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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E.T AWARD] 올해 내게 영향을 준 책 Best 10 본문
올해 읽은 책들을 정리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몇 권의 책을 읽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내 손에 쥐어있는 책들을 장소에 관계없이 어디서든 읽었고, 지루하여 나중에 읽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다 읽지 못한 책들도 있다. 물론 읽다가 읽기를 그만 둔 책들도 있다. 그러나 올해 내가 읽은 책들 중 10권의 책을 선정하여 내게 영향을 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기쁜 일이다. 적어도 내가 올해 10권의 책을 읽었고 책 제목과 내용이 기억나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초반에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았지만 내 주위에 있던 선생님들은 책을 많이 읽으라며 유명 대학교들에서 선정한 도서 100권을 추천했다. 처음에는 100권을 훑어보면서 "이걸 언제 다 읽지?" 했는데 "그걸 읽지 않으면 대학 가서 고생한다."라는 선생님들의 으름장에 순진하게 100권을 읽었다. 아쉽게도 지금은 다시 읽어야 할 정도로 내용이 기억 나는 것은 별로 없다. 충격적인 것은 대학교 때 어떤 모임에서 누군가가 내게 "무슨 책들을 읽고 그렇게 말씀 하시는 건가요?"라는 질문에 나는 아무런 대답을 못했고, 함께 있던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했던 적도 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질문은 썩 좋은 질문은 아니었으나 내게 큰 도전이 되었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책을 읽고 난 후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서평을 쓰게 된 이유는 우선 책 내용을 정리하여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서였고, 그 다음은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책을 읽다가 느낀 솔직한 감정들을 서평에 썼고, 서평을 본 이름 모를 네티즌들의 의견들을 보면서 기뻐했다. 책을 읽는 즐거움은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것도 있지만, 나 외에 다른 사람들이 같은 책을 읽고 난 후 다양한 생각들을 서로 나눌 수 있기에 즐겁다.
크든 작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올해 읽은 10권의 책을 소개 할 수 있어서 좋다. 만약 내가 직장인이거나 자영업자였으면 게으른 내 성격에 10권은 커녕 5권도 읽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학생이기에 게으름을 피우며 책을 읽었고 어찌보면 부끄러운 일이다. 몇 권은 블로그에 서평을 썼지만 몇 권은 게을러서 쓰지 못했다. 선정한 10권을 보니 올해는 위인들의 삶에 감동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아무래도 난 그들의 삶을 통해 젊은 날의 고민들을 도움 받고 싶었고,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들의 삶은 치열했고 짧은 인생이지만 강렬했으며,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삶을 엿볼 것이다.
10권의 순위는 없다. 선정 된 책 모두 1등이고 최고의 책이었다. 다만 생각나는 대로 소개했기에 부득이 하게 번호를 달았다. 또한 어디까지나 올해 읽은 책들이니 이미 고전이 된 책들을 보며 오해가 없길 바란다. 내년에도 10권 이상의 책을 읽어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으나 나의 게으름이 문제이다. 선정한 책들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1. 체 게바라 평전 - 장 코르미에
이 책은 작년 크리스마스 때 선물 받은 책이다. 39세의 나이로 숨진 사람의 평전이기에는 정말 많은 분량의 평전이다. 7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나는 올해 1월부터 읽었고 집중적으로 읽기보다는 천천히 읽었다. 그리고 3월 말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청량리행 전철 안에서 이 책을 다 읽었다. 시간은 밤 11시가 다 되었고, 책을 덮는 순간 나의 입에서는 짧은 탄식으로 체 게바라의 이름을 불렀다. 생각해보니 지난 1월부터 3월 말까지 나는 이 책을 읽는 시간이면 항상 체 게바라와 함께 있었고, 그의 생각과 기분을 전투와 일상 속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사회의 주축이라 불리는 청년들이 체의 삶과 고백 속에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발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것을 발견했거나, 이미 알고 있었다면 선택해야 한다. 영웅이 될 것인가 아닌가를. 꼭 영웅이 되라는 법도 없고 그게 옳다고 말할 수 도 없다. 개인의 가치는 소중하고 판단 역시 개인의 몫이니까. 다만 아르헨티나인이면서도 고통 받는 쿠바인들을 위해 목숨을 건 총을 들었고, 생의 마지막까지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방아쇠를 당기던 체의 이름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영원히 기억되어져야 하고, 이런 사람이 있었다는 것에 같은 사람으로서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오늘도 이 책을 읽은 나와 체 게바라의 후예들은 어디선가 불의를 향해 방아쇠를 당길 것이고,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이다
2. 가르칠 수 있는 용기 - 파커 J. 파머
이번 학기에 리더십에 관련된 수업을 듣고 있는데 교수님이 이 책을 추천해주셨다. 적당한 분량이지만 내용은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다. 주로 학교를 오가면서 전철에서 읽었는데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고 깨달은 부분이 있어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저자인 파커 J. 파머(Parker J. Palmer)는 저명한 미국의 교육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교직에 있으면서 자신이 겪었던 경험들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그의 주장은 강렬하게 다가오고 탁월하다. 그러나 미국의 교육정책과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다르기에 조금은 선별해서 읽어야 할 필요는 있다. 그것을 제외한다면 저자의 주장들은 원론적이고 교육뿐 아니라 직업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책을 읽고 난 후 저자가 말하는 가르칠 수 있는 용기란 교사 스스로가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여 학생들과 진리의 커뮤니티 속에서 지식획득에 연합되어야 하는 마음과 실천을 갖는 것이다. 교육현장에서 객관적이고 주관적인 지식이란 없다. 다만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교류 속에서 이루어진 지적활동에 의해 의미가 부여된 지식만이 참 지식이고, 교육의 참 의미를 실현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3. 전태일 평전 - 조영래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다.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알았던 전태일은 분신자살한 불쌍한 노동자였을 뿐, 그가 무엇을 위해 살고 죽었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고, 불꽃같은 그의 삶과 죽음이 우리 역사와 사회에 어떤 의미와 영향력을 주었는지 더욱 알지 못했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난 후에는 한동안 전태일의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오늘의 나와 현실을 돌아보며 안타까움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깨우치고 희망을 갖게 했다.
남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바보라 칭하는 세상, 정의를 실천하면 더 큰 불의가 덮어버리는 세상, 부조리한 현실에 순응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만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라 칭하는 세상. 순수한 사랑이 아니라 돈과 능력, 외모를 보며 사랑이라 말하는 세상. 누가 이런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가? 지금의 20대가 만들어 놓은 세상이 다가올 20대가 살게 될 세상이다. 지금의 20대들이 오늘의 불의와 부정을 외면한다면, 다가올 세상의 불의와 부정은 지금의 20대가 책임져야 할 것이다.
4. 1987년도 제11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 문학사상사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마이클 샌델의<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문득 오래 전에 보았던 이문열의 소설<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홍경인, 최민식, 신구, 태민영, 고정일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였고 케이블 영화채널에서 몇 번 본적이 있다.
빛바랜 겉표지와 황색 빛이 감도는 이 책을 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은<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1987년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오래전에 읽었을 때는 잘 몰랐는데, 근래에 출판된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몇 권 읽어서 그런지 이 상이 가진 권위와 명예, 그리고 문학가 이문열의 영향력이 느껴져, 낡은 책이지만 나의 마음을 압도했다.
한편, 이 책이 이상문학상 작품집이라 대상을 수상한<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외에 우수작 소설들도 포함되어있는데, 읽어보니 어떤 공상적인 주제보다 그 당시 현실의 문제점을 모티브로 삼아 풍자 내지 비판을 하고 있다. 1987년은 문학가들에게 있어서 그들이 처했던 현실의 고통과 부조리를 외면할 수 없었던 시기였나보다. 그들은 글로써 더 나은 세상을 꿈꿨고, 암울했던 사회를 향해 자신의 생각과 이상을 유감없이 표현했다. 아마 그것이 가장 좋은 항거와 소통의 수단이었을 것이다.
5. 김대중 자서전 - 김대중
뜨거운 여름이었던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대통령은 서거하셨다. 나는 그때 울릉도에서 여름휴가 중이었는데, 독도로 가는 배에서 서거 소식을 들었다. 병세가 호전되어 퇴원을 앞두고 있다는 보도를 듣고 휴가를 출발했었는데, 급작스럽게 병세가 악화되어 서거하셨다는 보도는 큰 안타까움이었다. 같이 휴가를 온 선배도 애도를 표했고, 휴가를 즐기던 사람들도 서거소식을 듣고 잠시나마 묵념을 하며 애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휴가 내내 뉴스에서는 서거 관련 소식들로 가득했고, 정치, 경제, 사회계의 인사들과 일반 시민들까지 애도하는 모습이 보도되었다. 그 전에 서거하신 노무현 대통령과는 사뭇 다른 애도 분위기 속에서 온 국민은 슬픔에 잠겼고, 이러한 슬픔은 그가 얼마나 우리나라에 많은 영향력을 주었는지 알 수 있는 증거가 되었다.
어느덧 1년이 지났다. 1년 동안 남북관계는 천안함 사건으로 인하여 긴장상태이고, 경제위기와 사회불안 속에 일반 시민들은 숨죽이며 살얼음판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현재는 우리가 과거에 선택한 결과이고 운명이다. 그러나 미래는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예측이나 수정될 수 있고, 두렵지만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이다. 그래서 나는<김대중 자서전>을 읽었다. 그의 유품처럼 느껴지는 책이자, 두려운 미래를 위해 꼭 읽어야 할 책이었다. 그의 삶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아는 것이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먼저 보는 것과 같다. 한 사람의 삶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만큼 그의 삶은 파란만장했고 이 시대의 선각자였다. 나는 떨리는 심정으로 책을 구입했고, 그와 대화하듯이 책을 읽으며 웃고 울었다.
6. 뜻으로 본 한국역사 - 함석헌
우리나라 사상계의 큰 스승인 '씨알' 함석헌 선생의 책을 이제야 읽다니! 나는 부끄럽고 통회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평생을 '나' 자신을 찾으려는 배움으로 사셨고 민주화 투쟁의 최전선에서 사람들을 이끌었다. 이 책이 처음 집필된 시기(1932∼1933)는 일제 강점기로 원제는<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였다. 처음에는 우리 역사를 돌아보며 역사 안에 담겨져 있는 하나님의 뜻과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했으나, 해방 이후 어떤 종교나 교파에 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뜻으로 본 한국역사>로 수정하여 출판했고 내용도 일부 바뀌었다.
이 책에서 함석헌 선생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고난의 역사"로 주장하며 이 고난의 이유는 사람들이 '나' 자신을 알지 못했고, 알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라 본다. 그래서 주체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지 못한 채, 무수한 외적의 침입에 맞서야 했고, 위정자들의 당파싸움과 사리사욕에 백성들은 고통을 받았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 6.25 전쟁이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고난의 역사가 도리어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대한민국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미래는 물질과 자본에서 정신과 사상의 충돌로 이어질 것이고, 강력한 민족성으로 고난을 극복한 우리나라가 세계 여러 나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역사는 누가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나 함석헌 선생의 역사 해석은 탁월하고 깊은 연륜이 느껴진다. 아쉽게도 근래에는 이런 독특하고 자주적인 역사 해석을 한 책들이 별로 없고,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우리 역사의 문제를 냉정하게 살피고 주체적인 생각과 행동을 가진 국민들로 거듭 난다면, 무엇이 두려울까? 진정한 단결은 여기에 있다.
7. 성공과 좌절 - 노무현
노 前 대통령 서거 1주기가 다가오자, 문득 그의 모습과 말들이 그리워졌다. 서거당시 나는 대학원생이자 중학교 교사였는데, 내 수업을 받는 학생들에게 그의 추모영상들을 보여주면서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하여 수업을 했었고, 개인 블로그에는 추모의 글을 썼었다. ‘올해는 무엇을 할까?’ 생각하면서 생전 그의 연설과 행적을 찾아보다가, 도서관에 들러서 그가 못다 쓴 회고록을 빌렸다. 퇴임 후 서거 전까지 썼던 이 책을 읽으면 왠지 그의 생각과 정신이 더 가깝게 느껴질 것 같았다.
책의 서두부터 그는, 정치인으로서 이루고자 했던 목표는 성공보다는 좌절과 실패였다고 고백한다. 게다가 퇴임 후 박연차 회장 수사로 인하여 자신을 비롯한 가족들이 검찰조사를 받았던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더욱 사죄하는 마음으로 회고록을 썼다고 전제한다. 그러나 자신의 실패가 국민들의 실패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 회고록은 자신의 삶을 반추(反芻)하여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나는 평생을 바보처럼 살기로 결심했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내가 보기에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었던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바보’ 로 부르기 때문이다. 그가 ‘바보’ 면, 나도 ‘바보’가 되겠다. 그리고 이런 바보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 지켜보는 것도 이 시대를 사는 시민들과 후손들에게 좋은 모범이 될 것이라 믿는다.
8. 성스러움의 의미 - 루돌프 오토
독일의 신학자이자 종교학자인 루돌프 오토의 역작이다. 1917년에 출간된 이 책은 출간 당시 유럽의 사상계에 충격을 주었다. 같은 독일의 신학자 슐라이어마허가 1799년에 출간한 '종교론'의 핵심 내용을 조명하면서 새로운 '누미노제'(Numinose)'의 개념을 주장했다. 오토의 주장은 슐라이어마허의 '절대의존감정'보다 더 구체적이었고 충분한 근거를 들어 이해하기 쉬웠다.
종교란 무엇일까? 종교에는 합리와 비합리가 적절히 섞여 있으나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불합리적인 요소가 많다고 본다. 불합리는 논리나 신체적 인식 자체가 안 되는 것이고, 비합리는 논리가 부족하지만 신체적으로는 인식할 수 있는 어떤 감정이다. 오토는 이런 종교의 비합리적인 요소들을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종교의 비합리적인 요소들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떠한 종교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만약 종교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9. 요한복음 강해 - 김용옥
이 책이 출간 되었던 2007년에 도올은 EBS에서<요한복음 강해>를 하고 있었다. 나는 책보다 강좌를 먼저 보았는데, 그의 탁월한 식견에 놀랐고 많이 배웠다. 그리고<기독교 성서의 이해>라는 책과 함께 이 책을 구입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요한복음의 깊은 의미가 느껴졌고, 평소에 내가 알지 못했던 부분도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특히 책의 뒷 부분에 도올이 소장하고 참고한 문헌들을 보면서 이 책을 구입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새삼 감사했다.
한편,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도올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 생각보다 긍정적 생각이 많아졌다. 기성 종교인들과 일부 사람들은 그의 사상과 주장들을 비판하고 모독하지만, 나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 습득 면에서 우리 사회에 도올 같은 인물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의 책들을 읽지도 않고 비판하거나 사상들을 듣지도 않고 모독하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짓이다. 그러나 요새는 책 한 권만 읽은 사람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한 구절만 읽은 사람이 더 무섭다.
10.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으로서 읽지 않을 수 없는 신간<1Q84>. 나는 순식간에 1, 2권을 다 읽었고 3권 역시 발간 후 바로 읽었다. 하지만 서평을 쓸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아직 완결이 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3권에서 어느 정도 내용의 큰 흐름이 잡혔지만, 아직 알 수 없는 것은 '선구', '리틀피플'에 대한 설명이 아직 부족하고 덴고와 아오마메, 후카에리 외 몇몇 인물들의 이후 일들도 3권에서 끝나면 아쉬울 정도로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2000년대 이전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무엇보다 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물론 비현실적인 요소가 간혹 보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내용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작품들은 내용보다 다른 작가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문체에 끌려 보게 된다. 그래서<1Q84>가 3권에서 끝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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