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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마음은 정처없다

EAST-TIGER 2017. 11. 20. 07:59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아직 낙엽들은 끈질기게 나뭇가지에 붙어서 

바람의 힘에 저항하고 있지만,  

바람의 끝은 날카롭고 차갑다. 

두꺼운 점퍼와 목도리를 하고 밖을 나간다. 

그래서 집에 들어오면 옷벗기가 번거롭다. 


화요일에 있었던 Plotin 강독 모임은 재미없었다. 

강독 모임 후 Leinkauf 교수님을 계단에서 우연히 만나 인사를 나눴고, 

그가 이번 학기에 Plotin 강의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나와 비슷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오랜만에 학교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수요일은 아버지 생신이어서 전화 통화를 했다. 

다행히 동생이 한국 비행이 있어 잠시 들렀다. 

평온하시고 무탈하셔서 그것 역시 다행이다.


목요일에 있었던 Kolloquium도 재미없었다. 

현재 글을 쓴 것이 없으니 당연히 발제할 것도 없다. 

어떤 글을 먼저 써야 할 지 고민했다. 

잠깐 시내를 걷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SLUR가 10주년 기념 공연을 했고,

몇몇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파스칼의 <팡세>는 부분적으로 지루하거나 흥미롭다. 

박노해의 시들은 식사 후 한 두편 읽는다. 

조정래의 <아리랑> 1권은 다 읽었다. 

Schelling의 철학 입문서는 한 장 넘기기가 조심스럽다. 

Gustave Flaubert의 <마담 보바리>를 영어 공부를 위해 단락마다 써가며 읽고 있다.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은 한동안 읽지 않았다. 

<대학>의 경문(經文)을 읽다가 잠시 생각했다. 

"사물의 근본을 알아야 앎에 이르고 앎을 통해 뜻을 정성스럽게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며

그 후 몸을 닦아 집안을 바로잡고 나라를 다스리며 천하를 평화롭게 한다" 


마음이 곤할 때 영화를 보았더니 

벌써 세 편의 영화를 보았고 짧게 느낌들을 정리했다. 

그 중에 이준익 감독의 <동주>가 인상적이었다. 


토요일은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 잠만 잤다. 

효성이와 짧게 대화했다. 


주일에 추수감사절 예배가 있었다. 

벌써 한 해가 이렇게 가려는 듯 하다. 


생각과 마음은 정처없다. 

어딘가로 향하는 듯 막을 수 없고, 

막을 수 없으니 이르는 곳이나 닿는 그 어딘가까지,

나는 기다리고 시간을 보낸다. 

이리도 욕되고 부끄러울 수 있는 것일까..?

왜 그렇게 못난 짓들을 했을까..?


나는 스스로 물어보며 다그친다. 


비는 조용히 새벽에 내리고,

아침에 그 흔적들을 내게 보이며 

햇빛으로 나를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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