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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반가운 이름이 있어서 보게 된 영화이다. 매년 신인 감독들과 흥행이 검증된 감독들의 영화들이 개봉하지만, 근황이 궁금한 중견 감독들은 수십 년째 영화를 만들지 않고 있거나, 최근에 영화 몇 편이 개봉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감독 여균동"이라는 글자들을 영화 포스터에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적이 언제였던가..? 1995년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받은 영화 가 여전히 그의 대표작인가 보다. 감독이자 배우로서 흥미로운 필모그래피를 써 내려갔던 그의 근황을 이 영화가 알려줄 것 같았다. "야, 너 진짜처럼 말한다?" 영화지만 영화로서 인상적인 것은 별로 없다. 주제와 등장인물, 스토리 전개에 따른 연출들을 보면, 영화가 아니라 연극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연극에서 볼 만한 설정들이 영화로 표현되니 몇..
2010년 영화 이후 8년만에 이창동 감독이 신작을 발표했다. 어느 때보다 긴 공백기였으나 발표를 하자마자 프랑스 칸 영화제에 출품되었다. 또한 해외에서는 호평 일색이었던 영화가 국내에서는 극장 관객수를 볼 때 "불호"로 평가되었다.이창동 감독 역시 이런 대조된 반응들을 어느 정도 예상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에게 이창동 감독의 영화들은 보는 재미가 있고 다 보고 나서 여러 생각들이 든다. 그래서 그가 영화를 계속 만들 때까지 계속 볼 것이다. 이번 신작도 그런 동기에서 보았다. "여기 귤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여기에 귤이 없다는 것을 잊어먹으면 돼. 그게 다야. 중요한 건 진짜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럼 입에 침이 나오고 진짜 맛있어." 이름을 알 수 있는 출연 배우들은 유아인, 스티븐 연,..
작년 11월 초부터 뮌스터 대학 국제관 "Die Brücke" 내에 있는 한국 도서관에서 조정래 작가의 을 읽기 시작했고 일주일에 한 권씩 읽었다. 중간에 도서관의 내부 사정으로 2주 정도 읽기를 멈춰서 12권을 네달 만에 다 읽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을 보면서 조정래 작가의 책들을 직접 읽어보고 싶었고, 그의 세 편의 대하소설들 중 의 내용이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되었다.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 때 조선, 일본, 중국 만주 일대, 러시아의 연해주와 미국 하와이 등 국내외에서 겪었던 조선인들의 삶들이 이 소설의 주 내용이다. 그러다 보니 지역마다 성격이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이 겪는 상황들도 다르다. 물론 인물들 간의 관계도가 설정될 수 있을정도로 내용 전개에 큰 문제가 없지만, 등장하는 인물..
성탄절 때 외장하드에 있는 영화들을 몇 편 보려고 했으나,다른 일들로 인하여 볼 수 없었다. 곧바로 연말이고 연초라 몇 편을 볼 생각었고 오늘 한 편을 보았다. 이후 오랜만에 임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았다.생각해보니 그가 감독한 영화들과 그가 참여한 영화들을 꽤 많이 보았고, 특유의 풍자와 미장센으로 보는 재미가 있다. 오늘 본 이 영화도 그의 역량이 가득 담겼고,쟁쟁한 출연진들의 열연도 대단했다. "밑에 분들 힘든 거 알아요. 아는데 어쩌겠어요? 그 분 심중을 헤아려 드려야지." 영화는 1979년에 있었던 "10.26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이미 매체나 학교, 강연 등 여러 곳에서 다루어졌고 해석되었기에 소재가 새롭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소재를 "블랙 코미디"(Black Comedy)로 연출하는 것은..
가끔 여러 영화에서 "명품 조연"으로 활약하는 배우들이 한 영화의 주연으로 등장하여 개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정작 주연이 되었을 때는 흥행과 연기에 있어서,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들보다 특별하지 않다. 그 원인들을 감독의 연출과 시나리오 또는 배우가 맡은 배역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어떤 "징크스"처럼 한국 영화계에서 명품 조연들은,영원히 조연을 맡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와- 깡패다!" 배우 마동석이 "하드 캐리"한 영화이다. 출연 시간도 배우 윤계상에 비해 월등히 많았고 비중도 매우 높았다. 감독도 의도적으로 마동석의 캐릭터에 집중하여 연출을 한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는 배우 마동석이 그동안 출연했던 영화들에서 보여준, 어눌하고 단순하지만 강인하며 정의롭고 따뜻한 그의 매력들..
나는 예전에 영화 을 보고 감상평에, "한국 감독들도 이와 비슷한 민족주의적인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쓴 적이 있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중국 무술을 바탕으로 한 민족주의적 영화들이 제작되었고, 외국인들도 그런 중국 영화들에 익숙하여 흥미를 느끼기도 한다. 반대로 한국은 감각적인 영상들과 창의적인 시나리오로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한국적인 영화들보다는 할리우드에서 볼 수 있는 듯한 영화들이 많았다. 영화도 "자본의 손길"에서 자유롭지 않아서 돈이 되거나 흥미위주로 제작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영화는 보여짐에 있어서 "계몽"과 "기억"의 역할들도 있지 않은가? 최동훈 감독의 이후 일제 강점기 때의 독립 운동들이 재조명되고,민족주의적 영화들이 대거 제작되는 것은 이제라도 좋은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