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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대학원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이다.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다.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알았던 전태일은 분신자살한 불쌍한 노동자였을 뿐, 그가 무엇을 위해 살고 죽었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고, 불꽃같은 그의 삶과 죽음이 우리 역사와 사회에 어떤 의미와 영향력을 주었는지 더욱 알지 못했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난 후에는 한동안 전태일의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오늘의 나와 현실을 돌아보며 안타까움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깨우치고 희망을 갖게 했다. 1970년 11월 13일 평화시장 앞길에서 일어난 사건은 단순히 한 젊은 노동자가 죽어갔다는 것일 뿐이다. 한국사회에서 한 노동자의 죽음은 전혀 중요한 사건이 되지 아니한다. 먼 나라의 어떤 유명한 영화배우가 손가락을 다치는 것은 하나의 사건..
작년 크리스마스 때 선물로 받은 책이다. 39세의 나이로 숨진 사람의 평전이기에는 정말 많은 분량의 평전이다. 7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나는 지난 1월부터 읽었고 집중적으로 읽기보다는 천천히 읽었다. 그리고 3월 말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청량리행 전철 안에서 이 책을 다 읽었다. 시간은 밤 11시가 다 되었고, 책을 덮는 순간 나의 입에서는 짧은 탄식으로 체 게바라의 이름을 불렀다. 생각해보니 지난 1월부터 3월 말까지 나는 이 책을 읽는 시간이면 항상 체 게바라와 함께 있었고, 그의 생각과 기분을 전투와 일상 속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어쩌면, 아니 분명 낭만주의자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성을 가진 낭만주의자, 뜨거운 심장을 가진 '체' 와 같은 사람들이 역사라는 공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