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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성룡이 출연한 영화는 코믹하고 그의 대역 없는 스턴트 연기가 볼만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장면이 거의 없다. 오히려 진지한 성룡의 모습과 그의 내면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다.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빨간딱지에 성룡이라는 이름이 어색한 이 영화는, 그만큼 성룡의 새로운 모습과 파격적인 장면들로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불법체류자를 주제로 한 영화에는 현 사회와 인간이 가지는 문제점을 극단적으로 볼 수 있다. 목숨을 걸고 배 밑창에서 숨죽이며 밀항을 하는 일은 배부른 나라 사람들이 보기에 조롱거리겠지만, 당사자들에게 있어서는 모든 것을 걸은 도박이자 유일한 희망이다. "여긴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형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가질 수도 있어요." 때는 1990년대 일본. 가난한 중국인들이 돈을 벌고자 일본..
아침에 식사를 하고 논문을 쓰려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창밖을 보니 하늘에는 낮게 내려온 두껍고 짙은 구름들이 바람에 미끄러지고 있었다.비가 내렸는지 축축하게 젖은 땅과 풀, 나무들, 집들이 보였다. 바람은 화가 난듯 난폭한 소리를 내며 불었다. 갑자기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영화를 볼 것인지도 바로 정했고 이미 외장하드에 있는 그 영화를 플레이어에 넣고 보았다. 영화 제목은 이고 원제는 "춘광사설" (春光乍洩). 뜻은 "봄의 풍광이 문득 드러나다"와 비유적으로 "은밀한 부위를 갑자기 드러내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두 의미들을 되새겨 보니 둘 다 영화의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이 영화는 제50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본 사람들..
살다가 갑자기 생각나는 영화들이 있다. 주로 언제 한번 본 영화거나 아니면 보고 싶었던 영화들이다. 오전에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오랜만에 활력이 느껴지는 하루라,논문을 조금 쓰고 관련해서 읽어야 할 책이 있었다. 그러다가 우체국에 가서 소포를 하나 붙였고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온 후 잠이 들었다.저녁에 왕가위 감독의 와 이 생각났다.가 보고 싶었다. 밖은 비도 오고 눈도 왔다. "매일 밤, 이상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 여자는 내가 가는 곳마다 있었던 것 같다." 중학생 때였나, 집에 잠시 VHS 비디오 플레이어가 있었다. 아마 친척 형이 며칠 동안 맡긴 것이었고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어머니의 교육열로 인해 집에 놀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던 때라,근처 비디오 가게들 중 미성년자에게 '미성년자 관..
오랜만에 주말에 영화를 보았다.그리고 앞으로는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디저트가 없었던 학기도 거의 끝나간다. 바쁜 학기였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많고 깨달은 것도 많다.단순한 진리이지만, 무엇이든 시작과 끝이 좋아야 한다. "급할 것 없지 않습니까? 처리하고 와서 먹겠습니다." 중국의 영웅호걸들이 천하를 얻으려고 했던 삼국시대.유비의 의형제 관우는 조조의 휘하에서 일시적으로 활약하고 있었다.어느 날 죽은 줄만 알았던 유비의 소식을 들은 관우는 조조를 떠나려 하고,조조는 아쉽지만 보내주려 한다. 유비가 있는 하북까지 5개의 관문을 지나가야 할 관우.조조의 휘하 장수들은 용맹한 관우를 이대로 보내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고,조조의 명령과 관계없이 관문마다 지령을 내려 관우를 죽이라 명령한다. "난 자네가 좋..
이번 주는 많이 피곤했나보다.토요일 오전에 잠시 친구 결혼식을 갔다오고 주말 내내 잠만 잤다.일어나서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액션영화 한편 보자고 마음 먹었다.예전에을 보았을 때 강한 인상을 받았고,영화를 본 후 꽤 긴 리뷰를 했었는데, 무엇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영화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말했었다. 일제 식민통치를 받았던 시절, 뛰어난 무술과 고결한 인격으로 중국인들의 자존심을 세워준 엽문.2편은 또 어떻게 압제받는 중국인들의 자존심을 세워줄 것인가?흥미로운 기대를 하며 영화를 보았다. "사부님, 사부님은 혼자서 10명을 이길 수 있으세요?""제일 좋은 건 안 싸우는 거지." 일본군의 식민통치를 벗어나 홍콩에 정착한 엽문.그러나 홍콩은 영국군의 통치를 받고 있었다. 중국의 정신과 문화가 담긴 쿵후를..
폭우가 내리던 어제 오후. 계절학기를 마치고 돌아오는 1호선 전철 속에서을 보았다.내 기억에 어릴 적 어딘가에서 이 영화를 본 것 같다.아마 그 당시에는 이 영화가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루한 그림책 보듯이 봤을 것이다.그때는 이 영화를 이해할 만큼의 정신수준이 안되었고,미안한 마음에 소리없는 기약을 하며 영화를 보았다.나는 오늘에서야 그 기약을 지키게 되었고, 그 날이 내가 좋아하고 영화의 주 배경인 비 내리는 날이었다 "어젯밤 꿈에 당신 본 적 없어요.""물론이지. 한숨도 못 잤을테니까." 아비는 극장 매표소에서 일하는 수리진에게 관심을 보이고, 수리진은 경계하면서도 싫진 않다.지속되는 아비의 작업에 마음을 준 수리진은 아비와 사귀게 되고 결혼을 원하지만, 아비는 결혼 할 생각이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