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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F.M] 이별은 괴로운 일이지만 서로를 성숙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본문
추웠던 이번 주 수요일 저녁 8시에 대학로 상상아트홀 블루관에서 뮤직드라마<러브 F.M>을 보았다.
평소에 이벤트 응모에 자주 떨어졌던 나는, 의외의 행운으로 당첨되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연극을 보았다.
소극장이다 보니 객석이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깔끔하고 균형잡힌 세트와 아담한 공간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등장하는 배우는 총 4명인데 모두 부족함 없는 연기실력을 보여주었다.
연극 내용은 대학시절에 만난 커플이 동거를 시작하면서 변해가는 사랑에 힘들어 했고,
결국 남자의 이별 통보에 현실을 인정할 수 없었던 여자의 극복기를 보여주며 사랑의 의미를 살펴보는 내용이었다.
연극 중간에 관객들이 즉석에서 참여하는 부분도 있었고, 뮤직드라마라서 배우가 직접 노래를 라이브로 불러주었다.
연극의 몰입도는 상당히 높았고 대부분의 관객들도 침착한 분위기 속에서 관람했다.
"이 막을 수 없는 사랑에너지를 어떻게 표현해야 될까?"
연극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여자와 남자는 종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상당히 이타적이다.
요즘은 이기적인 여자나 악녀 같은 여성상이 부각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유행일 뿐이고, 여자들은 남자들의 꿈에 자신의 꿈을 합일시킨다.
어떻게 보면 무척이나 위험하고 바보 같은 짓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나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게 단순화시키는 것이 일단 편하고, 남자의 성공이 곧 자신의 행복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들이고
무엇보다 남녀관계를 오랫동안 유지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촉매가 주입되지 않으면
열정적이고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은 변하게 마련이다.
그 비극의 주인공은 여자일수도, 남자일수도 있다.
"인생이란 자기 영혼이 선택한거니까."
연극을 보는 내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인하여 지난 날들이 생각나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뜨겁게 사랑했지만 헤어짐은 그 사랑 뒤에 보이지 않게 숨어있다가 때가 되면 모든 것을 정리해버린다.
나는 예전에 한 여자와 뜨겁게 사랑을 해본 경험이 있는데, 그때 그녀의 눈을 바라보면서
'사람들은 왜 이별을 할까? 이렇게 행복하고 좋은데.." 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질문은 오랜 시간 뒤에 그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헤어지던 순간에 나는 정말 하고 싶지 않는 말과 행동을 그녀에게 했고,
그 순간과 그녀의 눈물은 내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잊혀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잘못을 탓할 수 없고 무조건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며 이별을 극복하려 노력했고,
어느덧 좋은 기억만이 남아 가끔 나를 미소짓게 한다.
그리고 다음 사람에게는 더 잘해주고 내가 잘못했던 것들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지나친 열정은 비극을 부른다."
이별은 괴로운 일이지만 서로를 성숙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자신 안에 있는 많은 자아들은 연극에서 보여준 것처럼 속속 깨어나 위로와 괴로움을 동시에 주지만,
그들을 친구삼아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은 제자리에 돌아가고 나는 혼자 여기에 남는다.
그리고 헤어지는 그와 마지막 악수를 하며 이별을 극복하는 순간,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현실로 돌아온다.
사랑과 이별은 항상 붙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언젠가 다가올 이별, 그것이 죽음이라도 사랑할 수 있다.
그 사람의 영혼까지 사랑한다면 했다면..
관련 홈페이지 - http://cafe.daum.net/ssbw1991
2009.12.18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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