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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습니다] 인물들의 최대 관심사는 돈과 관련되어 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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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습니다] 인물들의 최대 관심사는 돈과 관련되어 있다.

EAST-TIGER 2020. 7. 20. 05:36

포근한 1월의 마지막 주말 저녁 7시에 대학로 세우아트센터에서 연극 <보고 싶습니다>를 보았다.
주말 저녁인지라 극장 안에 사람들은 만원이었고 공연장도 소극장 치고는 조금 커 보였다.
연극은 무대 주인공 독희가 누군가를 피해 관객들 틈으로 숨고,
그를 쫓는 조직원들의 추격전으로 시작되어 긴장된 오프닝으로 시작됐다.


"종이학 한 개는 그리움을 의미한데요."


어머니를 모시고 있던 독희는 서울로 올라가지만
조직폭력단에서 활동하게 되고 조직을 배신하고 낙향한다.
그러나 늙은 어머니는 얼마 못가 죽음을 맞이하고 실의에 빠져있을 때,
동네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시각장애인 지순을 만나 위로를 받는다.
독희는 점점 지순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둘은 평화로운 날들을 보내지만, 조직의 보스는 독희를 잡으려고 서울에서 내려온다.


"저 선수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할 겁니다."


스토리는 조금 상투적이었다.
익숙한 배경과 상황 설정들은 스토리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게 만들었고,
주연배우들보다 조연들의 연기가 더 돋보였던 연극이었다.
무대 세트도 잘 구성되어서 1970년대 달동네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
실제로 내가 어릴 적 신었던 '아티스' 신발 광고를 다시 보게 되어서 반가웠다.


"오늘 날씨 참 좋지예? 햇살도 따뜻하고 습도도 좋고 바람도 살살 부는 게 너무 좋네예."

 

연극을 보면서 돈에 대한 사람들의 여러 가지 마음들을 엿볼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 연극에서 모든 문제의 근원은 돈이다.
빼앗은 돈으로 늙은 어머니와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는 독희.
잃어버린 돈을 다시 찾으려는 조직 보스.
돈을 모아서 누나의 병을 낫게 하고 싶어 하는 지순의 동생 지성.
젊은 날의 혈기를 돈을 구하는데 급급하는 헐랭이와 강냉이, 경자.

이렇듯 연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최대 관심사는 돈과 관련되어 있다.
그들의 행동은 돈을 얻기 위해 그들이 처한 현실 속에서 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연극과 마찬가지로 우리 시대에서 돈은,
많은 부분에서 대상을 단순화시키는 일에 큰 일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점이나 방송매체에서 재테크에 관련 콘텐츠들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고,
재무설계를 담당하는 영업원들이 많아진 것도 그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모두가 지금의 현실에서 벗어나 대박을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A4용지에 반의 반도 안 되는 종이조각은 사람의 생명과 한 나라를 뒤흔들 수도 있다.

 

연극을 보는 내내 배금주의에 대한 예를 연극을 통해 보는 것 같아서,
남녀 주인공의 순수한 사랑이라고 표현된 스토리는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2010.02.01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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