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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日記/小品集 'IDEAL'

내 안을 들여다본다

EAST-TIGER 2019. 9. 24. 20:47

 

바다를 보듯, 

하늘을 보듯, 

내 안을 들여다본다. 

그 어디에도 시작과 끝은 정해져 있지 않다. 

 

밤에 짖는 개의 총명함을 갖지 못해서, 

아침 일찍부터 모여 우는 새들의 부지런함을 갖지 못해서, 

가을바람에 서로 부딪히는 나뭇가지들 소리 들으며,

낙엽들의 흩날림 속에 나를 잠시 버려둔다. 

바닥이 없는 물음들만이 그런 나를 쫓는다. 

 

바다와 하늘을 보며 언제 또 하루를 보낼 것인가?

깊은 곳은 소리가 없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다.

포기할 수 없는 꿈속에 사는 자는 요란하고 탐욕스럽다.

파도소리와 바람소리는 실체 없는 설렘.

 

쌓여가는 분노와 불만. 

여기저기 버려둔 것들이 외치는 소리들. 

죽일 수 없는 사람들과 지울 수 없는 흔적들. 

살아있기 때문에 겪게 되는 혼돈. 

질서는 그 혼돈을 극복하는 나의 법칙. 

 

멀리 있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함께 있던 자리들을 돌아본다. 

그리움이 짙어지면 어느새 밤이 되어 있다. 

내가 눈을 감을 때 너도 눈을 감기를. 

돌아갈 수 없으니 가끔 주저 앉거나 계속 나아갈 수밖에.

 

바람소리와 파도소리에 흔들리지 않게, 

버려진 것들과 있는 것들에게 구속당하지 않게,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상관없이, 

모든 혼돈은 내 밖으로,  

모든 질서는 내 안으로. 

오랫동안 비워둔 자리들은 여전히 특별하다.

 

바다를 보듯,

하늘을 보듯, 

내 안을 들여다본다. 

시작과 끝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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