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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51% 아버지를 닮았다 본문
2011년 12월 29일 목요일 오전 11시.
아버지는 32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정년 퇴임식을 가졌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현장에서,
아버지는 말단 순경부터 지금의 자리까지,
어떤 혜택이나 특진없이 오직 시험과 실력으로 올라 오셨다.
그 과정 중에 일이 고되어 직업을 그만두거나,
치열한 현장 속에서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으며,
상관이나 부하 직원의 불찰로 인하여 징계를 받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설사 그런 일들이 생기더라도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
32년 동안 아버지는 그 길을 걸어왔고 오늘에 이르렀다.
고등학교 이후 나와 남을 비교하는 의식은 가지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내게 유일한 라이벌이자 친구였다.
나는 아버지의 삶을 보면서 도전을 받았고,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아버지와 나는 대화가 많은 사이가 아니다.
하지만 서로의 삶을 봄으로써 대화를 한다.
아버지의 퇴임식은 내게 무척 씁쓸했다.
나는 아직 달리고 있는데,
아버지는 레이스를 끝내고 레전드가 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30년 후에..
내가 지금의 아버지처럼, 아니면 그 이상의 사람이 되어 있을까?
어쩌면 아버지의 삶은 내가 도달할 수 없는 그런 삶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가야 한다.
나는 51% 아버지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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