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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본문

Photo展/物我一體

EAST-TIGER 2009. 7. 1. 10:16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싶다.


- 김춘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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