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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후보자들의 선거 슬로건을 잘 알 수 없을 정도로 인물과 구도에 의존된 대선이었다. 거대 양당 후보들의 공약들은 논란이 된 몇 개를 제외하면 거의 비슷하게 느껴졌다. 언론은 유세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들에게 그것들의 차별성을 드러내지 못했고, 두 후보의 말과 행동, 가족, 친인척 비리 의혹, 여론조사 분석에만 관심을 가졌다. 그 결과 이번 대선을 양자구도로 만들었고, 득표율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들은 양당 두 후보 중 한 사람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선거 막판에 완주를 말하던 안철수가 윤석열과 후보 단일화를 했을 때 윤석열의 당선이 유력해졌다고 생각했다. 세대와 성별들 간에 뚜렷한 선호가 이재명, 윤석열의 지지율에 반영되어 박빙이었던 선거 전 여론조사 결과들은, 선거 후 출구조사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일..
남녀가 사랑하다가 결별하는 것은 대부분 성격차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성격차이가 생긴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어차피 자라온 환경이나 교육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은 양보와 희생이 필요하다. 그것은 누군가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것이 될 수 있고, 마음의 상처를 동반할 수도 있다.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마저도 사랑라는 단어에 품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진실로 사랑한다면 그것마저도 아름다움이니까. 나는 요새 남북한의 관계를 남녀 간의 관계로 비유하고 싶다. 그러나 처음부터 좋은 만남은 아니었다. 나도 그렇지만 지금 세대들이 전혀 모르는 6.25 전쟁은 분명 있었던 비극의 사건이었고, 그 후로도 북한의 대남도발은 지금까지 심심치 않게 시도 되고 있다. 그래도 지리상..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오전. 컴퓨터를 켜고 네이트온에 접속한 나는 놀라운 기사를 보았다. '경찰 노무현 대통령 사망 확인' 잠에서 막 깬 나는 잘못 본 줄 알고 눈을 비볐지만 사실이었다. 경찰의 말에 의하면 오전 9시 30분에 사망하였다고 발표했고, 내용으로 오전 6시 40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노무현)이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하여 두개골 골절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 기사를 본 시간이 오전 10시쯤이었으니까. 약 3시간 전의 일이었다. 순간 나는 정신이 멍해졌고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들이 내 안에서 피어났다. 내가 노무현을 처음 본 것은 2002년 민주당 경선이었다. 당시 경선제도는 내게 있어서 큰 낯설음이었다. 내 기억에 지난 대선 때는, 선거가 있기 전부터 삼당(민주당, 한나라당..
대통령이 바뀌어서 달라진 것들은 많다. 무엇보다 이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보다는 정부 기관들의 정책들과 언론, 시민의 의사표현 방식들도 그 정도가 더 다양하고 공개적이다. 그래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그 일가의 의혹에 대해 국민들 간의 의견 대립은 어떤 분열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한다. 덕분에 지금은 사회 여러 분야의 "민낯"들을 뚜렷하게 보고, 그것들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기이다. 만약 지난 대선 후보자였던 홍준표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어 자유 한국당이 여당이었다면, 대선 때 말한 "참여"와 "개혁"이라는 단어들이 참 무색했을 것이다. 아마 청와대나 광화문 근처에 차벽이 세워지는 광경을 또 보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한국의 보수들은 무엇을 바꾸고 드러내는 것보다 지키고 막는 것에 ..
국가 전체를 들썩이는 문제가 발생하고 그것에 대한 정부와 정치, 언론계의 대응들을 보면 그 국가의 역량과 상태를 알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한 일이고 오히려 없는 것이 이상하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 안에서는 매일 서로 대립하는 것들이 발생하여 극복과 발전 또는 굴복과 쇠퇴를 반복하게 된다. 여기서 자기 성찰은 필수적이다. 마주한 경험에서 살아남아야 지식이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들은 매일 어디서든 국가 내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거나 듣고 체험한다. 자신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것들의 대부분을 단지 감각적인 수용만으로 이해한다면, 그것들은 타인의 삶 또는 별 의미 없는 대상들일뿐이다. 그러나 거기에 나의 성찰이 자..
같은 날 내가 아는 분들 중 고인이 된 두 분이 있었다. 인간이 가진 생명의 가치는 동등하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사람의 죽음을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는다. 그러나 언론이 어떤 사람의 죽음을 보도한다는 것은 그의 죽음이 생명 이외의 다른 가치들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 가치들에 대한 평가들은 사람들마다 비슷하거나 또는 다를 것이고 왜곡된 것이 아니라면 존중할 수 있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고인이 된 두 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이다. 그리고 故 최인훈 작가보다는 故 노회찬 의원에 대한 의견들이 더 많다. 왜냐하면 그분은 내 삶에 좀 더 깊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故 최인훈 작가의 글들은 고등학생 때 문학 교과서에서 처음 접했다. 사실 문학 교과서에서는 이 소설이 많이 중략되어 거의 뒷 부분만 수록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