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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이번 학기에는 어린이날이 있어 다행이다.치열했던 4월 말을 간신히 넘기고 5월 첫 주는 짧은 휴일처럼 보냈다.덕분에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개인적인 일들을 할 수 있었다.여유로움은 삶에 표현된다.어린이날 늦은 밤에 영화를 예매했다.저녁식사를 마치고 운동하는 듯 집에서부터 구로CGV까지 걸어갔다.거리는 한산했고 밤하늘은 고요했다.지나가는 차들의 소음만이,내가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살고 있음을 알게 했다. 밤 10시 10분에 구로CGV 3관에서 강형철 감독의 신작를 보았다.혼자 보는 영화에 너무 익숙해졌는 지 이젠 양 옆에 누가 앉아도 상관없다.다행히도 열 끝자리에 앉은 한 커플만 제외하고는 없었다.전체적으로 휴일이었지만 늦은 시간이라 관객들은 별로 없었다. 오늘도 가장 좋은 자리에서 가장 편안 자세로 기분 ..
대학원 개강을 앞두고 잠시 학교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다가,조교로 일하는 지운이를 만나 같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안양CGV 1관에서 저녁 7시 표로 보았고, 관객들은 많지 않았다. 일명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인 1991년 대구 어린이 실종 사건.5명의 아이들이 산으로 놀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았고,2002년에 아이들은 인근 야산에서 유골로 발견된다.내가 어릴 때만 해도 아침에 마시던 우유팩에 실종된 5명의 아이들의 사진이 부착되어 있었다. 그들의 나와 거의 동년배들이였고 그때는 이 사건이 미제로 이렇게 남게 될줄 몰랐다. "이건 실종이 아니야, 전문적인 용어로 외출, 산보, 마실!" 1991년 3월 26일, 선거로 임시 휴일을 보내던 5명의 아이들은 아침부터 산으로 향한다.오후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
구정 연휴 기간에 TV에서는 특선 영화들을 방영했지만,거의 본 영화들이라 볼 것이 없었다.한 손에는 지루한 책을 들고 있었지만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마땅히 할 것이 떠오르지 않아서그동안 미루어 둔 영화 한 편을 보기로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오랜만에 만난 어른들은 친목 도모의 화투판을 벌였고,다 큰 사촌들은 블루마블을 했다.어디에서도 속하지 않은 나는 영화를 보았다. "사체는 이제 사람이 아니야, 단서지!" 4대강 사업 중인 금강 근처에서 한 여자가 토막 살인 당하고 경찰은 수사에 들어간다.과학수사대의 실력자 부검의 강민호는 살해 당한 여자의 사체를 부검하고,그의 제자이자 젊은 여형사인 민서영은 용의자를 추적한다.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환경운동가 이성호. 이성호는 서영의 추궁에 순순히 범행을 자백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