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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日記/One Sweet Day

평화로운 주일 오후

EAST-TIGER 2013. 2. 18. 05:54

Die Natur macht keine Sprünge. 


평화로운 주일 오후이다. 

비와 눈이 번갈아 내리는 지난 주였지만, 

주말에 비치는 햇살은 

지난 주의 심난함을 잊게 한다.

 

지난 주 목요일에 

노트북의 이상이 생겼다.

원인은 하드디스크 베드 섹터인데,

WindowsXP에서는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되었지만,

Windows7에서는 이 문제가 진짜 "문제"였다.

그래서 근 이틀 동안 

노트북을 고치려고 애를 썼지만 

논리적 문제가 아니라서, 

결국 새로운 하드디스크로 교체했다.


하드디스크를 사면서 흥미로웠는데,

독일에서는 같은 용량이지만,

순수 하드디스크가

외장형 하드디스크 보다 비싸다. 

단지 외장형은 겉 커버와 

USB 단자만 추가된 것인데,

순수 하드디스크 보다 왜 더 싼 것일까?

점원에서 물어보니 

품질 보장 기간이 다르고,

쓰이는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난 외장형 하드디스크를 사서,

겉커버를 분리하고 

하드디스크를 내 노트북에 달았다.


금요일에는 Christian의 도움으로,

한국인 의사의 개업식에 초대받았다. 

독일인 여자와 결혼한 이 의사는,

처음 볼 때 중국인 줄 알았지만,

한국인이었고 꽤나 친절했다. 

아담한 장소에서 짧게 대화를 나눴다. 

크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다만 옆동네인 Essen과 그 시가지를 

처음으로 가보았다. 


금요일 저녁에 Frau Sarawara에게 메일이 왔다. 

지난번에 Thomaszentrum에서 

악기 연습을 해도 되냐고 물어봤는데,

드디어 회의에 따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한국에서는 "장로"라는 개념이 좀 강한데,

여기서는 그냥 운영위원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결과는 다행스럽게도 좋았다. 


예배 후 나는 30euro를 보증금으로 주고,

교회 출입키를 받았다. 

드디어 나도 Freizeit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SLUR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덧붙여서 그녀는 내가 쓴 글을 읽어 보았다고 한다.

나름 만족했으며 다음 주에 교회 공동체들도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토요일에는 중고 시장에 들러서

싸게 생필품들을 구입했고,

Bochum 중심가에 가서 다른 생필품을 구입했다.

초기 정착할 때와 비슷한 돈이,

근 이틀만에 지출되었다. 

그러나 이제야 좀 방이 방 다워졌고, 

이전과 다른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중고 시장은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데,

자주 이용할 생각이다. 

싼 가격에 무척 유용한 물건을 살 때면,

마치 "득템"을 하는 기분이 든다.


한 Kurs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약 2주 후면 Kurs 졸업 시험을 본다. 

시험은 걱정되지 않는다.

다만 내 나태함이 걱정된다. 

다행히도 그걸 알고 있으니 

조금이나마 안심이 된다.


오늘 갑자기.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과,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의

안부가 궁금했다. 

나에게 기쁨과 아픔을 준 그들..

그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어쨌든 그들은 내 기억 한편에 

여전히 살아 있다. 


신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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