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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 맨유 vs 첼시, 위기탈출을 꿈꾸는 스콜라리와 박지성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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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 맨유 vs 첼시, 위기탈출을 꿈꾸는 스콜라리와 박지성

EAST-TIGER 2009. 1. 11. 06:01

  프리미어리그 슈퍼 빅매치 맨유와 첼시의 경기가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에 맨유 홈구장에서 있다. 두 팀은 현재 리그 2, 3위에 있지만 보는 사람들은 리그 우승을 위한 두 팀의 대결이라고 생각하고 경기를 볼 것이다. 그런데 퍼거슨의 말대로 1월에 첼시와 리그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는 것은 어색하다. 그들의 만남은 늘 리그 말미 우승경쟁이 치열할 때,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 속에 경기를 했기 때문이다. 나는 맨유와 첼시 두 팀의 팬이라 이번 경기에서 어느 편을 응원할지는 난감하지만 지금은 맨유가 이겨야 리그 분위기가 재미있어 질 것 같다.


  맨유는 홈경기에 무척 강하다. 올 시즌 맨유 홈경기 승패는 7승 1무이다. 맨유가 홈경기에서 왜 강하냐고 물어본다면 그동안의 올드트래포드의 전설을 찾아보거나 유럽리그 감독들 중 한명에게만 물어보면 알 수 있다. 맨유의 홈경기는 홈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로인해 상대팀을 압박하고 질리게 한다. 반면 첼시는 이번 시즌 들어 홈경기 4승 4무 2패로 약하다. 이게 이번 시즌 첼시에 대한 의문점이다. 왜 첼시는 홈경기에 약할까? 스콜라리가 부임한 이래 첼시의 홈경기는 불안의 연속이었다.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늘 무승부나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때문이다. 


  홈에서 86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던 첼시가 리버풀전 이후 급격히 홈경기 징크스에 시달리는 문제점을 찾는다면 나는 스콜라리의 전술에 있다고 생각한다. 스콜라니는 부임할 때부터 데코를 중심으로 한 팀 개편에 나섰다. 보싱와나 미켈, 말루다가 중용되었고 마케렐레나 웨인 브리지는 이적하거나 벤치에 머물렀다. 더구나 공격은 아넬카 중심으로 개편되어 기존의 4-3-3 전술보다 4-5-1 전술로 미드필더진을 강화했다. 첼시의 팀 성격상 4-5-1은 상당히 수비적인 포메이션이다. 무리뉴감독은 첼시의 공격을 극대화하고자 4-3-3 이라는 명목하에 미드진과 공격진의 위치를 규정짓지 않는, 사실상 수비라인을 제외하고 전부 미드필더와 공격수가 될 수 있었다. 비유로, 맨유가 극단적 토탈사커라면 첼시는 안정적 토탈사커였다. 스콜라리 이전의 맨유와 첼시의 경기를 봐왔다면 항상 첼시가 더 유연하고 정확한 패스로 공격을 했고 맨유는 상당히 즉흥적인 공격을 했다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맨유도 즉흥적이지만 첼시도 즉흥적이다. 더구나 아넬카의 컨디션에 따라 경기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은 맨유의 팀컬러와 비슷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이것은 첼시답지 못하다. 첼시에는 아넬카 말고도 해결사들이 즐비하다. 그런 선수들이 과연 아넬카 중심의 팀 전술에 만족할지도 의문이다.(이 의문은 현실이 되었다) 그 예로 최근 첼시의 팀 분위기는 안좋다. 램파드외 선수들은스콜라리의 훈련방식과와 선수기용에 불만을 표했고 드록바도 자신의 출전시간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또한 웨인 브리지의 이적은 존 테리말대로 충격적이다. 이러한 불안요소는 맨유전을 앞두고 다양하게 작용될 것 같다. 


  이러한 불안요소에도 불구하고 의심의 여지없이 스콜라리는 명감독이다. 그 기반에는 그의 환상적인 국대커리어가 있다. 브라질과 포르투갈 국대감독 시절에 그는 거의 국민적 영웅이었다. 지역은 남미와 유럽으로 다르지만 두 팀은 같은 팀 분위기와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휘어잡고 개인기를 중심으로 한 빠른 패스웍과 세트플레이는 스콜라리의 장기였다. 하지만 퍼거슨의 말대로 스콜라리는 매일 선수들과 훈련하고 주마다 경기가 있는 리그는 국대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리그는 매순간마다 감독의 가진 능력을 다 발휘할 것을 요구하고 그 이상의 초능력도 요구한다. 즉, 국대전처럼 꽤 긴 준비하여 경기에서 반짝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꾸준함과 급박한 상황판단이 계속 필요한 장기전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국대 스타일에서 벗어나 팀 전체를 융화하고 리그 상대팀의 성격에 맞는 다양하고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스콜라리는 선수들의 의견에 귀기울이고 존중할 필요가 있다. 첼시의 중심선수들은 리그 우승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이다. 그들의 의견은 '프리미어리그 초보감독' 스콜라리에게는 엄청난 도움이다. 만약 이대로 스콜라리가 흔들린다면 첼시팬들은 무리뉴를 그리워할 것이고 비운의 감독 그랜트마저 그리워 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후임 감독을 찾을지도..


  글을 마치기 전 박지성에 대한 의견을 말하려고 한다. 박지성은 지난 첼시전에서 선제골을 넣어 주목을 받았다. 그로인해 우리나라 언론사들은 그의 첼시전 출격이 당연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건 너무 앞서나간 것이다. 최근 스포츠 기사들은 경기를 너무 앞서나가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그 앞서감이 불발로 돌아왔을 때 독자들은 흔히 낚인다. 박지성의 지난 첼시전 골은 거의 주워먹기였다. 물론 그것도 골이다. 그러나 박지성 스스로의 골은 아니었다. 최근 박지성의 재계약에 대해 쓴 내 글에서도 말했지만, 박지성은 골 잘 넣는 미드필더는 아니다. 그렇다면 첼시전에서 선발출장을 하더라도 이렇다할 활약이 없거나 박빙의 분위기로 간다면 후반 승부수로 나니나 테베스로 교체당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선발출장을 안한다면 후반에 교체가 없거나 형식적인 교체일 가능성도 있다. 물론 예상을 뒤엎고 박지성이 풀타임 활약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첼시의 수비진은 만만치 않다. 박지성이 첼시전에서 선발출장시 가장 큰 임무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첼시수비진을 압도한 후 측면 크로스와 수비에 있다고 본다. 그것만 잘해도 평점 6점이상은 받게 될 것이고 재계약 불안설에 시달리는 언론으로부터 박지성은 자유로울 수 있다. 


  이런 빅매치는 승패를 예상하기 힘들지만 지금의 분위기라면 맨유가 1점차로 승리할 것 같다. (단, 드록신이 강림하면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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