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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주부"가 다 됐다..

EAST-TIGER 2013. 3. 10. 08:58


목요일에 새로운 어학 과정이 시작되었고, 

첫번째 과정 때보다는 

사뭇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고 있다. 

특히 지난 과정을 끝낸 후 계속해서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재밌게 할까?"라고 고민했고, 

그 물음에 대한 결론으로 

삶 전체를 배움터로 만들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삶이다. 


목요일에 갑작스럽게 Visum을 받으러 

Bochum Rathaus에 갔다. 

원래는 월말에 받으려 했지만,

친한 동생이 월초에 받을 수도 있다고 하길래,

어학 과정 초기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사실 3월에 가장 큰 문제이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 준비는 되어 있었다. 


수업을 마치고 일단 Hbf에 가서,

Bogestra Büro에 들러 Fahrkarte를 연장했고,

바로 Rathaus에 갔다. 

다들 내게 새벽이나 아침 일찍 가서 

기다림 없이 받아야 한다고 말해줬는데,

수업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오후 1시 35분쯤 도착했고, 

3시간 50분을 기다렸다. 

Rathaus는 독일인과 외국인 상관없이, 

Wartezeit에 다들 짜증과 분노를 가진다.

"도대체 왜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것일까?" 

나 역시 대기실에 앉아

예정대로 독일어 공부를 했지만,

기다리다 지쳐버렸다.


오후 5시가 넘어서 Beamtin을 만났고, 

예상과 달리 젊은 Beamtin이 있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여권 사진을 주었더니, 

부적합하다며 biometrisches Foto를 요구했다. 

바로 Rathaus 앞에 있는 사진관에 가서, 

8Euro를 주고 사진을 찍었다. 

사진의 퀄리티는 정말 최악이었다. 

재정보증서, 보험계약서, 집 계약서, 

Kontoauszug, Pass, biometrisches Foto.

Visum을 받기 위한 기본 준비물이다. 

물론 만약을 대비해서 

한국에서 가져온 모든 서류를 다 가져가야 한다. 

그리고 Visumantrag을 작성하면,

Beamtin이 잠시 사무실을 나가서, 

Visum 발급 가,부를 결정하고 돌아온다. 

1년 Visum을 주었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받으니 기뻤다.

먼저 신께 감사의 기도를 했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조사바에 의하면, 

해당 서류들이 완전히 인정되어 어학 Visum 1년을 받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내가 처음 이 문제를 고민했을 때, 

의외로 결론은 간단했다. 

그냥 정공법으로 1년 Visum을 

받기 위한 조건들에 나를 맞추기만 하면 되었다.

결정적인 두 가지 조건은,

역시 재정보증서와 보험계약서이다. 

재정보증서야 한국에서 받아오면 되는 것이고,

보험계약은 무조건 2년 이상 해놔야 한다. 

그리고 Visum 받은 이후에도 

절대 해지하지 말아야 한다.

어디서나 "정직"과 "성실"은,

인간이 가져야 할 미덕이다. 


그러나 Visum을 바로 받을 수는 없었다. 

이유를 들어보니 

3개월 무비자 기간에 Visum을 발급해주면,

20Euro를 더 내야 한다는 것이다. 

안그래도 1년 이상 비자를 받기 때문에, 

110Euro를 내야 하는데 20Euro 더 내야 하다니!

20Euro면 일주일치 식량값이다!

결국 4월 3일에 받기로 했다. 

급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편지를 보내줄테니 그걸 들고, 

4월 3일에 오면 기다림 없이 

Visum 증서를 주겠다고 했다. 

Rathaus에서 나오자 비가 내렸다.

기다림을 제외하면 Beamte들은 전부 친절했다.


근래에 "섬김"과 "약점"에 대해 고민했다. 

"섬김"의 결론은 의외로 간단했다. 

누군가가 나의 "섬김"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도 나와 같은 "섬김"을 

실제로 하고 싶다는 마음과 행동을 갖게 하면 된다.

즉 "섬김"은 전도와 같은 원리이다. 

"약점"의 결론은 여전히 힘들다. 


다만 내가 깨달은 것은, 

신은 나에게 나의 약점들을 

지속적으로, 괴로울 정도로 각인하게 만들고, 

그것을 통해 내가 왜 신을 의지해야 하는지 

너무나 당연하게 알게 한다는 것이다. 

나는 너무나 악한 인간이자 약한 인간이다. 

또한 신은 내게 그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내게 주시고, 

그 기회는 내가 신으로부터 

놀라운 은총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자,

약점을 극복하여 좀 더 신의 형상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이다. 


비가 온다. 

그리고 주말이다. 

다음 주에 먹을 음식들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에는 시금치 요리를 할 생각이다. 

정말 "주부"가 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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