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世紀 Enlightener
단상(斷想) 본문
논문을 쓰면 쓸수록 나 자신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완성했다는 생각보다는 간신히 정리했다는 생각으로 논문 제출을 하였다. 이 논문은 인권(人權)과 계몽(啓蒙)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스스로 반성하여 학문적 도전을 꿈꾸게 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젊은 날의 혈기를 앞세워 집필된 오점(汚點)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두 가지 생각은, 내가 이 논문을 볼 때마다 떠오를 것이고, 의문문이 되어 나에게 질문되어질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내가 아직 ‘학생’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내가 쓴 논문이 그나마 어느 서가(書架)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과 자격이 된다.
앞날은 예측할 수 없으나 해야 할 일들이 있고 하고 싶은 일들이 있으니 살아있는 한 살아가야 한다. 학문의 뜻을 정한 이후 나는 매일 밤마다 잠이 들기 전 아침에 눈이 떠지지 않기를 기도했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하루를 살아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만큼 나의 삶은 ‘절망’과 ‘감사’의 양 극단에서 불안정하게 놓여있는 삶이다. 지금의 이런 나를 보고 내 자신과 사람들에게 약속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다만, 나는 스스로 무지함을 깨닫고 조용히 공부할 수밖에 없다. 할 수만 있다면 지금 내가 모르는 것들과 해결되지 않는 의문들이, 세월이 흐른 뒤에라도 깨닫게 되어 혼란 속에서 나를 건져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예수의 말처럼 자유롭게 될 수 있을까? 나는 그때를 기다린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고전 13:12)
부족한 제자를 받아 들여 지도교수로 고생하신 차준희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으로 충분한 조언과 격려를 해주신 한상인 교수님, 강소라 교수님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걷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이 길이 결코 외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남태욱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논문의 의미를 알려주신 안성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자격 없는 저를 끝까지 믿어주신 김상호 목사님과 예석교회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삶의 순간마다 저를 응원하고 조언해주는 친구들과 이름 모를 사람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오직 저를 바라보며 생각하고 한 평생을 살아오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2012. 2. 2. 화요일 밤 11시 골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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