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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오전. 컴퓨터를 켜고 네이트온에 접속한 나는 놀라운 기사를 보았다. '경찰 노무현 대통령 사망 확인' 잠에서 막 깬 나는 잘못 본 줄 알고 눈을 비볐지만 사실이었다. 경찰의 말에 의하면 오전 9시 30분에 사망하였다고 발표했고, 내용으로 오전 6시 40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노무현)이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하여 두개골 골절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 기사를 본 시간이 오전 10시쯤이었으니까. 약 3시간 전의 일이었다. 순간 나는 정신이 멍해졌고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들이 내 안에서 피어났다. 내가 노무현을 처음 본 것은 2002년 민주당 경선이었다. 당시 경선제도는 내게 있어서 큰 낯설음이었다. 내 기억에 지난 대선 때는, 선거가 있기 전부터 삼당(민주당, 한나라당..
대통령이 바뀌어서 달라진 것들은 많다. 무엇보다 이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보다는 정부 기관들의 정책들과 언론, 시민의 의사표현 방식들도 그 정도가 더 다양하고 공개적이다. 그래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그 일가의 의혹에 대해 국민들 간의 의견 대립은 어떤 분열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한다. 덕분에 지금은 사회 여러 분야의 "민낯"들을 뚜렷하게 보고, 그것들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기이다. 만약 지난 대선 후보자였던 홍준표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어 자유 한국당이 여당이었다면, 대선 때 말한 "참여"와 "개혁"이라는 단어들이 참 무색했을 것이다. 아마 청와대나 광화문 근처에 차벽이 세워지는 광경을 또 보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한국의 보수들은 무엇을 바꾸고 드러내는 것보다 지키고 막는 것에 ..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한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되는 것을 보니 세상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이미 대통령 사후 그의 관련된 몇 권의 책들을 읽고 서평도 했지만 관련 영화를 보는 것은 처음이다. 영화 예고편을 보니 흔히 '친노'라고 할 수 있는 유명인들과 '노사모' 회원들의 인터뷰와 생전 영상을 편집하여 제작된 것 같았고, 영화를 보니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후보님은 저한테 없는 거를 가지고 계시잖아요." 영화는 여러 선거에서 낙선한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로 시작해서, 2002년 새천년 민주장 대선 경선과 대선에서의 성공 그리고 그의 사후로 끝난다. 총 4부로 구성된 노무현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와 기억들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일반 시민들부터 연예인, 교수, 공무원, 언론인, 정치인 그리고 현직 대통령까지,..
대학원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이다. 벌써 1년이 되었다. 서울과 봉하마을은 노무현 前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로 뜨겁고, 전국적으로는 대북관계와 6·2 지방선거로 뜨겁다. 1년이지만 시대는 급변했고, 일반 시민들은 숨죽이며 살얼음판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현재는 이미 우리가 과거에 선택한 결과이고 운명이다. 그러나 미래는 현재를 바탕으로 수정될 수 있고 두렵지만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이다. 노 前 대통령 서거 1주기가 다가오자, 문득 그의 모습과 말들이 그리워졌다. 서거당시 나는 대학원생이자 중학교 교사였는데, 내 수업을 받는 학생들에게 그의 추모영상들을 보여주면서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하여 수업을 했었고, 개인 블로그에는 추모의 글을 썼었다. ‘올해는 무엇을 할까?’ 생각하면서 생..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위한 덕수궁 분향소가 중구청 직원들에 의해 철거되었다고 한다. 이미 새벽에 보수단체 회원들의 습격으로 파손되었지만 일부 시민들이 분향소를 다시 정비하여 분향을 준비하던 중에, 트럭을 타고 온 중구청 직원들의 작당한 철거에 힘없는 저항만 하다가 결국 완전히 철거되었다. 개중에 설치된 임시 분향소들도 직원들에 의해 철거되었다고 하니, 현장에 없었지만 일부 시민들의 애타는 비명과 탄식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기사 말미에 철거에 대해 서울 중구청 장주영 건설관리과장은 "이미 철거된 잔해를 치웠을 뿐이고 자세한 경위는 추후 공식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는데 참 역겨운 냄새가 난다. 아니, "이미 철거된 잔해를 치웠을 뿐이다." 는 말은 미리 보수단체와 협의를 해서 그들이 먼저 시민 분향소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