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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쁘다

EAST-TIGER 2011. 2. 11. 04:12

시간은 되돌아 오지 않는다.

나는 요술램프를 가지고 있지 않고,

마법의 가루도 없다.

지나간 시간은 그냥 지나간 것이다.

붙잡고 싶어도 붙잡을 수 없고,

불러도 대답이 없다.


근래에 바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피곤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생각마저 한 지점에서 굳어졌다.

웃지도 않았고 울지도 않았다.

나는 마치 고장난 기계처럼 작동과 멈춤을 반복했다.

작동한 것 이상으로 멈췄고,

멈췄을 때는 시간만 살아 있었다. 


결국 나는 제자리도 아닌 뒷걸음만 쳤다.

눈을 뜨니 주변이 너무 고요했다.

어둠은 어느새 내 방을 가득 채웠고,

짓누르는 어둠을 밀치며 일어나야 했다.

갑자기 밀려오는 한숨과 한심함 그리고 미안함.

나는 결국 누군가를 실망시켰다.


이제 나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겉잡을 수 없을만큼 커졌고,

문제가 커질수록 나의 결점은 더욱 구체적이고 뚜렷해진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이런 내가 정말 기분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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