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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신의 그림자

EAST-TIGER 2012. 10. 26. 08:47


무엇인가 잘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잘 안 될 때 힘이 빠지게 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듣기도 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잃어버린 힘을 되찾으려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영화나 책을 읽으며 그 잃어버린 힘을 찾는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감정 이입을 하면서 보다 보면,

어느새 나와 비슷한 기분과 처지에 있는 인물을 발견하게 된다.



"내 나이 쯤 되면, 땅을 밟고 설 수 있는 날이면 그 날이 좋은 날이란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버트 먼로.

그는 아침부터 자신의 오토바이 "인디언"을 정비하고 성능을 테스트한다. 

이웃들은 아침부터 들려오는 요란한 오토바이 소리에 괴로워 하지만,

버트는 아침부터 잠이 들 때까지 "인디언"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그의 꿈은 미국에 있는 Bonneville에서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얼만큼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지 테스트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예정된 시간이 다가오자,

버트는 "인디언"과 함께 지구 반대편인 뉴질랜드에서 미국으로 떠난다.



"만약 네가 꿈을 끝까지 쫓지 못한다면, 넌 식물인간과 다를 바가 없단다."


<양들의 침묵>의 앤서니 홉킨스(Anthony Hopkins)가 주연인 것을 보고 놀랐다.

평소에 그가 출연한 영화들에서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연기들을 보여 주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따뜻하고 유쾌한 연기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어느새 80세 노인이 되어 가는 나이지만,

연기에 대한 그의 열정은 전혀 시들지 않았다.

<칵테일>,<스피시즈>,<리크루트>,<겟 어웨이>등등.. 

다양한 장르에서 평작 이상의 연출을 보여 준 로저 도널드슨(Roger Donaldson)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관록이 느껴지는 연출을 보여 주었다. 

상투적이고 평범한 소시민의 성공기를 이렇게 연출하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다



"난 한 평생 큰 일을 벌여 보고 싶었다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시시한 것보다 휠씬 낫고, 더 큰 일 말이네."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영화라서 스토리에 기본 구조는 견고하다.

그리고 어느 정도 결말이 예상되는 영화지만,

결말이 예상된다고 쉽게 넘길 영화는 아니다. 

황혼의 나이에 도전하는 한 남자의 분투는 충분히 역동적이고 감동적이다.

여기에 감독은 황혼기에 겪을 수 있는 일상의 사건들을 영화 곳곳에서 첨가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주인공의 삶과 도전을 공감 할 수 있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휴머니즘 영화지만,

어떤 감독이 연출하여 영화를 완성했는가에 따라 질적인 차이가 난다.

이런 점에서 로저 도널드슨 감독은 어느 정도 보증된 감독이고,

앤서니 홉킨스를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의 몰입하게 만든다.



"정말 내 다리가 타 버렸네.. 해냈어."


나이와 형편에 상관없이 무엇인가 도전할 수 있는 목표가 있다면,

목표를 성취할 때까지 인간은 놀라운 힘을 발휘하게 되고, 

강한 의지와 함께 시간은 거꾸로 가게 된다.

물론 쉽게 도달할 수 없는 목표이거나,

개인의 의지가 약하거나 주변의 상황이 불리하다면,

좌절과 실패로 목표를 포기할 수도 있다.

그러니 목표를 향한 도전은 누구나 허락되지만,

목표에 도달하여 성취하는 사람들은 드물 수밖에 없다. 

아마 시대가 점점 고령화 될수록, 

영화의 소재가 된 황혼의 성공기는 세계 곳곳에서 나타날 것이다.


태양과 달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서 세상을 비추는 것처럼,

인생의 목표와 이루고 싶은 꿈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제한을 걸지 않는다면,

인간은 언제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신의 그림자이다. 


"자신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동안은 

사실 그것을 하기 싫다고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실행되지 않을 것이다." - 스피노자(Spinoza, Baruch)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경구(警句)이다.

모든 일을 다 잘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스스로 가장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물론 그 때가 자신의 일생 중에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스스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시작하는 것도 

위대한 결심이자 도전이다.


나 역시 내 생애에서 

최대한 해보고 싶은 것들과 이루고 싶은 것들을

다 해보고 싶고 지금 나는 그 과정 속에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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