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世紀 Enlightener
이제부터 특별한 일정들은 없다 본문
벌써 한국에 있는 지 22일이 지났다.
여러 사람들을 만났고 여러 풍경들을 보았다.
나는 그 사람들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고
그 풍경들을 차를 음미하듯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지금의 "한국" 을 느낄 수 있었다.
풍경들은 나에게 나의 조국에 대한 아름다움과 어떤 "향수" 를 전달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정말 기대 이하로 "두려움" 속에 살고 있고 어떤 "곳" 에 매여 있다.
그것은 "육아" 이기도 "학업", "업무", 또는 "막연함", 내일이 찾아 옴의 "사실" 일 수도 있고
그것들에 두려워하고 매여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그런 그들에게 부끄러울 정도로 자유롭다.
정오에 건대입구에서 남 교수님을 만났다.
훠궈를 먹기 위해 중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 들어갔다.
남 교수님은 이미 예전에 와보신 것 같았다.
우리는 칭다오 맥주를 몇 병 마셨고 시작부터 "하드" 하게 낮술을 했다.
말이 낮술이지 오후를의 중반까지 마셨고 교수님이 잠깐 밖에 나간 사이에 내가 계산을 했다.
자리에 돌아온 교수님이 화를 내셨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제가 한번 식사 대접하고 싶었어요. 어차피 제가 밥 사는 것보다 교수님이 더 사잖아요."
그렇게 1차가 끝났다.
2차는 프랜차이즈 커피점에 앉아서
내가 쓴 논문에 대한 교수님의 질문들을 답하는 것부터
현재 사회 정세와 모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을 나누는 것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커피점 구석 한 켠에 앉아서 대화했지만,
그 넓은 커피점 공간을 전부 차지한 듯 한 느낌으로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 꽤 치열하게 대화했고 서로를 위로했으며 서로가 가진 꿈과 의지를 확인했다.
3차로 이동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고 시간은 저녁이 되었다.
3차는 교대역에 있는 어느 곱창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우리는 먹고 마시며 최대한 소리를 내어 대화를 했다.
교수님의 자리에 비해 나의 자리는 조금 불안정한 느낌을 주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런 느낌은 작아졌고 아무런 느낌도 없게 되었다.
꽤 맛있는 곱창이라 잘 먹었고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었다.
4차는 호프집에서 "치맥" 을 했다.
치킨은 반 정도 먹었을 때 나는 더이상 먹을 수 없다고 교수님께 말씀드렸다.
남은 치킨은 포장을 부탁하여 교수님께 드렸다.
예전 기억들과 느낌들이 떠오를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었고 애틋했다.
오랜만에 느끼는 이 감정들..
나는 그 감정들을 다시 느낄 수 있음에 감사했다.
만남이 끝날 때 쯤 나는 편의점에서 숙취해소제 두 병을 사서 가져와 서로 마셨다.
우리는 밤 10시가 넘어서 헤어졌다.
이로써 내가 한국에서 만나고 싶은 교수님들을 다 만났다.
전철에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며 자유롭게 몸을 전철의 움직임에 맡겼다.
서로 눈이 마주친 사람들도 있지만 그다지 마음이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냥 나는 나 스스로를 위로하며 집까지 무사히 돌아왔다.
의미없는 문자 교환으로 인해 나는 "안녕-" 이라고 말하며 더이상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정말 겉 다르고 속 다르는 사람들이 많다.
집에 와서 나는 열심히 웃었고 그 웃음은 은진과 통화하면서도 계속되었다.
그리고 통화가 계속될수록 내 웃음 점점 멈췃고 목소리도 작아졌다.
크게 말할 필요가 없었으나 내 목소리는 생기있게 전화를 울렸다.
아주 오랜만에 통화를 한 것이라 우리는 서로를 흥미롭게 건드렸다.
나는 통화를 하면서 일기를 썼다.
이제부터 특별한 일정들은 없다.
여행을 떠나야 하는 것일까..?
추석이 다가오기 전에 결정을 해야 한다.
저녁 바람이 처음으로 차갑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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