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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에 다시 올랐고,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1-4로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과정에 비해 결과가 좋았던 월드컵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전술과 용병술은 월드컵 직전까지 불안했고, 월드컵 조별리그와 16강에서 부분적으로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4년 넘게 벤투 감독의 전술을 습득한 선수들은 충실히 자신의 역할들을 했다고 생각한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는 벤투 감독이 4년 동안 어떤 축구를 원했는지 보여주었다.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유기적인 연계와 수비 조직력으로 전반을 주도했다. 후반 25분 전후로 수비라인을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고,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승산이 있는 경기라 생각했고 그때 필요..
후반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 들은 감정들은 미묘했다. 한국은 90분이 지난 인저리 타임 때 두 골을 넣었다. 그때까지 수비에 집중했고 역습에 기반한 공격은 큰 효과가 없었다. 반면 독일은 좋은 기회들을 만들었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냉정하게 보면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모든 면에서 독일보다 부족했다. 아마 독일이 먼저 한 골을 넣었다면 경기의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축구에서 득점이 나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경기였다. 한국은 독일 선수들의 조급하고 경기 막판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용하여 두 골을 득점했고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독일을 이겼다. 양 팀은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 예선 세번째 경기와 2002년 한일 월드컵 준결승 경기에서 만나 매 경기 명승부를 만들었고, 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했고 몇 시간 뒤면 스웨덴과의 조별예선 첫 경기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독일에서 보는 두번째 월드컵이고 이전 월드컵과 달리 한국 국가대표팀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다. 일단 F조에 배정된 독일, 멕시코, 스웨덴은 팀으로서 한국보다 좋은 조직력과 확실한 자기 전술을 가졌다. 이러한 상황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E조의 상황과 비슷하다. 그 당시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승승장구했던 차범근 감독의 한국 국가대표팀은 네덜란드, 벨기에, 멕시코를 상대로 최종예선 때와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였다. 월드컵 첫 승 상대였던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지만 3:1 역전패했고, 네덜란드에게는 5:0 패배, 차범근 감독 중도 경질 후 벨기에와는 투혼의 경기력을 보여서 1:1로 비겼다. 개인..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끝났다. 어제 새벽에 있었던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결승전은 예상대로 박빙의 승부였다. 연장접전 끝에 우승은 스페인이 차지했지만 로벤이 2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고, 연장 후반에서 헤이팅아의 퇴장을 당한 직후 이니에스타에게 결승골을 내주었으니, 네덜란드는 스스로 우승기회를 놓친 셈이다. 비록 월드컵 결승전 사상 최다 경고가 나온 터프한 경기였지만, 두 팀 모두 우승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보여준 멋진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에서 처음 개최된 이번 월드컵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개막전부터 결승전까지 64경기를 거의 지켜보면서, 현대 축구가 공수전환이 상당히 빨라지고, 조직적인 수비력과 빠른 역습에 강조점을 두고 있는 것을 살펴볼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독일이 이런 현대 축구의 흐름..
내 생애 20대의 월드컵이 끝났다. 아쉬운 패배였다. 오늘 한국은 그리스전 이후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후반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우루과이를 압도했다고 생각한다. 패스 정확도와 볼 점유율도 높았으니 당연히 한국에게 공격찬스가 많이 생겼고, 선수들의 움직임도 좋았다. 문제는 골 결정력이었다. 우루과이는 후반전에 수비전술로 일관했다. 미드필드진과 수비진의 간격을 좁게 하면서 수아레즈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을 하프라인 아래로 내렸다. 이에 한국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이동국을 투입했고, 세트플레이가 빛을 발하면서 이청용이 득점을 했다. 이때부터 경기가 더욱 재미있어졌다.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는 우루과이를 압도했고, 우루과이 역시 치열한 경기를 했다. 그러나 먼저 실점한 쪽은 한국이었다. 전반전에서 우루..
신이 도운 경기였다. ‘천우신조(天佑神助)’ 라는 말을 실감한다. 한국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비겼는데, 비긴 것이 신기할 정도로 운이 좋았다. 일단 월드컵 진출 55년 만에 첫 원정 16강을 축하지만, 16강 이후는 장담할 수 없고 아마 그 이후에 대한 대안이 없을 정도로 지금의 한국은 여러 면에서 매우 우려된다. 한국은 경기 초반 고질적인 부정확한 패스로 불안한 경기운영을 했다. 이청용의 득점찬스가 있었지만, 도리어 실점을 당하면서 중반까지 나이지리아가 경기를 주도해나갔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터프한 플레이를 하면서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잦은 경고를 받았고, 자연스럽게 소극적인 플레이로 전환하자 한국에게 공격찬스가 많이 생겼다. 특히 박지성과 이청용은 공수를 넘나들며 경기 내내 투지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