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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EAST-TIGER 2018. 6. 18. 08:30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했고 몇 시간 뒤면 스웨덴과의 조별예선 첫 경기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독일에서 보는 두번째 월드컵이고 이전 월드컵과 달리 한국 국가대표팀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다. 일단 F조에 배정된 독일, 멕시코, 스웨덴은 팀으로서 한국보다 좋은 조직력과 확실한 자기 전술을 가졌다. 이러한 상황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E조의 상황과 비슷하다. 그 당시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승승장구했던 차범근 감독의 한국 국가대표팀은 네덜란드, 벨기에, 멕시코를 상대로 최종예선 때와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였다. 월드컵 첫 승 상대였던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지만 3:1 역전패했고, 네덜란드에게는 5:0 패배, 차범근 감독 중도 경질 후 벨기에와는 투혼의 경기력을 보여서 1:1로 비겼다. 


  개인적으로 예상하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이번 월드컵 조별예선 최악의 성적도 그때의 성적과 비슷하다. 스웨덴과의 첫 경기는 지루한 공방전 끝에 무승부, 멕시코에게는 서로 치열한 속도전 끝에 1-2골차로 패배, 현재 첫 경기에서 멕시코에 패한 독일에게는 16강 자력 확정을 위한 "제물"이 되어 3골차 이상으로 완패한다면 최악의 성적일 것이다. 반대로 독일이 멕시코에게 패한 지금, 16강 진출을 전제로 한 최상의 성적은 최대 2승 1패, 최소 1승 2무를 해야 한다. 1승 1무 1패는 골득실 차로 나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나는 한국 선수들의 현재 실력이 F조의 다른 팀 선수들의 실력에 비해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유럽 리그에서 뛰는 손흥민, 구자철, 기성용, 황희찬 등은 소속팀에서 비중있는 주전급 선수이고, 김신욱, 이재성, 주세종, 문선민, 고요한, 윤영선 등은 K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문제는 선수들의 경기력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이타적이고 침착한 플레이를 보여주지만, 대표팀에서는 골문 앞에서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마음이 급하다. 구자철은 대표팀 전술에 있어서 자신의 역할을 여전히 못 찾았고 기성용은 늘 새로운 전술을 위한 "실험대상"이 된다. 대표팀에서 황희찬의 기량은 점점 저하되는 것 같고, K리그와 일본, 중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경기 도중 크고 작은 실수들을 연발한다. 


  이런 상황에서 신태용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는 전술들을 경기에서 현실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들로 선수들 개개인의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전술 구상과 수비 전술에 있어서 쓰리백과 포백의 잦은 변경으로 안정적인 수비 전술을 완성하지 못했다. 몇 년 째 대표팀 주전 센터백인 김영권과 장현수의 수비력은 "부동의 불안요소"이다. 이것은 전술에 있어서 선수들보다 감독의 문제이다. 예를 들면 신태용 감독의 전술은 숏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려는 경향이 강한데, 전방 압박이 현대 축구의 대세인 지금, 우리 진영에서 수비수들의 어설픈 백패스와 빌드업 중 패스 미스로 공을 빼앗겨서 실점하는 모습들을 자주 보였다. 또한 상대팀 수비 진영이나 중앙에서 한번에 넘어오는 롱패스로 침투하는 상대 공격수들을 우리 수비수들이 제대로 마크하지 못했다. 게다가 상대팀 공격시 우리 진영 패널티박스 안에서 선수들이 겁에 질린듯 의미없이 걷어내는 공들로 인하여 지속적인 공격권을 넘겨준 채 실점하는 것과, 우리 수비수들이 미리 오프사이드라고 판단하여 느슨해진 틈을 타 상대 공격수들이 득점하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자주 볼 수 있었던 실점 루트였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까지도 쉽게 고쳐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여러 평가전들에서 드러났듯이 포백 수비진영은 쓰리백보다 더 안정적이다. 그렇다면 조별예선에서 특별히 수비라인을 수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미 팬들도 누가 포백에 설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문제는 실점을 만회하는 득점을 만들어 줄 미드필더와 공격라인 구성에 있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투톱에서 선다면, 윙으로는 이승우와 문선민 중앙 미들진은 구자철, 이재성, 기성용의 역할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황희찬을 공격 일선에 배치하고 활동량과 수비 견제가 많은 손흥민이 2선 미들진과 연계 플레이를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구자철과 이재성은 좋은 2선 공격형 미드필더이고, 스피드와 드리블이 좋은 이승우와 문선민이 역습 또는 측면에서 중앙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플레이를 한다면 상대 수비수들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기성용은 우리 진영에서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는 롱패스로 찬스 메이킹을 하는 것이 좋고 기성용과 정우영이 함께 투입되는 것은 경기 템포가 느려지기 때문에 승리나 무승부를 하기 위한 후반 막판 수비 전술외에는 기성용과 정우영 중 한 명만 투입되어야 한다고 본다.          


  슈틸리케호에서 코치를 맡았던 신태용 감독은 취임 후 실험보다는 기존의 선수들로 좀 더 현실적이고 확실한 전술을 구상하고 이후 필요한 선수들을 추가 선발하는 방식으로 대표팀의 경기력을 기복없이 만들어야 했었다. 최근 월드컵 조별예선을 앞두고 기자들과 한 인터뷰들에서 그의 자신감 넘치는 말들은 다소 공허하게 느껴진다. 물론 아시아 최종예선과 평가전에서 부진했던 대표팀이 조별예선 경기들에서 엄청난 경기력과 천운으로 위에서 언급한 최상의 성적을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가능성은 지금까지의 월드컵 조별예선 전적들을 비추어 볼 때 제로에 수렴된다.

 

  대표팀의 조별예선 성적은 스웨덴과의 첫 경기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또한 이 경기의 승패가 그동안 투자대비 비효율적인 성과만 거두었던 대한축구협회와 그 수뇌부들에 향한 국민적 분노 여부도 결정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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