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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꿀 첫 선거

EAST-TIGER 2012. 4. 9. 11:58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는 흑룡의 해에,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꿀 첫 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여·야의 총선준비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출발했지만, 큰 성과 없이 “그 나물의 그 밥”이 되고 말았다. 여·야의 공천은 각 당 대표의 의지와 실세들의 추천으로 이루어졌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정리되었다. 그리고 공천확정 이후부터는 여권을 주축으로 한 보수 세력의 색깔론 공세가 이어졌다. 특히 “빨갱이 신드롬”이 선거유세 초반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야권 승리의 명분이었던 “이명박 정부 심판”과 “민생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 또한 이번 총선에는 몇 가지 흥미로운 이벤트들이 있었는데, 이러한 이벤트들이 여·야의 총선 판도와 표심에 큰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다. 


  먼저,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공동대표의 후보직 사퇴는 무척 아쉽다. 경선 여론조사 조작의 책임과 야권연대의 유지를 위한 용단이었지만, 본인 의사보다는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음해적인 언론보도들과 야권연대 중진들의 압박에 밀려 사퇴한 것처럼 보인다. 그녀의 말대로 왜 그녀가 그 일에 유독 책임을 지고 후보직을 사퇴해야 하는가? 언론과 당 차원에서 보수나 진보 정치인들에게 높은 도덕적 잣대를 적용할 수는 있겠지만, 그에 따른 결과는 국민들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이정희 공동대표는 총선에 출마를 하여 정치인으로서 관악(을) 지역주민들에게 심판받아야만 했다. 또한 후보직 사퇴 이후 벌어졌던 야권연대의 행보는 분명 의심스럽다. 마치 후보직 사퇴가 일종의 거래처럼 보였고, 야권연대가 그동안 보였던 분열조짐에 비해 너무 쉽게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 같았다. 혹시 처음부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의 연대는 “불편한 동거”가 아니었을까? 또한 철면피 같은 보수 세력에 맞서 차별화된 진보 세력의 행보는 과연 이런 모습이었나? 나는 이런 모습들을 보며 야권연대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고, 선거 준비과정에 있어서 야권이 여권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야권 지도부의 위기대처능력은 정말 최악이었다.


  다음으로, 이번 선거의 이슈였던 새누리당의 손수조는 최소한 야권의 청년비례대표들보다는 낫다고 본다. 나는 그녀의 출마가 단순히 문재인을 견제하기 위한 새누리당의 전략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녀는 나름대로 놀라운 선거운동을 하고 있고, 문재인이 아닌 다른 후보였다면 대세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손수조는 부상 사상구를 자신의 지역구로 두고 출마할 명분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가 현재 정치계에 입문하기에는 경력과 연륜이 부족하고, 위기대처능력이 탁월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청년정치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본다. 그녀가 선거 이후에도 정치인으로서 활동할지는 약간 부정적이지만, 무엇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정치인으로서의 인지도와 야성(野性)은 확실하게 가지게 된 셈이다. 이에 반하여 야권의 청년비례대표들은 당 차원의 검증절차와 경선이 있었지만, 국민적 정서로 비추어 보면 “무임승차”에 가깝다고 본다. 진정 자신들이 정치인으로서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으려면 다양한 연령층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현직 정치인들도 매 선거 때마다 사활을 걸고 선거에 임하는데, 단지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례대표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그저 당의 “얼굴마담”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의 출마는 매우 안타까웠다. 그는 지속적으로 이명박 정부와 여권의 작태를 향해 “막말”을 퍼부어야 했고, 선거지원유세를 통해 야권 지지자들을 결집시켜야 했다, 어쩌면 그게 야권승리에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출마를 결심했고 보수 언론들의 신상 털기에 표적이 되어, 그와 야권연대의 승리에 큰 장애물이 되었다. 아마 선거 당일까지 논란의 중심에 김용민이 있을 것은 확실하다. 여·야 모두 네거티브 공세가 가열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김용민의 막말”은 여권의 거의 유일한 공격 표적이기 때문이다. 보수 언론들의 집중 공세에 국민들도 반감이 생긴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 다른 한편으로는 아주 흥미로운 모습이다. 김용민과 더불어 “나는 꼼수다”의 진행자들은 스스로 자신들을 “잡놈”으로 지칭한다. 그런데 그 “잡놈”들 중 한 사람인 김용민이 총선에 출마했고, 과거 그가 허무맹랑한 성인 시사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발언한 것을 뒤늦게 공개하여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보수 언론의 “연막탄”에 불과하다. 이미 김용민의 막말은 “나는 꼼수다”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잡놈”인 그에게 여러 언론들과 국민들이 전·현직 정치인들과 같은 이미지를 떠올려 대비시키는 것 자체가 무리수이다. “잡놈”들은 그들만의 방식대로 정치를 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들이 “잡놈”을 국회에 보낸 이유가 된다. 이번 선거에서 김용민이 당선된다면, 이러한 논란들은 더 이상 그의 정치적 행보에 있어서 장애물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가 계속 정치인으로 활동하길 희망한다면, 그는 “잡놈의 정치학”으로 정치활동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내가 "정치인 김용민"에게 기대하는 유일한 희망이다.


  이번 총선은 지난 10·26 재·보궐 선거 이후, 선거와 정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에 치러지는 선거이다. 하지만 여·야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 사람의 유권자로서 그동안 여러 선거들을 지켜보며 느낀 것은, 마음에 드는 정당과 인물을 지지하더라도 그 정당과 인물이 반드시 나와 국민들의 의지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또한 현재 18대 국회 때 처리하지 못하고 계류 중인 법안들만 하더라도 7,000여 건이 된다. 이러한 사실들은 유권자들이 단순히 정당과 인물만을 보고 투표할 수 없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왜냐하면 각 정당에는 당론이 있고, 당선된 인물들은 자신이 속한 당의 당론을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마 뜻있는 유권자들은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여·야를 대표하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서로 “국민”을 앞세워 원내 “제1당” 싸움으로 이번 선거에 임하고 있고,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처한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기 위하여 선거에 임하고 있다. 이제는 유권자들의 과감한 용단이 필요할 때이다. 자신이 예전부터, 아니면 지금 지지하는 정당과 인물에 여전히 신뢰를 보낼 수 있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하고, 여·야를 대표하는 두 정당을 견제할 신흥 정당과 새로운 인물의 지지도 역시 고려해야한다. 


  이번 총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12월에 있을 대선 이후에 선출된 대통령과 임기와 국정 운영을 거의 함께 한다. 그러므로 현재 유권자들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무조건 투표해야 한다. 2012년 4월 11일 오후 6시 이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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