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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 기대 이하의 내용과 분위기

EAST-TIGER 2011. 5. 11. 10:20


연이은 휴일로 잠시나마 여유를 갖은 것 같다.

언제 비가 올지 모를 날씨가 휴일을 맞이한 사람들에게는 별로 좋지 않겠지만,

별다른 외출 없이 집에서 쉬는 나에게는 행복이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중에서 하나를 골랐다.

오랜만에 집에서 영화를 보니 약간 낯설었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개봉 당시 보고 싶었던 영화였지만,

볼 기회가 생기지 않아서 볼 수 없었다.

영화를 본 주변 사람들은 영화에 대해 괜찮은 평을 내렸고,

그들의 평을 믿으며 편하게 영화를 보았다.



"감쪽같은 살인이란 없어!"


정조 16년, 정조는 조정 대신들의 공납 비리에 대한 진상을 밣히기 위해,

정5품 탐정을 시켜 비밀리에 수사를 지시한다. 

바로 수사에 들어간 탐정은 배후세력이 보낸 자객의 위협에 위기를 겪지만,

개장수 서필의 도움으로 점차 배후세력의 정체를 밝혀나간다.

그러던 중 우연히 자객이 사용한 독침을 보며 적성으로 향하고,

적성에서 거상 한객주를 만나 각시투구꽃을 재배하는 농장의 비밀을 알게 된다.



"모든 의문의 끝에는 객주가 있어!"


<소름>,<파괴된 사나이>,<베토벤 바이러스>등등.. 연기 '본좌' 김명민.

매 출연하는 영화들과 TV드라마들에서 대중들에게 지지를 받는 이유 간단하다.

그는 정말 혼신을 다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자연스럽다.

특히 변화가 어색하지 않는 특별한 배우라 생각한다.


<올드보이>,<방자전>의 오달수는 약간 어색한 캐릭터였다.

특유의 코믹한 연기와 어눌한 말투가 간혹 보였지만,

이전 영화들처럼 크게 웃음을 주거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은 아니었다.

캐릭터 스스로가 스토리 내에서 빛나는 것이 아닌, 

반전 아닌 반전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아 아쉽다.


<올인>,<청연>의 한지민은 무척 매력적이었다.

청순함과 섹시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녀의 연기는 인상적이었고,

다른 미모의 여배우들에게서는 느껴지지 않는, 

나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그녀만의 매력이 있다.


김석윤 감독의 영화는 처음이다.

방송국 PD로 더 유명한 그이기에 '영화감독'은 왠지 낯설다.

전체적으로 노련한 연출이었지만,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것 같다.



"당신이 품었던 독은 무엇이었소?"


<혈의 누>,<그림자 살인>과 비슷한 형태의 사극 추리물이었지만, 

흥미롭기보다는 지루했고 우연적인 요소들이 많아 스토리의 개연성이 부족했다.

어느 정도의 우연성이 추리물에는 있어야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우연성이 너무 남발되어 내용이 현실적이기 보다는 판타지적이다.

또한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이 명확하지 않아서, 

후반부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모아지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모아진다.


마치 레시피에 비해 음식 재료가 너무 많다면 

버려야 할 것들은 버려야 하는데,

버리지 못하고 모두 다 사용하려다가 

레시피에 맞는 음식이 아닌 다른 음식을 만든 것 같다.



"죽음 외에 방법이 없다는데에 이르서야 비로소 살아남을 방법이 생긴다."


영화가 기대 이하의 내용과 분위기라서 딱히 할 말이 없다.

다만 천주교도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신앙을 지키려 한 것과,

여자의 몸으로 이상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이 가상하다.


문득 조선의 정조 임금은 대단한 것 같다.

조선 후기에 관련된 사극물은 거의 정조 임금이 관련된 내용들이고,

가끔은 '정조 임금을 지나치게 미화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사극은 어디까지나 역사를 토대로 한 허구이지만,

조금은 현실성을 고려하며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나라 사극 추리물은 분명 흥미로운 소재이지만,

아직 스토리의 완성도 면에서 부족한 느낌이 든다.

조금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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