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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Barcelona에서 읽은 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하루키의 단권 장편소설들은 발단부터 전개까지는 탁월하지만 절정과 결말은 완결성에 있어서 기복이 있다. 조금 더 전개가 되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고, 절정의 극적인 상황들이 소설 전체의 완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예전에 장편소설 를 3권까지 쓴 후 "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라는 말을 했었는데, 이 말은 단권 장편소설에서 더욱 잘 느껴진다. 장편소설 의 내용은 어렵지 않다. 나고야에서 태어나고 자란 다섯 사람들이 고등학교 때 만나 절친이 된다. 여자 둘, 남자 셋으로 졸업 후 남자이자 주인공 다자키 쓰쿠루(多崎作)는 나머지 넷과 다르게 도쿄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고, 대학교 ..
뮌스터 한인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작년에 한국 방문을 했을 때 읽고 싶었던 책이었으나 기회가 없었다. 올해 초 한인 도서관의 정기 희망도서 신청기간에 신청하여 읽게 되었다. 작가의 의도가 확실한 책이고 이미 매스컴을 통해 이 책이 가진 파급효과들도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기에, 책의 내용이 특별하거나 신선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 나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주인공 김지영 씨의 말과 생각들을 잘 공감할 수 있었다. 김지영 씨는 미로 한가운데 선 기분이었다. 성실하고 차분하게 출구를 찾고 있는데 애초부터 출구가 없었다고 한다. 망연히 주저않으니 더 노력해야 한다고, 안 되면 벽이라도 뚫어야 한다고 한다. 사업가의 목표는 결국 돈을 버는 것이고, 최소 투자로 최대 이익을 내겠다는 대표를 ..
비록 번역된 글이지만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의 글에는 생동감이 있다. 마치 읽는 내가 그가 묘사하는 상황과 느끼는 감정들을 체험하는 것처럼 간단한 문장들로 막힘없이 나를 빠르게 이해시킨다. 오래 전 그의 유작 단편집을 읽으면서 느꼈던 가벼운 문체와 재미있는 시선들이 기억이 난다. 그의 다른 작품들보다 유독 이 여러 추천도서 리스트에 있고 주변 사람들이 추천하는 것은 이 작품이 그의 문학에 있어 정점이라고 다수의 평론가들과 독자들이 보는 것일 수 있으나, 다자이 오사무가 죽기 전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간결한 문장들로 절과 장을 채운 것이 읽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도대체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저는 거기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밥상 위의 접시에서 정어리 새끼 포를 집어 ..
동생이 보던 책이 내 책장에 꽂혀 있었다. 이름은 들어 봤지만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던 요시모토 바나나의. 일본 작가는 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저작들만 보기 때문에 다른 작가들의 책들은 집중있게 본 적이 없다. 단순히 오고 가는 대중교통 안에서 읽을 생각과 얇은 분량이 마음에 들어서 읽었다. 한편으로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문학세계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한 권의 책에 세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었다. 나는 지금, 그를 알게 되었다. 한 달 가까이나 같은 곳에 살았는데, 지금 처음으로 그를 알았다. 혹 언젠가 그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사랑을 하게 되면, 항상 전력으로 질주하는 나지만, 구름진 하늘 틈 사이로 보이는 별들처럼, 지금 같은 대화를 나눌 때마다, 조금씩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