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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Barcelona에서 읽은 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하루키의 단권 장편소설들은 발단부터 전개까지는 탁월하지만 절정과 결말은 완결성에 있어서 기복이 있다. 조금 더 전개가 되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고, 절정의 극적인 상황들이 소설 전체의 완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예전에 장편소설 를 3권까지 쓴 후 "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라는 말을 했었는데, 이 말은 단권 장편소설에서 더욱 잘 느껴진다. 장편소설 의 내용은 어렵지 않다. 나고야에서 태어나고 자란 다섯 사람들이 고등학교 때 만나 절친이 된다. 여자 둘, 남자 셋으로 졸업 후 남자이자 주인공 다자키 쓰쿠루(多崎作)는 나머지 넷과 다르게 도쿄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고, 대학교 ..
오랜만에 일본문학소설을 읽었다. 로 처음 만난 츠지 히토나리와 두번째 만남이다. 나는 이 책을 단숨에 읽었는데, 주로 대학원을 오가는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읽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딱딱한 책을 읽기에는 정서상 무리라고 판단했기에, 가벼운 책을 선택한 것이 이 책이었다. 일본문학의 특징은 현실체념과 허무에 있다고 본다. 그게 일본의 민족성인지 몰라도, 일본문학에서는 스케일이 큰 소재보다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들이 많다. 이 소설도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지내던 남자 유타카가, 미츠코와의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 운명의 여자 토우코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연애소설이다. 스토리는 단순하고 책의 주제도 명확하지만, 현재 내가 처한 상황과 어울리면서 은은한 감동이 느껴졌다. 간단한 결론을 내리자면, 사..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여동생의 책장에 있어서 무심코 읽었는데 몰입되지 않아서 잠시 접어두었다가, 다시 처음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읽었다. 개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들에 관심이 많아서 읽다보니 어느 덧 그의 대표작들은 다 읽었고, 읽다보니 나는 하루키의 팬이 되어 있었다. 활짝 열어제친 창을 통해 날카로운 새소리가 들렸다. 들어 본적이 없는 울음 소리였다. 새 계절의 새로운 새인가 보다. 나는 창으로 비쳐 드는 오후의 햇살을 손바닥에 받아, 그것을 그녀의 볼에 살짝 얹어 놓았다. 그 자세 그대로 꽤 시간이 흘렀다. 나는 흰구름이 창 끝에서 끝으로 이동하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래요?" 라고 그녀가 물었다. "이상한 말 같지만, 도저히 지금이 지금이라고는 생각되지가 않..
이외수의 에세이집인 를 군대에서 읽은 이후에 두 번째로 접한 이외수 문학이다. 그것도 문학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장편소설이니 이외수 문학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세간(世間)의 사람들은 이외수를 '광인(狂人)'이라고 부르지만, 내가 보기엔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사랑하는 따스한 마음을 가진 문학가이다. 1992년도에 발표된 이 책은 이외수 문학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소설이자, 4년 동안 철장과도 같은 방에서 써 내려간 인고(忍苦)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 책은 내가 오래전에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한 책인데 이제야 읽게 되어 부끄럽다. "하늘이 네 마음을 보고 있느니라." 스토리는 근래에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퓨전 판타지물에서나 볼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장(老莊) 사상..
몇몇 작가들의 작품들은 읽지 않았지만 그 내용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작품을 읽었고 그 내용을 대화나 글에서 자주 언급하거나, 그 작품을 읽은 사람이 내게 그 내용을 설명해 주면 알게 되는 경우이다. 위대한 작가 Ernest Hemingway의 작품 는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이 작품을 오래 전에 읽었지만, 누군가로부터 듣게 되고 신문이나 방송에서 언급되는 것으로 내용을 기억하고 있었다. 마침 집에 책이 있어서 다시 읽게 되었다. 1년 전 한국에 있을 때 이 책을 읽고 있었지만 다 읽지 못하고 독일로 돌아갔었다. 그리고 다시 한국을 방문한 지금, 작년에 읽었던 부분부터 읽었고 빠르게 다 읽었다. 흥미로운 책 읽기였다. 그러나 그것만은 자신이 정확히 하거든, 하고 노인은..
뮌스터 한인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작년에 한국에 있었을 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를 읽은 기회가 있었지만, 친한 친구에게 이 신작을 선물로서 줌으로써 그 기회를 양보했다. 그리고 올해 초 뮌스터 한인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이 책들을 신청했고 한달 반 동안 읽었다.1, 2권으로 구성도었고 3권이 나올 수 있다는 소문이 있지만 읽고 난 후 3권이 나올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완성"된 느낌이 드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언젠가부터 나는 멘시키라는 사람에 대해 지금껏 다른 이에게 느껴본 적없는 친밀함을 품게 되었다. 친근감, 아니, 연대감이라 해도 좋을지 모른다. 우리는 어찌 보면 닮은꼴인지도 모른다-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