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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깡패 같은 애인] "청년"들은 아프다 본문
어쩌다가 정상해지된 아이폰3이 생겨서 잠 자기 전에 가끔 영화를 본다.
예전에는 저화질인 MP3 플레이어로 봤었는데,
확실히 스마트폰은 고화질이라 영화 보는 재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팟캐스트 방송들을 다운받아 볼 수 있어서,
이제서야 스마트폰이 좋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아직 내가 사용하고 있는 터치폰은 너무나 건강하다.
"우리나라 백수들은 다 지 탓인 줄 알아요."
지방대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취업을 한 세진은 회사의 급작스러운 부도로 실업자가 된다.
뛰어난 자질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세진이지만,
지방대 출신과 성 차별에 대한 편견들로 번번이 취업에 실패한다.
연립주택 반 지하 방에 세들어 사는 세진.
세진의 바로 옆 방은 용역 업체에서 일하는 "깡패" 동철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둘은 묘한 대립을 이루며 점차 서로의 처지를 연민한다.
"아무리 약자라도 인간적인, 기본적인 대우는 해줘야 될 거 아니예요?"
예전에 홍상수 감독의<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 정유미를 처음 보았는데,
털털하면서도 개성있는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이후<도가니>를 보면서 그녀의 연기가 무척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관객들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연기를 보여주었고,
동명이인인 "정유미"와 비교할 때 더 많은 유명세를 받지 못한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국민배우" 박중훈의 연기도 무척 좋았다.
영화 초반에는 그의 연기가 약간 어색해 느껴지기도 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관객으로 하여금 집중하게 되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격하게 포장된 배우 원빈과는 다른 면에서 진정한 "아저씨"였다.
"명품 조연" 박원상과 정인기가 출연하였다.
이 영화로 제31회 청룡영화제 신인 감독상을 받은 김광식 감독.
현실과 영화의 적절한 조합으로,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 당장 올라와!"
최근에 본 영화 중에 가장 인상적인 영화였다.
영화 제목만 보면 평범한 코미디 영화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보는 동안 계속 공감이 갔고 다 본 후에는 마음에 감동이 왔다.
특히 현재 정치권의 구호인 "민생"에 대하여 진솔하게 대변한 영화라 생각한다.
사실 이 영화를 보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예전에 보았던 책<진보집권플랜>에서 조국 교수가 이 영화를 소개했기 때문이다.
그는 책에서 이 영화에 나온 장면들을 예로 들면서 설명했는데,
직접 보니 청년들의 고민들과 사회적 문제들이 마치 책의 동영상 자료처럼 느껴졌다.
지금 시대를 사는 청년들이 꼭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한다.
"지금 내 모습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
누구나 즐겁고 폼나게 살고 싶다.
특히 "청년"이라면 더욱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높이고 싶은 시기이다.
자신이 가진 재능과 능력을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심리적인 안정과 금전적인 부족함 없이 살고 싶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으로 청년들이 행복했던 날들은 별로 없었다.
그들은 항상 국가와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섰고,
기성 세대들에게 "개새끼!"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청년"들은 아프다.
고교 졸업 후 대학교 진학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느껴지는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대학교는 "돈 먹는 하마"이자,
"취업고시"를 준비하는 사설 학원이 되었다.
정치인들은 청년들의 표심을 의식하여 선전성 발언으로 돕는 척하고,
정부는 청년들의 실업과 사회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
기업들은 청년들의 스펙 쌓기를 우려하면서도 높은 채용 조건을 요구한다.
매스컴에서는 외모와 학벌이 사람의 우선 가치라는 듯 홍보한다.
그래서 "청년"들은 아프다.
청년 실업, 고액 등록금, 결혼에 대한 회의, 출산률 저하..
결코 청년들의 잘못이 아니다.
70-80년대의 청년들이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 사회 실현"을 원했다면,
지금의 청년들은 "로망"과 "낭만"을 원한다.
그들은 좌파나 진보가 아니고,
나이가 어려서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살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성세대와 사회는 모른 척 하거나 실천없는 연민을 보낸다.
그래서 "청년"들은 아프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대로 생각하고 제멋대로 실천하는 자유가 필요하다.
조건이 아닌 사랑만으로 사람과 연애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다.
배우고 싶다는 의지만큼 배울 수 있는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떠날 수 있는 금전적인 여유가 필요하다.
학벌과 외모, 성 차별이 아닌 재능과 능력이 인정되는 정의로움이 필요하다.
여러 번의 실패와 좌절에도 용기와 응원을 보내주는 사회와 주변의 따뜻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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