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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지난 16일에 발생한 청해진해운의 세월호 침몰 사건을 독일에서 지켜보면서 조국의 현실을 밑바닥부터 천천히 본 기분입니다. 점점 사망자 수가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비통하게 눈물을 흘렸고, 잠을 이룰 수 없었으며, 사진과 영상으로 본 희생자 가족들의 눈물과 분노를 진심으로 동감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책임과 양심을 저버린 선장 및 선원들에 대한 비난과 무능력한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사건이든 해당 책임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국민들로부터 비난 받는 우선 대상들입니다. 그리고 그들 중 몇 명은 강제적으로 또는 스스로 해임, 사퇴하거나 처벌을 받습니다. 이 전혀 낯설지 않은 광경들과 그 곳에 있지 않아도 충분히 예감할 수 있는 분위기들. 그리고 쉽게 연상되는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
Bayern의 리그 우승은 낯설지 않다. 올해로 24번째 우승이고 현재 EPL과 La Liga처럼 경쟁이 과열된 리그도 있는 유럽 축구 메이저급 리그들 중에서 제일 먼저 우승을 확정지었다. 일반적으로 리그 경기에서 이기는 팀은 승점 3점을 주는데, 같은 경기 수를 치른 2위 Dortmund와 승점 차이는 무려 25점이나 된다. 게다가 리그 라이벌 팀 Dortmund는 이미 에이스급 선수 2명을 Bayern에 팔았다. 이 정도면 정말 '라이벌'이 아닌 '조력자'이다! 얼마 전 아침 식사를 하던 중에 독일 공영방송 Das Erste에서 진행을 맡은 한 남자 아나운서가 심각하게 "왜 항상 Bayern은 리그 순위표 1위에 있죠? 그 때문에 분데스리가는 너무 재미(langweilig)없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는데..
독일에 와서 좋은 점들 중 하나는 유럽에서 벌어지는 스포츠 경기들을 거의 동시간대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프로 축구 시즌이 되면 주말에 간식과 함께 축구를 보는 것이 긴장된 유학생활에 있어서 잠시나마 휴식시간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으로서 2013년 5월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은퇴를 생방송으로 보았고, 후임으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선택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그가 에버튼에서 보여준 열정과 능력은 메이저 팀을 맡았다면 어떨지 상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퍼거슨의 은퇴는 굳이 팬이 아니더라도 맨유에게 있어서 엄청난 손실이기 때문에, 그로 인한 후폭풍이 있을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예상은 현실이 되었고 낯설음에서 익숙함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중이다. 하지만..
새해부터 구제역과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가 동시에 발생하여 가축과 조류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특히 구제역은 지속적인 방역작업과 백신접종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140만 마리의 가축들이 살처분 되었다. 그런데도 구제역의 기세를 붙잡지 못했으니 앞으로 더 많은 가축들이 살처분 될 가능성은 높다. 게다가 살처분에 필요한 의약품마저 떨어졌고, 부족한 인력으로 인하여 방역작업에 나선 공무원 30여 명이 과로로 쓰러져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했다. 후속조치로 피해 축산농가들의 시가 보상액만 현재 1조원에 가깝고, 백신 접종 비용만 수십억원, 방역 장비와 인력 동원에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감으로써 새해부터 정부는 의외의 비용출혈을 겪고 있다. 현재 전국의 축산농가들과 조류농가들은 슬프고 불안하겠지만, 구..
지난 11월 1일부터 서울지역 초·중·고교에서 체벌이 전면금지 되었다. 가벼운 체벌에도 징계대상이 될 수 있으니 교사들의 권위가 위기를 맞았고, 이 때문에 교원단체에서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이 이미 체벌 전면금지를 시행하도록 각 학교마다 통보했고, 그에 따른 대안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으니, 앞으로 초·중·고교에서 체벌 없이 원활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을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에 일선 학교에서 교사들의 상식이하의 폭력과 성범죄 등 도덕적 자질문제가 큰 논란이 되었고, 과거와 달리 인권을 중시하는 사회풍조 속에서 체벌은 용인될 수 없는 사항이다. 문제는 교사들의 교권위기와 학생통제의 어려움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문제 학생들을 ‘성찰교실’에 격리하..
대한민국 네티즌이 만든 '경제전문가' 미네르바가 합법적으로 구속되었다. 그가 석방될지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지만 이름만 법치국가인 민주공화국의 헌법에 구속되었다. 사실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허위 사실 유포를 제쳐두더라도 도주 위험이 있다는 것은 공감한다. 그의 의지가 아니더라도 그를 은닉해주거나 신변보호해줄려는 사람들은 지금 대한민국에 너무 많다. 힘들게 잡은 잉어를 어떻게 다시 쉽게 잡을 생각을 하고 방생하겠는가? 그래서 법원은 구속을 택한 것 같다. 사실 그간 미네르바의 행동은 논란의 여지가 많았다. 그가 쓴 글은 인터넷 경제 기사들을 짜집기 하여 마치 자신이 쓴 글처럼 사람들을 속였고 약간 기행적인 행동(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말과 상황에 따라 자신의 글 자진삭제, 신분조작 등)도 마다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