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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스펙터클한 영상과 사운드로 눈과 귀는 즐거웠다 본문
어제 리뷰를 쓰면서 예고했던 대로<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을
신도림CGV 8관에서 저녁 7시 30분 표로 보았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고, 메인 시간대라 사람들도 많았지만
의외로 정숙한 상태에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어제 봤던<트랜스포머>는 제작에 비해 스토리가 빈약했지만,
오늘 본<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은 전편과는 달랐다.
더 많은 특수효과와 물량으로 제작비는 상상을 초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스토리도 괜찮았다.
장장 2시간 30분의 긴 런닝타임에 약간 지루하긴 했지만,
시종일관 마이클 베이(Michael Bay) 감독의 스펙터클한 영상과 사운드로 눈과 귀는 즐거웠다
"신이 자기의 형상대로 인간을 지었다면, 저들은 뭐죠?"
디셉티콘 군단의 위협으로 부터 지구를 구한 오토봇 군단과 샘.
그 후 샘은 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오토봇 군단은 미군과 제휴하여 '트랜스포머' 팀을 만들어,
일부 남아있는 디셉티콘 군단의 잔재들을 섬멸하려 한다.
그러나 디셉티콘의 수장 메가트론의 스승격인 폴른은 지구에 침공해서
태양에너지를 흡수하여 종족의 번성하려는 야심을 가지되고,
강력한 힘을 가진 그의 부하들은 지구로 와서,
2년전 오토봇 군단과의 전쟁 중에 부서진 큐브의 조각으로 바다 밑에 봉인된 메가트론을 부활시킨다.
대학생활에 전념하려 했던 샘과 그의 여자친구 미카엘라는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 일에 관여하게 되고,
메가트론과 폴른의 디셉티콘 군단은 옵티머스 프라임의 오토봇 군단과 트랜스포머팀을 상대로
다시 한번 지구의 운명을 건 전쟁을 한다.
"운명은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다."
전편을 봐서 그런지 영화를 보면서 장면마다 이해하기 쉬웠고, 비교도 되었다.
이번 영화를 보면서 알게 된 것들을 몇 가지 적자면,
일단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는 컷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다.
그래서 영화가 상당히 스피디하게 느껴지고 액션이 보다 실감나게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해석 안되는 헤비메탈 록을 듣는 것처럼 지루하다.
덧붙여서 과다한 CG는 신비롭고 스펙터클한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용에 집중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조금 놀라운 것은, 영화에서 로봇들이 감정표현을 많이 보여주는데 상당히 흥미로운 CG였다.
"제가 죽은 건가요? 여기가 어딘가요?"
"우리는 오래 전부터 자네를 쭉 지켜보고 있었네."
다음으로, 전편에 크거나 작게 한 자리씩 차지했던 배역들과 로봇들 위에, 더 많은 배역들과 로봇들이 등장했다.
정말 다양한 로봇들이 나와서 뭐라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배역들 또한 기존 배역들이 전편보다 더 비중있게 다뤄지고, 신규 배역들도 만만치 않는 비중으로 등장한다.
문제는 너무 다양한 나머지 정리가 잘 안된다는 것이다.
주로 디셉티콘 군단들의 신규 로봇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강력하고 개성있게 보이던 로봇들이 너무 쉽게 박살이나고 어떤 로봇들은 근거없이 실종된다.
또한 전편에 섹터-7의 시몬스 요원과 샘의 대학친구 리오는
영화 후반부에 의외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굳이 등장시키지 않아도 될 듯 싶었다.
여러가지 일들이 각자 다른 공간에서 다양하게 전개되니까,
한 가지 목표를 지향했던 스토리가 여러갈래로 분산되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승리하고 너는 패배한다."
마지막으로 스토리다.
전편의 개연성이 부족했던 스토리가 상당부분 복구되고 새로운 스토리를 낳았지만 약간 억지스럽다.
메가트론은 너무 쉽게 부활하고, 일급 국가기밀이라고 말하는 것들은 너무 쉽게 노출된다.
게다가 2시 30분이라는 긴 런닝타임 중에 약 1시간 30분 정도를 발단, 전개에만 집중하고,
절정, 결말은 약 1시간만에 끝나버린다.
그래서 초반부에 엄청난 방대한 이야기를 꺼내놓고 흥미롭게 전개되다가,
시간에 쫓기듯 순식간에 정리된다.
또한 스티븐 스필버그가 기획에 참여해서 그런지,
전편에서는 비중이 적었던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는데,
너무 부각되어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스필버그가 만든 영화들에서 장르나 내용에 상관없이 나오는 그만의 특별한 가족애는,
기존 스토리가 퇴색될 정도로 강하게 느껴진다.
영화 스토리상 3편을 제작할 명분이 분명하지만,
사실 SF장르의 특성상 스토리는 무한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되서야 사랑한다고 말해주네."
"네가 먼저 말했다."
영화를 볼 때는 전편보다 나은 면을 많이 보여준 것처럼 느껴졌는데 리뷰를 쓰다보니 반감된 것 같다.
아무래도 극장을 나올 때 느낌과 리뷰를 쓸 때의 느낌은 다른 것 같아 이중적이지만,
리뷰를 보는 이들에게 되도록 영화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려 한다.
확실히 영화를 보는 내내 눈과 귀가 즐거웠던 것은, CG나 스펙터클한 영상과 사운드만은 아니었다.
현재 미군이 현대전에서 실제적으로 사용하는 무기들과 전략들을 영화에서 볼 수 있었는데,
의도적으로 미국의 국방력을 과시하려는 속셈이 엿보였다.
실제로 영화를 보다가, 내가 군복무 시절 자대의 주력 무기였던
미제 신형 MLRS(대구경 다연장 로켓)을 영화에서 보게 되어 흥미로웠다.
또한 리오가 사용했던 LG싸이언과 오바마 대통령이 디셉티콘의 공격으로 인해
벙커에 숨어서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다는 장면은 코믹했다.
영화를 보면서, DreamWorks가 이 영화를
월트 디즈니사의<캐리비안의 해적>시리즈에 대항하여 만든 영화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슈렉>시리즈로 월트 디즈니사와의 애니메이션 경쟁에서 완승을 차지한 DreamWorks가,
<캐리비안의 해적>시리즈에 자극을 받아 블록버스터 경쟁에 뛰어든 것은 영화팬으로서 즐거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세계 영화계에 기념비적인 영화이고 현대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정점에 서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미국 내에서만 개봉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개봉될 텐데..
다분히 미국식 영웅주의와 우월주의가 팽배하게 느껴진다.
뭐 어쩔 수 없다.
극장을 찾는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알면서도 보고, 모르면서도 보니까.
이런 오락영화가 흥행하기 위한 관객들의 주된 반응은, "재미있느냐?" 아니면 "재미없느냐?" 이다.
무엇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전편보다 나은 속편를 만든 마이클 베이 감독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과 막대한 제작비에 힘입어 벌써부터 3편 작업을 시작했을 것 같다.
<트랜스포머>시리즈의 주인공 샤이아 라포프(Shia LaBeouf)는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을 가진 남자로서 이번에도 지구를 구했다.
그의 여자친구 메간 폭스(Megan Fox)는
끈적끈적한 말과 산발적으로 질러대는 비명소리에 호감과 비호감이 교차했다.
전편보다 한 계급 진급한 조쉬 더하멜(Josh Duhamel)은
이번 영화를 통해 할리우드와 세계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배우가 될 것이다.
어리버리하면서도 진지한 연기를 보여준 존 터투로(John Turturro)는 영화를 보는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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