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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日記/Hello- Yesterday

모두가 춤출 것이다

EAST-TIGER 2018. 5. 7. 06:43

봄날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한 주였다. 

빗소리를 들을 수 없음이 아쉬웠지만 덜 피곤했다. 

일주일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느낄 때, 

나는 내가 무엇을 했는지와 지금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내린다.  

하루가 지나가는 속도와 일주일이 지나가는 속도가 비슷할 때, 

나는 무엇인가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빠져있음은 늘 어떤 결과로 향한다. 


5월 1일이 되고나서 나는 어떤 급박함을 느꼈다. 

논문을 쓰면서도 생각의 진전에 비해 쓴 것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쓰는 것에 더 집중하려고 했고 그 집중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독일에서 여러번 논문을 쓰면서 느낀 것이지만, 

학생의 문장은 늘 분명하고 정확한 표현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문장들은 날카롭고 여유가 없다. 

그것들은 계속 의미를 담고 읽는 사람의 눈을 피곤하게 할 것이다. 

어쨌든 나는 그런 문장들을 앞으로 몇 천개는 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문장들은 논리적인 결과가 되어야 한다. 

"구라"를 치며 사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수요일에 있는 <헤겔의 정신현상학> 수업은 가지 않았다. 

가려고 했으나 몸이 좋지 않아 준비하다가 멈췄고 책상에 앉아 글을 썼다. 

쓴 글을 계속 반복해서 읽다보면 불필요한 문장들과 단어들을 보게 되고, 

말이 되는 듯 해서 넘긴 문장들이 도리어 말이 안되는 경우도 보게 된다. 

나는 학교를 가기 전에 그것들이 생각났고 집에서 글을 쓰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요일 오후에 Freude 부부의 도움으로 기르던 국화들을 정원에 심었고, 

몇 개의 가지들을 잘라서 새로운 화분들에 삽목을 했다.

생명은 또 다른 생명으로 살아간다. 


목요일 Kolloquium에서 Leibniz에 관한 글들을 흥미롭게 읽고 있다. 

나는 강의실 가장 뒤에 앉아 그 글들을 천천히 읽고 중요한 부분들은 밑줄을 친다. 

확실히 Leibniz는 이신론에 가까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이 완벽하게 세계의 체계를 정했고 그것을 전제로 세계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초기 Schelling은 이러한 이신론을 반은 인정하고 반은 부정했다. 

부정한 부분은 신의 활동성이 세계에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에 있다. 


목요일마다 밴드 Skartoffel에서 하는 합주 연습은 여전히 적응 중이고, 

그것과 함께 멤버들 간의 팀윅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아무래도 나이 상으로는 내가 최연장자이나 외모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그들은 빨리 노화를 겪는 듯 하고 연습 중 쉴 때마다 담배를 태우고 맥주를 마신다. 

그러나 그들은 꽤나 유쾌하고 긍정적이며 음악에 대한 자세는 진지하다. 

나는 그 점들이 마음에 들어 그들과의 있는 시간이 지루하진 않다. 

무엇보다 합주실 앞에 펼쳐진 넓은 들판과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왠지 그런 곳에 살면서 눈이 좋아질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드럼을 치는 Michi는 Münster에서 오는 Yannic, Olli, Tobi 그리고 나를 위해

Dülmen역과 합주실 사이를 개인 차로 왕복한다.

기타를 치는 Alex는 늘 작곡을 구상하고 그 결과물들은 대부분 Rock을 기반으로 한다. 


금요일 오전에 치과 병원에서 정기 검진을 받았다. 

특별한 이상은 없었으나 몇 달전에 왼쪽 위어금니에서 통증이 있었다.

담당 의사인 Frau Rump는 치아 외관상 별다른 이상이 없어서 신경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다시 통증이 느껴지면 언제든지 오라고 했고 스켈링으로 검진은 끝났다.  


토요일 오후 달리기를 한 뒤에 기르고 있는 나머지 화초들을 분갈이를 했다. 

알로에가 왕성히 성장해서 몇 뿌리들을 분리해서 화분들에 옮겼다. 

염좌들과 용월들은 새롭게 흙을 교체하거나 분갈이를 했다. 

칼랑코에들도 일부는 새로운 화분으로 옮겼으나 일부는 정원에 심고 삽목을 해야 할 것 같다. 

결국 다 끝내지 못한 채 밤 10시가 넘어서 완성된 화분들만 실내로 옮겼다. 

월요일에 마무리를 지을 생각이다. 


은진이와 오랜만에 대화를 했다. 

월요일부터 간호 실습을 위해 서울로 간다고 한다. 

최근 나는 소화가 잘 되지 않고 피곤함을 느껴서 식사량을 줄였는데, 

그것에 관하여 물어봤더니 식도염 증세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리고 평소 마시는 차에 대해서도 물어봤더니 예상했던 대답들을 했다.  

그녀 역시 내게 몇 가지를 물어봤고 대부분은 대인관계와 개인적 고민들과 관련되었다. 

나의 대답은 친절하지만 차가웠다. 

그래도 그녀는 고마워했다. 


5월 5일은 차 교수님 생신이자 지훈이 생일이어서 각각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Karl Marx 탄생 200주년이었다. 

아직 그가 말했던 세상을 본 사람은 없다. 

흔히 "빨갱이 나라"들은 "독재 국가"에 머물렀으니까. 

Marx는 아마 마오와 스탈린을 무척 싫어할 것이다. 

어쨌든 Marx가 말했던 세상은 필연적으로 온다. 

인간과 노동의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 곳에서 

우리는 Marx와 비슷한 생각들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생각들이 축적되면서 그 세상은 조금씩 실현되어진다.

한국에서는 Marx를 거론하거나 동조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이 되었다. 

그러나 Marx의 생각들은 한국에서 활발이 실현되고 있다.

인간과 노동의 가치를 인정해달라는 사람들의 아우성이 들리기 때문이다. 


진정 자유로운 세상에서는 

"수구꼴통"이든 "혁명빨갱이"든 "회색분자"든

모두가 춤출 것이다. 


한 주간의 방학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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