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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내 가슴에 독(毒)을 찬 지 오래로다. 아직 아무도 해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 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버리라 한다. 나는 그 독이 선뜻 벗도 해칠지 모른다 위협하고 독 안 차고 살아도 머지 않아 너 나마저 가 버리면 억만 세대가 그 뒤로 잠자코 흘러가고 나중에 땅덩이 모지라져 모래알이 될 것임을 '허무한듸!' 독은 차서 무엇하느냐고? 아! 내 세상에 태어났음을 원망않고 보낸 어느 하루가 있었던가. '허무한듸!' 허나 앞뒤로 덤비는 이리 승냥이 바아흐로 내 마음을 노리매 내 산 채 짐승의 밥이 되어 찢기우고 할퀴우라 내맡긴 신세임을 나는 독을 차고 선선히 가리라. 막음 날 내 외로운 혼(魂) 건지기 위하여. - 김영랑의 '독(毒)을 차고' 2009.09.05 01:48
어떤 것은 내 몸에 얼룩을 남기고, 어떤 것은 손발에 흠집을 남긴다. 가슴팍에 단단한 응어리를 남기고, 등줄기에 푸른 상채기를 남긴다. 어떤 것은 꿈과 그리움으로 남는다. 아쉬움으로 남고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고통으로 남고 미움으로 남는다. 그러다 모두 하얀 파도가 되어 간다. 바람에 몰려 개펄에 내팽개쳐지고, 배다리에서는 육지에 매달리기도 하다가, 내가 따라갈 수 없는 수평선 너머 그 먼 곳으로 아득히 먼 곳으로 모두가 하얀 파도가 되어 간다. - 신경림의 '파도' 2009.08.30 00:54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들이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배 저어 오노라. - 월산대군 2009.11.19 15:40
. . . . . . . . . . . . . . . . . . . . . . 신은 건물에 있지 않고, 인간의 생각과 행동 속에 있다. 마음이 아픈 것은, 건물 속에 있었던 따뜻한 사람들과 그 기억들.. Nikolai-Kirche in Münster-Roxel Advent 4. 1965 - 26. 5.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