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世紀 Enlightener

줄리어드 음대생 유진박의 매춘부 같은 삶 본문

內 世 上 /時代有感

줄리어드 음대생 유진박의 매춘부 같은 삶

EAST-TIGER 2009. 8. 16. 10:54


  매체를 통해 유진박 사건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 정말 우리나라 사회 수준이 이 정도 밖에 안될까? 나는 이 사건을 보면서 성매매랑 다를바가 없다고 본다. 수개월 동안 여관에 강제로 감금되어 폭행 당하고, 행사의 취지나 목적에 상관없이 돈을 위해 여러 개의 행사에 출연해 연주를 해야 했던 그와 성매매 여성들과 무엇이 다른가? 또한 우리 말과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유진박의 약점을 이용한 기획사 대표의 횡포는 사창가 포주와도 같다. 기획사는 소속된 연예인들이 마음껏 공연하고 대중들의 환호를 받을 수 있게 노력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돈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부당한 대우와 약점 이용은 치사하다 못해 파렴치한 일이다. 


  근래에 이런 일이 연예계에 자주 벌어지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연예기획사는 거의 '노예계약' 수준의 계약을 연예인들에게 요구하는데, 이는 불합리하다. 물론, 기획사 입장에서는 연예인들의 인기가 상승하면 언제 자기 기획사를 버릴지도 모르고, 역으로 만년 유망주에 머무를 수도 있기에, 불안심리에서 강하게 계약조건을 설정하는 것은 공감한다. 그러나 사람이 가진 예(藝)가 돈으로 환산되는 순간, 인권은 희미해져가고 인정은 냉정으로 변한다. 그래서 연예인의 사생활은 기획사가 관리하고, 모든 공연과 출연은 기획사가 결정한다. 반면 기획사에 대한 소속 연예인의 요구에는 제한적으로만 허용하고, 계약에 대한 불평과 불만은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안다. 그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으며, '스타' 라는 이름에 한없이 작아진다. 거기에는 학벌도 없고, 천재도 필요없다. 다만 어떻게든 스타가 되주던가, 되주기를 바라는 기획사의 야심만 있을 뿐이다. 


  8세 때 줄리어드 음대 예비학교에 입학해서 줄리어드 스쿨 콩쿨 우승, ISO 컴피티션 대상, 아스팬 뮤직 스쿨 컴피티션 우승 등 6개 콩쿨 우승의 유진박도 이러한 우리나라 연예기획사 시스템에 희생양이 되었다. 미국에 있으면 우리나라를 빛낼 위인이 될 법한 인물이, 일찍 귀국하여 국내 음악계에 주목을 받으며 클래식과 퓨전음악계의 기대주였던 그도 사람들에게 잊혀지자, 기획사의 횡포로 그의 커리어에 걸맞지 않는 무대에 비일비재로 서기 시작했고, 그의 약점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유진박의 음악을 값싼 음악으로 바꾸어 버렸다. 만약 어느 언론사가 그의 이러한 실상에 대한 기사를 쓰지 않았다면, 유진박의 음악인생은 그렇게 끝이 났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러한 연예계의 실태가 천민 자본주의의 한 예라고 본다. 간단한 말로, 연예기획사들은 연예인들이 사람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돈으로 보인다. 그들은 연예인들에게 스타를 거듭 강요하고, 돈을 요구한다. 그래서 피곤해도 무리한 스케줄에 따라야 하고, 아프거나 활동중단은 큰 타격이다. 더구나 인기가 없을 시에는 아무데나 가서 원치 않는 치욕스런 공연을 해야 했다. 순식간에 스타의 자리에 있을 수 있지만, 순식간에 밑바닥 생활로 뒤바뀔 수 있는 직업이 연예인이다. 그래서 나는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가끔은 측은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소수든 다수든 1년 전에 봤던 그 연예인들은 지금 TV에 없고, 연예인 X파일은 늘 업데이트 되어서 세간들의 입에 오르락 내리락 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