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世紀 Enlightener
[다이빙 벨] 이 영화는 두 가지 사실을 알려준다 본문
늦게라도 이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Youtube에 무료로 공개되어 있으니(https://www.youtube.com/watch?v=t1lQ6OmMDz4) 누구라도 볼수 있다.
세월호 참사 2주기가 되었고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기억하고 싶어서 보게 되었다.
세월호 참사 후 사고 현장과 팽목항에서 벌어진 일들은 언론에서 보도한 것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특히 알파잠수기술공사의 이종인 대표가 구조를 위해 가져온 '다이빙 벨'은 구조 활동 초기부터 논란의 대상이었고,
내 기억에 JTBC 뉴스룸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언론에서 다이빙 벨의 실효성을 비관적으로 보도했었다.
영화에서 이상호 기자는 그 당시 이종인 대표와 함께 비관적인 언론 보도들 지켜보며,
구조 현장에서 다이빙 벨의 실효성을 검증을 시도한 것과,
실제 사고 현장과 팽목항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자신의 취재 활동을 담았다
"..그러면 안돼, 자리가 뭐가 그렇게, 체면이 중요해요? ..권력이 한없이 가냐고."
다큐멘터리 형식이지만 <PD수첩>, <그것이 알고 싶다>, <탐사 플러스> 등 같은 형식과는 거리가 있다.
이상호 기자 개인의 판단과 편집이기에 보도의 객관성을 확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영화에서 보여지는 이종인 대표의 행동들과 증언들 역시 사전적 정보와 객관성 부족으로 신뢰성이 떨어진다.
이 영화를 '다큐멘터리'로 장르를 규정한다면,
다이빙 벨에 관한 전문가들의 의견들과,
당시 참사 현장과 팽목항에서 활동한 해경과 민간 구조 단체들의 의견들도 충분히 필요하다.
참사 이후 영화를 제작하면서 이런 부분들을 더 추가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부분이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약점이고 장르적으로 '다큐멘터리'라고 규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영화는 두 가지 사실을 알려준다.
하나는 당시 구조 현장에 투입된 해경과 민간 구조 단체들은 단 한명의 실종자도 구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만약 영화에서 다이빙 벨 투입이 단 한명의 실종자를 구하지 못했기에 "실패"'한 것이라면,
해경과 민간 구조 단체의 구조 활동 역시 "실패"라고 규정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해경의 통제 또는 제한으로 당시 참사 현장에서의 구조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취재한 기자들이 없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단지 해경과 정부 관계자들이 상활별로 전달하는 정보들에 의존하여 보도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현재까지는 이 영화만이 당시 참사 현장에서의 구조 활동 상황들을 '기록'으로 담고 있다.
만약 이후에 몇 편 더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또는 실사 영화들이 나온다면,
이 영화의 객관성과 신뢰성 정도가 달라질 것이다.
세월호 참사 구조 현장에서 다이빙 벨은 실종자 구조를 위한 하나의 '가능성'이었다.
해경이 무엇을 의도하고 어떤 계획에 따라 구조 활동을 한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지만,
구조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해경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찾았어야 했고,
다이빙 벨을 비롯한 어떤 것이라고 실종자 구조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면 과감히 시도했어야 했다.
거친 물살과 기상 악화, 신규 바지선 설치와 이전라는 이유로 많은 시간들을 허비한 것은,
실종자 가족들과 일부 시민들이 보기에는 해경이 구조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언론의 취재마저 통제하여 참사 현장을 제대로 보도할 수 없었던 것은,
다이빙 벨이 단지 실종자를 구조하지 못했으니 "실패"라고 단순하게 규정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
아무리 이종인 대표가 JTBC 뉴스룸을 비롯한 방송에서 다이빙 벨로 실종자들을 구조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해경을 비롯한 구조 단체들은 역시 그와 같은 생각과 마음으로 구조 활동을 했을 것이라 확신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 당시 어느 구조 활동도 실종자를 구조하지 못했다.
그리고 실종자 가족들과 국민들은 아직도 그렇게 많은 인력과 장비들을 투입하고도,
왜 배가 침몰하는 것을 지켜봐야 헀고 침몰 당시 탑승객들과 이후 실종자들을 구조할 수 없었는 지 모른다.
그러므로 다이빙 벨 논란의 핵심은 당시 언론 보도들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에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관객들만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참사 현장과 팽목항에 있었던 해경과 민간 잠수 단체, 기자들 역시 함께 검증해야 한다.
'內 世 上 > Cinemacu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라이트] 강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0) | 2017.06.12 |
---|---|
[곡성] '친절한' 영화는 아니다 (0) | 2016.09.08 |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무엇이 나의 행복을 방해하는가?" (0) | 2015.09.18 |
[감각의 제국] 아주 '정상'이다 (0) | 2015.09.14 |
[델리카트슨 사람들] 유효한 '변화'의 동기이자 도구 (0) | 2015.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