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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한 세상이 되었다

EAST-TIGER 2014. 8. 20. 18:35

한 편의 논문은 거의 완성을 했고, 

에세이 한 편과 논문 한 편이 더 남았다. 

너무 힘든 작업이고 첫 학기에 무리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 물어본다. 

"이게 이렇게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인가?" 

갑자기 그동안의 일들이 떠오르고,

그 중에서 나의 게으름과 의도적으로 시간을 낭비했던 일들이 부각되었다. 

여러 가지 원인들이 결국 있었던 것일까? 

어느 덧 개강이 한 달 반 정도만 남았고,

논문 제출 기한은 한 달 남았다는 것이 나를 힘겹게 한다. 


교황이 한국에 방문했다. 

25년만이라고 하는데 나는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한 것에 대한 기억이 없다. 

그리고 교황의 말과 행동을 보니 과연 달랐다. 

외국인이 보는 한국의 사회 정세와 문제를 이렇게 잘 지적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가 알면서도 말 못하고 두려워 했던 것들을 교황이 앞장서서 말하니, 

이것만큼 든든한 지원이 없다.

그는 또한 한 종교의 영적인 지도자이자 지식인이 아닌가? 

교황이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나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집 주인 Frau Freude와 함께 책을 읽는 시간에, 

책과 관련하여 교황의 역할과 지위에 대해 대화했다. 

그녀는 내게 교황은 단지 상징적 존재이고 국가의 내정을 간섭하지 않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에 일부 동의하고 주변 몇몇 지인들도 그렇게 SNS에서 반응하길래, 

잠시 생각해 보았다. 


역사적으로 종교와 정치가 일치했던 적도 있고, 

분리되었던 적도 있었으며, 

가끔은 둘 중의 하나가 상대를 압도했던 적도 있다. 

그러나 나는 종교와 정치가 서로를 견제하거나 조력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신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당연하다. 

성경은 단지 기독교인들에게만 제한된 책이 아니다. 

그리고 그 책의 내용들이 진정 힘을 얻으려면, 

그 책의 내용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진정 현실 세계에서 실천하고 실현 시켜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개인 차이, 의견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가 직접 인간으로 오셔서 살았던 삶을,

기독교인들이 공경하고 닮기 원한다면,

최소한 예수가 했던 말씀과 행동들의 취지를 알고 행해야 되지 않을까? 

난 교황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서 그런 것들을 본다. 

저 사람도 분명 스스로 죄 많고 연약한 자라고 생각할 진대, 

저 교황은 스스로 그저 때에 따라 예배만 드리고, 

'연예인'처럼 가끔 사람들에게 보이고, 

고립되어 은밀한 삶을 사는 사람은 되기 싫었나 보다. 


만약 신자들이 종교 지도자가 

상징적 존재가 되어 버렸다고 믿는다면, 

신자들은 그 상징적 존재가 말하는 

상징적인 말들을 들을 필요가 없다. 

왜 그렇게 공허하고 

의미 없는 말들을 들어야 하는 것일까? 

단지 '상징'이 말하는 '상징'일 뿐인데. 

예수도 탐욕스러운 바리새인들과 

욕심 많은 부자들, 정의롭지 않은 위정자들에게, 

열을 내면서 비난했고 목숨을 걸고 죽기까지, 

자신의 백성들을 구제하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 맨 앞에 섰다. 

이것이 그저 상징적인 말과 행동이었다면, 

2000년 넘게 신자들이 그를 왜 믿었을까?

지금 교회에서 목사와 신부들이, 

학교에서 신학자들이 하는 말들이, 

그저 사회와 분리된 교회 내에서만 가능한 말들이었나? 

정치나 사회, 개인이 종교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신자의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자신들만의 표현 방식과 

때에 따른 행동도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다면 예수가 다시 온다고 해도 

그 고난에 동참하지 않거나 또는 진정 믿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아니면 예수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도대체 우리가 믿는 신은 누구이며 

우리는 무엇을 신께 기대하는 것인가? 

우리는 왜 신께 기도를 하는가? 

내가 아침마다 그리고 매일 기도하는 것들은 

진정 이루어지길 바라고,

신의 권능과 은혜가 이 땅에서 이루어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종교는 절대 중립적이지 않다. 

유일신을 믿는 종교는 편파적이고, 

예배 장소가 따로 있다는 것 자체가 '구별'을 뜻한다. 

그리고 명확히 교리적으로 선과 악이 구분되어 있다면, 

신자는 선을 개인 생활과 사회에서 이루어야 하고,

악은 멀리하고 비난하며 제거해야 한다. 

나는 교황이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같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신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존경한다. 


음악을 제대로 하려면, 

악기는 최소 2개 정도는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색소폰은 화성 악기는 아니기 때문에, 

화성에 대한 감각이 그렇게 뛰어나게 익혀지지 않는다. 

단지 귀와 코드에 대한 감각으로 즉흥 연주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성 악기로 기타를 배워야 겠다고 마음 먹었고, 

바로 적절한 가격에 구입했다. 

예전에도 기타를 배운 적이 있었는데, 

손가락이 아파서, 

연습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그만 두었는데, 

이제 언제라도 연습할 수 있을 것 같다. 


날씨가 초 가을도 아닌 완연한 가을로 바뀌고 있다. 

낮 기온은 20도 내외이고 밤에는 10도 내외이다. 

게다가 바람과 비가 매일 찾아와 나를 아무 생각 없게 만든다. 

집주인 역시 8월에 이런 날씨를 처음 겪는 듯 내게 말한다. 

"아마 지구 기후 변화 때문일 겁니다" 


도대체 우리의 문명과 삶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세월호 특별법이 여야 합의 후 야당 의원들이 

유가족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뭔가 이상하다. 

야당 의원들이 설득해야 할 대상은 바뀌었고, 

합의에 대해 유가족들은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한다. 

이제 유가족들은 믿었던 야당마저 등을 돌렸으니, 

진정 스스로 결단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또 누군가가 죽겠구나.. 


그리고 이제 어디선가 무슨 일로 누군가가 죽어도, 

왜 죽었는 지 알 수 없는,

그렇게 죽을 수도 있다고 조작할 수 있는, 

괴상한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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