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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패배할 수 없는 그리고 파괴될 수 없는 인간의 삶

EAST-TIGER 2018. 10. 4. 02:54


  몇몇 작가들의 작품들은 읽지 않았지만 그 내용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작품을 읽었고 그 내용을 대화나 글에서 자주 언급하거나, 그 작품을 읽은 사람이 내게 그 내용을 설명해 주면 알게 되는 경우이다. 위대한 작가 Ernest Hemingway의 작품 <노인과 바다>는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이 작품을 오래 전에 읽었지만, 누군가로부터 듣게 되고 신문이나 방송에서 언급되는 것으로 내용을 기억하고 있었다. 마침 집에 책이 있어서 다시 읽게 되었다.

 

  1년 전 한국에 있을 때 이 책을 읽고 있었지만 다 읽지 못하고 독일로 돌아갔었다. 그리고 다시 한국을 방문한 지금, 작년에 읽었던 부분부터 읽었고 빠르게 다 읽었다. 흥미로운 책 읽기였다.

  


  그러나 그것만은 자신이 정확히 하거든,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다만, 재수가 없었던 것뿐이야. 하지만 누가 알겠어? 아마 오늘일지도 모르지.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이니까. 운이 따르면야 그보다 더 좋을 게 없지만 오히려 정확해야 해. 그러면 운이 따랐을 때에 대한 준비는 다 된 거야. 


  But, he thought, keep them with precision. Only I have no luck any more. But who knows? Maybe today. Every day is a new day. It is better to be lucky. But I would rather be exact. Then when luck comes you are ready.  <64-65쪽>


  위대한 소설의 특징들 중 하나는 어렵지 않은 문장들로 삶의 한 단면들을 통찰한다. 작은 배에 어구들을 싣고 깊이와 끝을 알 수 없는 바다로 나아가는 것은,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희망과 기회가 노인의 마음과 생각에 한 자리씩 자리 잡고 실시간적으로 교차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것은 인간이 하루를 맞이하고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기도 하다. 바다에서 평생을 보낸 어부이지만, 매일의 삶을 정확하게 준비하고 행운을 기다리는 노인. 통속적인 말이지만,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 그리고 행운이 올 때까지 버틴 자에게 찾아온다는 것을, 삶에 대한 노인의 태도에서 느낄 수 있다.


 

  지금 소년이 같이 있었더라면 낚싯줄 사리를 물에 축여 줄텐데,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래, 소년이 있었더라면, 소년이 여기 있었더라면 말이야.


  줄은 자꾸만 멀리 풀려나갔으나 이제는 풀리는 속도가 점차 느려졌으며, 노인도 고기가 1인치씩 끌고 가도록 낚싯줄을 조정하고 있었다. 그는 이제 겨우 판자에서 머리를 들고 볼이 처박혔던 돌고래 살점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무릎을 세우고 천천히 일어섰다. 그는 조금씩 줄을 풀어 주고 있었으나 그 속도를 줄곧 줄여 갔다.


  그는 낚싯줄 사리 쪽으로 다가가서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는 사리를 발로 더듬어 찾았다. 낚싯줄은 아직도 여분이 넉넉했다. 고기는 이제 새로 풀린 줄들을 모두 물 속으로 끌고 가야 했다.


  If the boy was here he would wet the coils of line, he thought. Yes. If the boy were here. If the boy were here.

 
  The line went out and out and out but it was slowing now and he was making the fish earn each inch of it. Now he got his head up from the wood and out of the slice of fish that his cheek had crushed. Then he was on his knees and then he rose slowly to his feet. He was ceding line but more slowly all the time. 


  He worked back to where he could feel with his foot the coils of line that he could not see. There was plenty of line still and now the fish had to pull the friction of all that new line through the water.  <184-185쪽>


  거대한 고기를 붙잡았지만 낚을 수는 없는 상황에서 노인은 자신이 혼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누군가 옆에 있음으로써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 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삶의 여정에서는 혼자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해내야 할 경우가 더 많다. 마치 마지막 한걸음은 혼자서 걸어야 하는 것처럼. 그러나 혼자 있는 순간에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그 누군가는 참 아름다운 사람일 것이다.


  위기의 순간에 혼자 있더라도 준비된 자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노인은 자신이 처한 상황들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들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이것은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연륜(年輪)에서 비롯된 것이다.

  


  노인 물어뜯겨 병신이 된 고기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아까 고기가 공격을 받고 있을 때 그는 마치 자신이 공격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난 내 고기를 습격한 상어 녀석을 죽였다,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 녀석은 여태껏 본 중에서 가장 큰 옥니 상어였어. 그 전에도 내가 덩치가 큰 녀석들을 봤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야.


  좋은 일은 오래 갈 수 없어, 하고 그는 생각했다. 지금은 차라리 모든게 꿈이었으면 좋겠어. 저런 고기는 전혀 걸리지도 않고 침대 신문지 위에 혼자 누워 있었다면 좋았을 걸.


  "그러나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진 것은 아니야." 하고 그는 말했다.


  "인간은 파멸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어." 그러나 고기를 죽인 것은 미안한 일이야, 하고 그는 생각했다. 이제부터 난관이 닥쳐오고 있는데 난 작살조차 없다. 그 옥니 상어는 사납고, 능한데다가 강하고 영리한 녀석이야. 그러나 내가 그 녀석보다는 영리했지. 아마 그렇지 않을지도 몰라,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아마 녀석보다 내게 좋은 무기가 있었던 것뿐일 테지.


  "이보게, 늙은이, 생각하지 말게." 하고 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 "방향을 바꾸지 말고 그냥 이대로 가자구. 가다가 난관이 닥치면 그대로 맞서 보지뭐."


  그렇지만 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하고 그는 생각했다. 남은 것이라곤 생각밖에 없으니까. 생각하는 것과 야구밖에. 훌륭한 디마지오 선수가 상어의 골통을 찌르는 내 솜씨를 봤더라면 마음에 들었을까? 뭐 대단한 건 아니었지, 하고 그는 생각했다. 누구든지 그쯤이야 할 수 있는 일이거든. 내 손의 상처는 그의 골수통과 같은 큰 장애를 입었다고 할 수 있을까? 낸들 알 수 없지. 전에 수영을 하다가 가오리를 밟고서 뒤꿈치를 쏘인 후 종아리가 마비되고 못 견디게 아팠던 것을 제외하면 거의 다쳐 본 적이 없었으니까.


  "이왕이면 좀 즐거운 생각을 하게나, 늙은이야." 하고 그는 말했다. "이제 시시각각 집이 가까워지고 있어. 40파운드의 고기를 잃은 탓에 배도 그만큼 더 가볍게 달리고 있거든."


  배가 조류의 중앙부에 이르면 어떠한 형태의 일이 벌어지게 되리라는 것을 노인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He did not like to look at the fish anymore since he had been mutilated. When the fish had been hit it was as though he himself were hit.


  But I killed the shark that hit my fish, he thought. And he was the biggest dentuso that I have ever seen. And God knows that I have seen big ones.


  It was too good to last, he thought. I wish it had been a dream now and that I had never hooked the fish and was alone in bed on the newspapers.


  "But man is not made for defeat," he said.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I am sorry that I killed the fish though, he thought. Now the bad time is comming and I do not even have the harpoon. The dentuso is cruel and able and strong and intelligent. But I was more intelligent than he was. Perhaps not, he thought. Perhaps I was only better armed.


  "Don't think, old man," he said aloud. "Sail on this course and take it when it comes."


  But I must think, he thought. Because it is all I have left. That and baseball. I wonder how the great DiMaggio would have liked the way I hit him in the brain? It was no great thing, he thought. Any man could do it. But do you think my hands were as great a handicap as the bone spurs? I cannot know. I never had anything wrong, with my heel except the time the stingray stung it when I stepped on him when swimming and paralyzed the lower leg and made the unbearable pain.


  "Think about something cheerful, old man." he said. "Every minute now you are closer to home. You sail lighter for the loss of forty pounds."


  He knew quite well the pattern of what could happen when he reached the inner part of the current. But there was nothing to be done now.  <230-233쪽>


  거대한 성과 뒤에는 그 성과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힘이 필요하다. 100% 자신의 몫으로 만들 수 없다면 최대한 많이 지켜내야 한다는 의지와 욕구는 강력하다. 왜냐하면 나의 노력과 열정을 쉽게 가로채고 싶은 사람들과 폄하하여 웃음거리로 만들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한 또는 존경을 받기 위한 지켜냄이 아니다. 나의 성과는 나의 노력과 가치를 대변하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기록으로 남아야 오래도록 의미가 있다. 누군가에게 쉽게 내어주고 폄하되기 위해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은 다가올 날들에서의 저항과 승리를 가능하게 한다. 어떤 상황이든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결국 그 상황을 제압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긍정의 힘"이다.


   

  "놈들이 고기를 4분의 1씩이나, 그것도 제일 맛좋은 부분을 뜯어 갔군." 하고 그는 소리쳤다. "차라리 이것이 꿈이고 아예 고기를 낚지 않았더라면 좋았겠다. 고기야, 미안하게 됐다. 그 결과가 이렇게 엉망이 됐으니." 그는 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았으며 고기를 바라보고 싶지도 않았다. 피는 다 빠져버리고 말끔히 씻겨서 고기는 마치 거울 뒷면처럼 은빛을 띠고 있었는데 그저 줄무늬만은 아직도 잘 보였다. 


  "이렇게 멀리 나오지 말 걸 그랬나 보다, 고기야." 하고 그는 말했다. "너를 위해서나 나를 위해서나 나오지 말았어야 했어. 고기야, 미안하다." 


  자아 이제는, 하고 그는 중얼거렸다. 칼을 옭아맨 부분을 주의해서 들여다봐야겠다. 어디 끊어진 데나 없는지 살펴봐야지. 그리고 손도 제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해두어야 해. 아직도 더 많은 상어가 나타날 테니까. 


  노인은 노 끝에 칼을 묶은 줄을 살펴본 다음 이렇게 말했다. "숫돌이 있었으면 좋았을 걸. 숫돌을 가지고 왔어야 했는데." 그뿐인가, 가지고 나왔어야 할 것이 많았지,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그러나 안 가지고 나온 걸 어떡하겠나, 늙은이. 지금은 없는 걸 아쉬워할 때가 아니네. 있는 것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야지. 


  "충고는 썩 잘하는군." 하고 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 "이제 신물나네."


  그는 키의 손잡이를 겨드랑이 밑에 끼고서 두 손을 배가 앞으로 나가는 대로 담그고 있었다.


  "They must have taken a quarter of him and of the best meat," he said aloud. "I wish it were a dream and that I had never hooked him. I'm sorry about it, fish. It makes everything wrong." He stopped and he did not want to look at the fish now. Drained of blood and awash he looked the colour of the silver backing of a mirror and his stripes still showed.

 
  "I shouldn't have gone out so far, fish," he said. "Neither for you nor for me. I'm sorry, fish."


  Now, he said to himself. Look to the lashing on the knife and see if it has been cut. Then get your hand in order because there still is more to come. 


  "I wish I had a stone for the knife," the old man said after he had checked the lashing on the oar butt. "I should have brought a stone." You should have brought many things, he thought. But you did not bring them, old man. Now is no time to think of what you do not have. Think of what you can do with what there is. 


  "You give me much good counsel," he said aloud. "I'm tired of it."


  He held the tiller under his arm and soaked both his hands in the water as the skiff drove forward.  <250-251쪽>


  한 번 시작한 일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면 멈추기가 쉽지 않다. 처음부터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미 처음으로 돌아가기에는 많이 지나왔다. 마찬가지로 한 번 시작한 삶은 죽기 전까지 계속된다. 고통스럽고 초라한 삶이든 즐겁고 행복한 삶이든 끝까지 살아야 삶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도망쳐도 삶이고 나아가도 삶이다. 나약할 수 없다. 강해져야 한다.

 

  상어들로 인하여 거대한 고기가 형체를 잃고 뼈대가 보이기 시작했을 때, 노인은 자신의 성과가 초라해지는 느낌도 들었을 것이고, 예전 같지 않은 자신의 몸 상태와 부족한 장비들로 인하여 잡은 고기를 지켜내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러나 노인은 부정과 긍정 사이를 오가며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로 계속 저항할 것을 다짐한다. 정말 터프한 노인이다. 그리고 이것이 그가 가진 삶의 태도이자 방식이다.



  고기를 잡기만 하면 얼마든지 기도를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너무 피곤해서 지금은 못 하겠다. 자루를 가져다가 어깨에 걸치는 게 좋겠군. 


  그는 고물에 드러누워 키를 잡은 채 하늘에 밝은 빛이 비치기를 기다렸다. 


  고기는 반밖에 안 남았는데. 다행히 앞쪽 반이라도 가져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운수가 좋아야 해. 아니야, 하고 그는 말을 이었다. 내가 너무 멀리 나왔기 때문에 이미 운수는 사라져 버렸어. 


  "바보 같은 생각은 그만둬." 하고 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 "졸지 말고 배의 방향이나 제대로 잡아. 아직도 행운이 있을지 모르니 말이야."


  "어디든 행운을 파는 곳이 있다면 좀 사 가지고 왔으면 좋겠군." 하고 그는 말했다.


  뭘 주고 행운을 사 오지? 하고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잃어 버린 작살과 부러진 칼과 상처 투성이의 두 손뿐인데 그런 걸로 행운을 사 온단 말인가? 


  "아니 살 수 있을지도 모르지." 하고 그는 말을 이었다. "바다에서 84일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너는 행운을 사려고 했어. 행운이 거의 다 너에게 팔려 올 뻔하지 않았는가 말이야."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해서는 안 돼, 하고 그는 생각했다. 행운이란 여러 가지 모습으로 찾아오는 것인데, 누가 그것을 알 수 있단 말인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든 그것을 좀 얻고 싶군. 값은 얼마든지 부리는 대로 치를테니. 


  I have all those prayers I promised if I caught the fish, he thought. But I am too tired to say them now. I better get the sack and put it over my shoulders. 


  He lay in the stern and steered and watched for the glow to come in the sky. 


  I have half of him, he thought. Maybe I'll have the luck to bring the forward half in. I should have some luck. No, he said. You violated your luck when you went too far outside. 


  "Don't be silly," he said aloud. "And keep awake and steer. You may have much luck yet."

 
  "I'd like to buy some if there's any place they sell it," he said. 


  What could I buy it with? he asked himself. Could I buy it with a lost harpoon and a broken knife and two bad hands?


  "You might," he said. "You tried to buy it with eighty-four days at sea. They nearly sold it to you too."


  I must not think nonsense, he thought. Luck is a thing that comes in many forms and who can recognize her? I would take some though in any form and pay what they asked.  <264-265쪽>


  이 소설의 위대함은 후반부로 갈수록 잘 느껴진다. 간결한 문장들 속에 삶의 의미와 인간의 고민들을 담고 있다. 특히 눈에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가치와 의미 부여는 결국 "나"라는 것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노인은 무엇을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 거대한 고기를 잡았지만 상어들과 사투를 벌였고 볼품없는 모양이 되어버린 고기를 차마 볼 수 없는 노인. 그러나 노인은 아직 살아 있었고 항해는 계속되고 있었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행운이고 행운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찾아올 수 있는 당연한 사실. 그래서 노인이 또 다시 거대한 고기를 잡을 수 있고, 상어들의 공격없이 무사히 집까지 운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반대도 가능하다. 행운은 어떤 상황에서 생각되어지고 말해지는 순간부터 행운이다. 불행 역시 그렇다.



  "사람들이 날 찾았니?"
  "물론이죠. 해안 경비대하고 비행기도 나갔어요."
  "바다는 아주 넓고 배는 조그마하니 찾기가 어려운 일이지." 하고 노인은 말했다. 그는 자기 자신과 바다를 상대로 혼잣말하는 대신에 누군가 말상대할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를 처음으로 느꼈다. 


  "네가 보고 싶더구나." 하고 노인은 말했다. "그래 너는 뭘 잡았니?"
  "첫날에 한 마리 잡고 이틀째 한 마리, 사흘째 두 마리 잡았어요."
  "아주 잘했구나."
  "이제 우리 다시 고기잡으러 같이 가요."
  "아니다. 내겐 운이 따르지 않거든. 내 운이 다했나 보다."
  "운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요." 하고 소년이 말했다. "운은 제가 가져갈게요."
 

  "Did they search for me?"
  "Of course. With coast guard and with planes."
  "The ocean is very big and a skiff is small and hard to see," the old man said. He noticed how pleasant it was to have someone to talk to instead of speaking only to himself and to the sea. 


  "I missed you," he said. "What did you catch?"
  "One the first day. One the second and two the third."
  "Very good."
  "Now we fish together again."
  "No. I am not lucky. I am not lucky anymore."
  "The hell with luck," the boy said. "I'll bring the luck with me."  <284-285쪽>


  소년과 노인과의 대화는 인상적이다. 소년이 노인을 존경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노인이 보여준 삶의 태도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나이가 많고 늙었기에 얻어지는 존경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존재감과 힘을 보임으로써 얻어지는 존경은 그 느낌과 무게감이 다르다. 세대와 세대 간의 대화와 소통은 이렇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지만 언제 읽느냐에 따라 그 의미와 감동이 달라질 수 있다. 영어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문장들이지만, 그렇게 문장들을 정제한 작가의 고민과 선택이 놀랍고 대단하다. 


  패배할 수 없는 그리고 파괴될 수 없는 인간의 삶은, 바다에서 거대한 고기를 낚아 집까지 무사히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바다를 항해한 후 다시 집까지 돌아오는 과정에서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인간의 모든 일은 집 밖을 나가야 가능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완성된다. 집 밖을 나설 때는 패배할 수 없는 그리고 파괴될 수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비록 지금은 남루하고 초라할 지라도, 그런 터프한 삶이 행운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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