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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 "범죄의 재구성"의 외전

EAST-TIGER 2012. 7. 26. 10:23


더워서 공부가 안 될 정도로 매일 하루가 힘겹다.

게다가 갑자기 찾아 온 무기력한 의욕 상실이 만사를 귀찮게 느끼게 한다.

그래서 기분 전환이 필요했고 다행히 7월에 재미있는 영화 두 편이 개봉했다.

한 편은 이미 보았고 남은 한 편을 오늘 보았다.


상암CGV 1관에서 오후 1시 30분에 최동훈 감독의 신작<도둑들>을 보았다.

점심 이후 첫 타임이었지만 개봉 첫날이라 관객들이 많았다.

주위를 살펴 보니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었다.

좋은 자리에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오빠, 나 요즘 삶이 힘들어."


뽀빠이, 예니콜, 씹던껌, 잠파노, 펩시 등 전문 털이범들로 구성된 조직은,

예전에 뽀빠이와 함께 일했던 마카오 박의 프로젝트에 합류한다. 

여기에 홍콩 전문 털이범들도 합류하여, 

마카오 카지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려 한다.

마카오 박은 두 조직을 조율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획된 날에 실행으로 옮기지만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기게 된다.



"저는 도쿄입니다."


김윤석, 김혜수, 오달수, 전지현, 이정재, 김수현, 김해숙, 임달화 등등..

주연급 배우들이 한 영화에 모두 출연하는 진풍경이었다.

출연 배우들이 맡은 배역들도 잘 어울렸고, 

우리나라 배우들과 중화권 배우들 간의 호흡도 잘 맞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임달화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미중년으로 연기에 있어서도 관록이 느껴졌고, 

그동안 보았던 이미지와는 다르게 신선했다. 

나머지 배우들은 늘 자신들이 했던 연기를 했다.

오히려 카메오로 출연한 신하균의 연기가 재미있었다.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었지만, 

그의 전작인<범죄의 재구성>의 외전과 같은 영화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슬슬 최동훈 감독의 범죄물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스토리 구조를 형성했다.



"그럼 도둑인데, 죄인가?"


여러 가지로 스케일이 크고 스토리 전개가 빠른 영화이다. 

그래서 135분의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현란한 영상들과 많은 컷 수에 눈이 피곤했다.

또한 '정마담' 김혜수와 '아귀' 김윤석을 로맨스 선상에 둔 것은,

뭔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오히려 임달화, 김해숙의 중년 커플이 신선했다. 


이미 이런 종류의 영화들은 해외에서는<오션스 시리즈>로 익숙하고, 

우리나라에서도<자카르타>나<범죄의 재구성>등으로 접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이 영화가 특별하거나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물론 최동훈 감독 특유의 연출과 스토리 구조가 건재했지만,

어디서 본 듯 하고 느껴지는 영상들과 장면들이 식상하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마카오 박과 웨이 훙 세력 간의 추격전이었다.

<타짜>와는 다르게 좀 더 대중적이고 오락적인 요소들이 많은 영화이다.



"도둑과 경찰은 언제나 가까운 친구지!"


예전에는 전문 털이범들이 전설과 같은 일화들을 양산했지만,

요즘은 전문 털이범들을 찾아 보기 힘들다.

그만큼 보안 기술이 좋아졌고 인생을 걸만큼 털고 싶은 "물건"이 없는 듯 하다.

다시 말하면 모험과 도전 보다는 안정과 유지가 앞선 시대이다.

물론 불법에 근거한 범죄는 금지되어야 하고 처벌해야 하지만,

살얼음판을 건너는 기분으로 목표를 수행하는 범죄자들의 모험과 도전에,

그 동기와 용기가 가상하다고 말하고 싶다.

실패하면 바로 감옥행이고 성공하면 대박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모험과 도전이 

일반 사람들 내에서 사라진 것 같다.

지금 사회의 트렌드는 안정과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사람들은 그것들에 맞게 자신들의 재능과 개성을 조각하여 취업하려 한다.

자신감과 패기만으로 무슨 일이든 도전하고 모험할 수 있는 용기.

비록 영화에서는 전문 털이범들이 목표를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도전하지만,

나는 그러한 모습들을 영화가 아닌 우리들의 삶에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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