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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2010년 영화 이후 8년만에 이창동 감독이 신작을 발표했다. 어느 때보다 긴 공백기였으나 발표를 하자마자 프랑스 칸 영화제에 출품되었다. 또한 해외에서는 호평 일색이었던 영화가 국내에서는 극장 관객수를 볼 때 "불호"로 평가되었다.이창동 감독 역시 이런 대조된 반응들을 어느 정도 예상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에게 이창동 감독의 영화들은 보는 재미가 있고 다 보고 나서 여러 생각들이 든다. 그래서 그가 영화를 계속 만들 때까지 계속 볼 것이다. 이번 신작도 그런 동기에서 보았다. "여기 귤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여기에 귤이 없다는 것을 잊어먹으면 돼. 그게 다야. 중요한 건 진짜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럼 입에 침이 나오고 진짜 맛있어." 이름을 알 수 있는 출연 배우들은 유아인, 스티븐 연,..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 영화 그리고 2017년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여자 연기자상) 수상작. 언제부턴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이 지루해지기 시작했다.예전보다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장면들이 줄었고, 인간 관계의 쓸쓸한 자리들을 찾아 조명하며, 감독 스스로 영화를 통해 자신의 상처들을 치유하려는 듯 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패턴과 기법들은 이제 낯설지 않다. 김민희, 서영화, 문성근, 권해효, 정재영 등 두 편 이상 홍상수 감독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자, 최근 그의 영화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배우들이기에 배역과 극중 이름만 달라질 뿐 신선함은 없다.특이하게도 영화 1부는 독일 Hamburg에서 2부는 강릉에서 촬영되었는데,두 도시에서 보여지는 바다 풍경들과 주인공 영희가 바다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다..
연말에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아쉬웠는데,정지영 감독의 신작가 개봉하여 모처럼 영화관을 찾았다.겨울 바람이 부는 수요일 오후 3시 55분에 2호선 홍대입구 역에 있는 롯데시네마 6관에서 보았다.관객들은 많은 편이 아니었고 좋은 자리에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CGV와 마찬가지로 롯데시네마 역시 좋은 영화관이라 생각한다. "여기가 남영동입니까?" 1985년 9월 4일. 청년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김종태는 남영동 대공분실에 잡혀가고,수사관들에 의해 허위 자백을 받아 내기 위한 고문을 받는다.솔직한 자술서를 쓰고도 풀려나지 못하는 김종태.그의 허위 자백을 받기 위해 담당 수사처는 고문 전문가 이두한을 부르고,이두한은 김종태를 잔인하고 치밀한 방식으로 고문한다. "당신 차례가 온 것 뿐이야." 전작에서 나온 박..
새해부터 바쁜 삶을 살고 있지만,바쁘다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몸은 약간 피곤했지만 예정대로 수정 누나와 영화를 보러 강남CGV로 갔다.수정 누나는 근래에 Th.M 입시에 관련된 의혹으로 스트레스를 받았고,나는 이미 축적된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덜고 싶었다. 신도림역부터 강남역에 도착할 때까지 우리는 계속 대화했다.생각해보니 정말 오랜만에 강남역에 온 것 같다.사람들은 역시 많았고 수많은 인공 빛들이 세상을 밝혔다.잠시 지나간 일들을 생각했다.그때도 겨울이었고 몹시 추웠다.그리고 이제.. 그럴 일은 없다. 개인적으로 강남CGV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CGV에 걸맞지 않는 극장 분위기를 가졌고,강남에 있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만약 극장에 있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둘 중에 하나가 멈..
예전에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나는 예매할 기회를 놓쳤다.이후 다시 예매하려 했으나 또 기회를 놓쳐 DVD로 발매될 날을 기다렸다.그리고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으니 다행스럽다. 난 사실 노근리 사건을 언론매체에서 보도하기 전까지 뭔지 잘 몰랐다.단지 한국전쟁 당시 미군들이 피난민들을 무참히 살해했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언제?, 왜?, 무슨 이유로?, 어떻게? 같은 자세한 것들을 알지 못했다.그리고 조금씩 알게 되었을 때 이 영화는 내게 진실의 마침표를 찍어주었다. "우리도 피난을 가야 되는 거 아니예유?""아휴.. 가긴 어디로 간디야." 1950년 7월, 한국전쟁 초기였지만 깊은 산골짜기인 대문바위골에 사는 사람들은 평온한 일상을 보낸다.전쟁이 났다는 소식에 불안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민군들이 자..
근래에 故 조영래 변호사 쓴을 읽었다.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고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책을 보고 난 후 이 책을 토대로 제작된 영화이 보고 싶었다.그러던 중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재)전태일 재단(http://www.chuntaeil.org)에 접속했는데,누구나 볼 수 있게 무료로 이 영화를 링크시켜 놓았다.순간 하던 일과 하려던 일을 멈추고 기쁜 마음으로 영화를 보게 되었다.이미 책을 읽어서 그런지 영화 내용과 배우들의 심정이 더 잘 느껴졌다. 책에 대한 서평을 하고 난 후 영화 리뷰를 하려고 했으나,영화 리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이 리뷰와 후에 적을 서평을 통해,우리 시대 20대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을 말해보려 한다. "공부를 참 하고 싶어 했어, 책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