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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日記/Hello- Yesterday

시간아 천천히..

EAST-TIGER 2017. 9. 20. 23:17

가을바람을 맞으며 집에 돌아오는 길이 좋고, 

편안히 책상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일기를 쓰는 것이 좋다. 

나를 향한 어머니의 여전한 사랑과 관심이 좋고, 

아버지의 조용하면서도 사랑 가득한 미소와 목소리가 좋다. 

그러나 나는 다시 이 곳을 떠나 독일로 돌아가야 한다. 

그 시간은 이러한 나의 행복들을 파괴하려는 듯 달려온다. 

두려워 하거나 걱정할 필요없다. 

나는 그 "시간" 과 싸워 이길테니까. 


아침마다 풍족한 식사를 하고 있다. 

어머니는 나를 위해 많은 반찬들을 준비하고, 

나는 그 정성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어느 정도는 먹어야 한다. 

그래서 특별히 거부없이 어머니가 주시면 다 먹으려고 한다. 

당분간 체중이나 몸의 둔함은 신경 쓰지 않을 생각이다.

어차피 독일로 돌아가면 한달 안에 다시 원래대로 체형이 돌아올 것이다. 


오후 1시에 부천시청 역에서 영일이 누나를 만났다. 

내가 유학 간 사이에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았다. 

유학 초기에 그녀의 응원과 관심은 내게 큰 위로였고 따뜻함이었다. 

우리는 함께 점심식사를 했고 차를 마셨다. 

얼굴은 전혀 변한 것이 없고 체형만 "어머니" 가 되어 있었다. 

여전히 당차고 또렷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오랜만에 예전처럼 신나게 대화를 했다. 

아쉽게도 우리는 오후 4시 15분쯤 헤어졌다. 

아마.. 유학 가기 전에 다시 보기는 힘들 것이다. 

"결혼" 그리고 "육아" 는 그렇게 강력하다. 


오후 5시쯤 서울신대에서 문 교수님과 윤희를 만났다. 

윤희와의 만남은 거의 10년이 넘은 것 같다.

늘 기묘한 미소와 눈망울로 나를 보고 수업을 들었던 동기이자 동생이었다. 

문 교수님의 조교로 일하고 있으며 현재 M.Div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저녁식사를 함께 했고 함께 차를 마시며 여러가지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문 교수님도 독일에서 유학을 하셨기 때문에 서로 말하는 경험들을 잘 공감할 수 있었다. 

현재 학과장이시며 친근한 말과 행동으로 학생들과 교제하는 것 같았다. 

문 교수님이 차를 마시는 도중 먼저 일어나 학교로 돌아가셨다. 

이후 윤희와 짧게 대화를 나눴다. 

윤희는 M.Div 이후 독일 유학을 생각하고 있었고, 

나는 그것에 대해 아는대로 그리고 되도록 정확하게 윤희가 알고 싶은 것들을 말했다. 

우리는 저녁 8시쯤 헤어졌다. 


점점 사람들을 만나는 일정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제야 책을 볼 시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문득 내 방에서 박사 논문을 쓴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나의 방은 나의 세계이자 가장 안락한 곳이다. 


시간아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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