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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타임즈] 무성영화에게 보내는 "작별 인사"

EAST-TIGER 2017. 8. 9. 10:49


1936년에 개봉한 Charlie Chaplin의 77번째 영화. 


Charlie Chaplin이 누군지 아는 사람들은 많아도,

그의 영화를 한 편 이상 본 사람들은 별로 없다. 

독일에서도 가끔 밤에 "명화극장" 처럼 예전 명작들을 보여 주는데,

어느 밤에는 Charlie의 <위대한 독재자>를 방영했었고,

어느 날은 특집으로 여러 편들을 연이어 방영했다. 


그가 연출한 영화들에서 그의 분장과 외모는 큰 차이가 없지만, 

그가 바라본 세상과 사람들을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들이 있다. 

그 시선들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그가 가진 생각의 속도와 깊이는 그 당시 누구나 가질 수 없는 것이었기에, 

그가 연출한 영화들은 순결하고 독보적이었으며, 

그 자신은 위대한 "영화인"이었다. 


이 영화는 Charlie가 감독과 제작, 각본, 음악, 편집, 주연을 맡았고, 

그의 나이는 47세였다. 



"형편없군, 전혀 실용적이지 않아!" 

 

영화는 20세기 초 자본주의 경제 이념을 가진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대공황으로 인한 실업난과 기업들의 긴축정책으로 양극화가 가속화 되어 

가난한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상황들을 그리고 있다. 


개봉한 지 80년이 된 영화지만 지금 시대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장면들이 있다. 


출, 퇴근 시에 출입증을 체크 인, 아웃해야 하고 정해진 시간에만 점심 식사를 해야 한다. 

기업의 모든 일들은 분업화 되어 있고 가장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을 택하여 이익을 추구한다.   

부모를 잃은 미성년자들은 보육원으로 가야 하고 그것이 싫다면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  

가난한 연인들에게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나 백화점에서의 쇼핑은 일반적이지 않다. 

다 쓰러져 가는 판자집에도 해와 비, 바람을 피할 수 있다면 살 수 있다.

가진 것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진보적 가치들을 추구거나 범죄자가 된다. 

경찰은 시민의 편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편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불확실한 희망을 안고 삶을 살아간다.  

슬프고 비참한 기분과 감정들을 갖더라도 웃고 쉴 수 있는 순간들은 반드시 있다. 


또한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의 전환에 따른 Charlie의 고민들을 엿볼 수 있다.

분명 영화에서 배우들의 목소리가 들림으로써 감독의 의도와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할 수 있지만,

Charlie는 목소리가 아닌 배우들의 표정과 행동 그리고 매 순간의 상황들로 

소리가 전달할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무성과 유성의 사이를 오간다.     


흔히 "Charlie Chaplin Song" 이라고 불리는 그의 노래가 영화 말미에 나오는데, 

그는 전혀 알아 들을 수 없는 가사들로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가사 내용이  아닌, 

Charlie의 유쾌한 표정과 발랄한 모습에 웃음을 짓는다.   

어쩌면 이것은 Charlie가 그 당시 유성영화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영화계 관계자들과 관객들을 향한 풍자이자,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 준 무성영화에게 보내는 "작별 인사"처럼 느껴진다. 



"힘내자구- 죽는다는 말은 하지마. 우리는 잘 살아갈거야!"


Charlie의 영화들에서 대부분 그가 처한 상황들은 자세히 보면 초라하고 비극적이다.

그러나 Charlie의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그런 상황들에서 보여주는 그의 표정과 행동들을 보며 웃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멀리서 Charlie의 삶을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 중에서도 Charlie와 같은 사회 내 "떠돌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Charlie는 가진 자들에게는 "광대"이지만 없는 자들에게는 "친구"이다.    


영국 출신인 Charlie는 이 영화로 인하여 

미국에서 "공산주의자"로 몰리게 되어 1952년 스위스로 망명한다.  

그리고 197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게 되어 20년만에 다시 미국 땅을 밟는다. 

영국 왕실은 1975년 그에게 기사작위(KBE)를 수여한다. 


여주인공인 Paulette Goddard는 

이 영화의 출연 계기로 Charlie와 결혼하지만1942년 이혼한다.

Charlie가 스위스로 망명한 이후 

그녀도 새로운 남편과 스위스에 정착하여 Charlie를 도왔고, 

그의 임종을 지켜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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