽게 퇴진했고, 한나라당은 마땅한 후보군 없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야했다. 그래서 서울 중구의 국회의원이자, 지식인 여성, 이슈메이커 등 브랜드 파워를 가진 나경원 후보를 선택했고, 급박한 상황치고는 괜찮은 후보였다. 반면에 야권은 이미 몇몇 후보들이 후보군을 형성했고, 특히 안철수 교수의 출사의사에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박원순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높..
지난 2011-12 EPL 3R에 있었던 맨유와 아스널의 경기는 충격적이었다. 전통의 라이벌인 두 팀의 경기에서 맨유가 8-2로 아스널을 꺾었고 이 한 경기만으로 아스널 구단 전체가 맨유와 언론에 유린당했다. 오랫동안 EPL에서 BIG4(맨유, 첼시, 아스널, 리버풀)의 전력은 유독 돋보였고, 4팀이 서로 맞붙으면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과 감독의 전술에 따라 1-2점차 승부로 끝나는 경기가 대부분이었다. 즉 지난 경기에서 어느 팀이 이기더라도 다음 경기에서는 예측불허의 경기가 가능했다. 그러나 맨유와 아스널의 경기를 보면서 이번 시즌 초반의 아스널은 BIG4의 대열에서 이탈한 느낌이 들었다. 뉴캐슬과의 개막전에서 무승부, 리버풀과 맨유에 연이어 패한 것은 지난 시즌들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아스널의 시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