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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진정한 언론인이 가져야 할 자세

EAST-TIGER 2009. 6. 29. 07:35


<후크>,<죽은 시인의 사회>,<쥬만지>,<패치 아담스>등등.. 

미국 시카고 출신의 명 배우 로빈 월리암스(Robin Williams)은,

내가 어릴 적부터 봐왔던 배우고 그의 영화들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오늘 내가 본<굿모닝 베트남>은 1987년에 제작되었는데,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개봉하지 않았는지 인터넷을 찾아보아도 영화자료가 많지 않다.

그러나 이 영화는 묻혀지거나 잊혀지기에는 아쉬운 영화다.

영화를 보니 미국판<라디오 스타>처럼 느껴지지만, 성격이 좀 다르다.

전쟁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 반전영화에 가깝고, 

지금도 언론에 대한 왜곡과 외압이 있는 상황에서, 

진정한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영화이다.



"라디오라는 대 기적 덕분에 여러분 모두와 전파를 통해 얘기할 수 있는 거죠."


월남전이 한창이던 1965년.

공군 출신의 국방부 라디오 DJ 애드리언 크로나워가 그리스에서 베트남으로 파견을 오게 된다.

그의 임무는 월남으로 파병된 병사들을 위해 라디오 방송을 하는 일이다.

첫 방송부터 파격적인 멘트와 선곡으로, 

형식적인 방송에 질려있던 여러 DJ들과 병사들에게 큰 환영을 받지만, 

보수적인 담당 장교와 부관은 그를 비호감적으로 대한다.



"굿~~~~~모닝~~~~ 베트남!" 


담당 장교와 부관의 지속적인 경고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언행과 선곡으로 일관하던 크로나워.

그는 검열로 인하여 월남에 파병된 병사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 한다.

우연히 본 아름다운 베트남 여인에게 호감을 가진 크로나워는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베트남인들의 영어교사를 자청하고,

그의 남동생 투안과 친해지면서, 베트남인들의 생활상을 가까이 접하게 된다.



"공식적으로 오늘 사이공에서는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비공식적으로는 '지미 와' 술집이 비공식 폭탄에 비공식 파괴가 됐다는군요."


어느 시대 사회든, 군대든 진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 진실을 왜곡 없이 정확하게 전달하기란 어려웠나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나라 5공시절 언론계에 큰 파문이었던 '보도지침 사건' 이 계속 떠올랐다.

영화 중간 중간마다 월남에 관련된 실시간 정보가 방송국에 전송되지만, 

방송 검열관이 미리 선별하여 가, 부, 절대불가를 정하여 DJ들에게 준다.

당연히 그것에 익숙하지 않고, 그런 방식을 납득할 수 없는 크로나워는 반발할 수 밖에 없다.


그때 그의 선택은 두 가지다. 

"출세나 자기 안전을 위해 그들의 방침대로 보도를 할 것이냐", 

아니면 "수많은 월남 장병들 위해 진실된 정보를 보도 할 것이냐" 이다. 

크로나워는 그 두 가지 선택 중에서 주저없이 후자를 택했고, 

그에 따른 처벌로 DJ 강제퇴출과 동시에 원치 않은 전출을 가게 된다.

수많은 월남 장병들과 베트남인들은 왜곡없고, 거침없는 말과 유머스러운 그의 방송에 환호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거나, 왜곡하려는 사람들로부터 표적이 된다.



"한국전쟁을 일으킨 미군말입니다. 국내나 국외나 제대로 된 일은 미군이 한 일이 아니죠."

"난 들었지롱!"

"오 이런! 검열관님이 오셨군요."


독일 나치 정권시절에 나치의 '선전장관' 노릇을 했던 괴벨스(P. J. Goebbels)는 

대중을 지배하기 위해 전 국민에게 라디오를 공급했고,

라디오를 통해 수천만명의 독일인들에게 히틀러의 일거수 일투족을 중계했다. 

국민들은 그의 의도적인 거짓말에 처음에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점차 그의 거짓말에 익숙해져 어느새 무의식적으로 진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99가지의 거짓과 1개의 진실을 적절하게 배합하여 100%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는 그의 말처럼 

언론의 힘은 강력하다.


중국의 사상가 맹자(孟子)는 

"정의(正意)를 위해서라면, 때로는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만큼의 용기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그것을 간단히 '호연(浩然)' 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뜻은 '꺾이지 않고 흔들림이 없는 도덕적인용기' 를 뜻한다. 

미군부는 장병들에게 베트남은 안전한 지역이며, 

전쟁의 승리자는 미군이 될 것임을 방송을 통해 그러한 인식이 고취될 것을 원했지만, 

크로나워는 기사검열과 상관들의 강력한 충고에도 굴하지 않고 

방송을 통해 자신이 미국인임에 상관없이 미국은 베트남을 침략한 것이며, 

월남전은 애궂은 장병들과 베트남인들의 목숨만 잃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이먈로 진정한 언론인이 가져야할 자세이자 도덕적 용기인 것이다.


현재 미디어법으로 인하여 국회 법안 통과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다. 

정부는 언론기관들이 자신들의 의도대로 통제되길 원할 것이고, 

언론기관도 국민을 위한 언론활동을 망각한다면 괴벨스의 말은 성립될 수 밖에 없다. 

국민들의 시위도 잠잠해지고, 거짓에 대해 아무도 진실을 규명하려 들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다루기 쉬운 국민들이 어디있겠는가?

간단한 예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같은 이들이 

시국상황과 국민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언론을 장악했던 것은 그 때문이라 볼 수 있다.

그 때 언론은 국민들의 편이 아니었고, 국민들은 그런 언론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언론은 항상 대중들의 편에 서서 객관적인 사실과 기자의 냉정한 의식으로 글을 써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주(民主)'가 실현되는 모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레인맨>,<폭로>등 베리 레빈슨(Barry Levinson)의 영화 속에는 

거짓에 대항하는 진실의 외로운 싸움을 그린 영화가 많다.

젊은 시절 로빈 윌리암스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그의 연기는 항상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매 영화에서 주연과 조연을 넘나드는 포레스트 휘태커(Forest Whitaker)의 연기를 볼 때마다 

그의 배우적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터미네이터2>에도 나오는 돈 스탠톤(don stanton)과 댄 스탠톤(dan stanton)이 쌍둥이 형제라는 것을 

이번 영화를 보며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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