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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TV를 통해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善終)과 장례를 지켜보면서, 한 나라의 추기경이자 가톨릭의 수장으로서 평생을 선한 일에 힘썼던 생전의 모습을 기억하자니 애도감은 더욱 컸다. 나야 편한 세상에 태어나 이전 세대가 겪은 암울했던 시대는 잘 모르지만 신부로서 종교의 신념을 가지고 그 암울하고 험한 시대에 약자를 대변하고 불의에 투쟁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생각해보면 지금같이 어지러운 세상에 종교계의 외침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비호감이 되었다. 예로부터 성인들의 삶에는 그 시대 사람들이 깨닫지 못한 선견(先見)과 선판(先判), 선행(先行)이 있었다. 성인들은 묵묵히 자신의 깨달은 것을 삶 속에서 나타냈고, 성인들의 가르침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얼핏 ..
부대 도서관에 있던 책이다. 휴일 날 부대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다가 우연히 발견한 고든 맥도널드의 는 군대 내에서 여러 가지 일로 고심하던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긴 파견을 마치고 자대에 돌아왔고 이제는 전역을 앞둔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이 있는가도 중요했고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이 필요했다. 그런 면에서 내게 이 책은 내게 상당한 영감을 주었다. 여담이지만 놀라운 사실은 이 책의 주인은 동갑내기 1년 선임(아버지 군번)의 책이었다. 이등병 시절. 주일이면 같이 교회를 나갔고 그 선임병은 성가대로 봉사도 했었다. 2005년 12월. 선임병이 전역할 때 나는 이미 장기간 파견을 나가 있어서 보지를 못해 아쉽다. 벌써 전역한 지 1년이 넘어가는데.. 그 선임병과의 추억이 책을 보는 도중..
최초의 인간이 본 세상 우리는 사람이 어떻게 이 세상에 태어나고 생겨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미륵 불교에서는 벌레에서 나왔다고 하고,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 창조했다고 하여 창조론을 믿으며, 진화론자는 동물로부터의 진화를 이론으로 제시한다. 여러 가지 설들이 있지만, 최초의 인간이 이 세상을 바라보았을 때 마치 갓 태어난 아기가 바라보는 눈에 세상처럼, 신기하고 경이로웠을 것이며, 이 모든 것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알고 싶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변화무쌍한 자연의 섭리에 심적 불안감과 공포감에 휩싸였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인간의 종교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강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강의 범람에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 두려움은 강에는 정령이 있다는 믿음을 갖게 했고..
지난 학기 채플 시간에 김길 목사님이 오셨는데, 특이한 말투와 거침없는 설교에 흥미로운 인상을 받았다. 알고보니 우리 대학원 선배님이셨고 명동에 길거리 교회인 '명신교회'를 개척하여 대도시 선교사 사역을 하고 계신 목사님이셨다. 젊은 나이는 아니신데 그의 설교 안에는 자신이 체험한 하나님의 깊은 간증이 있었고, 한동안 잊고 있다가 학기말에 되어서야 목사님이 다시 생각나서 저작들을 읽어 보았다. 지금은 내가 그때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당시 난 정신과 치료가 필요했는지 모른다. 십 대 때도 광주 시내에 나가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시내만 나가면 불을 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주에서 학교를 다니는 동안 시내에 나간 횟수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화려한 쇼윈도나 행복한 ..
한국 기독교계는 사회와 소통하고 있는가? 이 물음에 냉철한 시각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대답할 목회자는 별로 없다. 신과 인간의 소통이 어렵고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이 어렵듯이, 기독교와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소통하기 힘든 상황이다. 내가 보기에 기독교의 언어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삼위일체, 성령, 구원, 복음 등등.. 대부분이 기성세대라면 이해할 수 있는 한자어다. 그런데 왜 어려운 것일까? 간단하게 말하면 재미없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듣는 이들의 삶과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간단한 예로 복음전도를 살펴보자. 나는 현재 기독교의 복음전도는 방법적으로 적극적이고 지나치게 감성적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목회자들은 아직도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과 60-80년대의 한국교회 부흥을 추억하며, 목회 특히 복음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