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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日記/Hello- Yesterday

만남보다 이별이 더 많은 날들이다..

EAST-TIGER 2014. 9. 6. 00:12

예상치 못한 안구 건조증으로 불편하다. 

워드로 문서작업을 하는 시대에 장시간 컴퓨터에 앉아 있지 말라는 

이 신체적 '신호'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덕분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햇빛이 비출 때 하려 하지만, 

낮의 일과 밤의 일은 나에게 엄연히 구분되어 있는 것 같다. 


내가 처음 기타를 배우려고 시도했을 때보다는,

훨씬 더 많은 시간들을 지나온 것 같다. 

왼손 검지, 중지, 약지 손가락 끝은 이미 물집이 잡혀있다. 

그리고 약간 감각이 둔감해졌다. 

이런 아픔 때문에 사실 기타를 배우려고 하지 않았던 건데..

그러나 이제 그럭저럭 한 곡 연주할 수 있어서,

혼자 기타를 붙잡고 흥얼거린다. 


Show Me ther Money Season3 가 끝났다.

10편 모두 보았는데 사실 3편 이후부터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작년 Season2를 인상 깊게 보았는데, 

이번 시즌의 어느 공연 하나 시즌2의 공연들보다 

더 좋았던 공연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각 팀의 프로듀서들이 무엇을 중점적으로 판단하고 

어떤 것들을 눈여겨 보는 지에 약간의 흥미를 가졌다. 

비트 좋았던 곡은 단 한 곡정도, 

가사가 마음에 들었던 곡은 없다. 

개인적으로 정박에 칼같은 랩을 하는 김진표가 

사회자가 아니라 프로듀서였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미 뮌스터는 초가을이다. 

적당히 바람을 불고 하늘의 변화는 설레일 정도로 아름답다. 

집주인은 나를 위해 신발장을 구입해주었고, 

문 앞에 어지럽게 놓여있던 신발들은 가지런히 제 자리를 찾았다. 

가을 스웨터가 부족해서 몇 벌을 주문했고, 

잡화도 몇 개 구입했다. 

독일은 중고 시장이 잘 되어 있는데, 

간혹 중고가 아닌 물건을 땡처리식으로 잘 판매한다. 


오늘 한국에 있는 두 친한 친구랑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김치찌개를 만들면서 한 주제를 가지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절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약간 과장되게 행동하거나 함부로 대할 때가 있다.

그 반대인 경우의 관계에서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긴장 상태에 있다.

나는 오늘 두 친한 친구에게 오랜만에 나눈 대화에서,

진한 애정표현을 했지만 한 명에게는 그다지 내 진심이 잘 전달되지 않았고, 

오히려 나의 이러한 애정표현을 고쳐야 한다고 충고를 들었다. 

다른 한 친구와는 이와 반대로 서로가 대화할 수 있음에 너무 기뻤다.

나는 혼란스럽다. 


가끔 대화를 더 이어갈 수 없는,

또는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말과 답글, 느낌들을 보고 듣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이제 더 이상 대화할 수 없는 건지. 

이대로 끝내야 하는 건지. 

나도 내 기분이 상했다는 것을 드러 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참고 그냥 내 탓으로 돌려야 하는 건지. 

나는 망설인다. 

사람들은 사냥꾼처럼 기다렸다가, 

무섭게 나의 단점들을 지적하며 괴롭게 한다. 

그 단점들은 나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이고, 

나도 고칠 수 없는 것들이 더러 있다.

그걸 고치라고 하면 나는 화가 난다. 

나 역시 사냥꾼이 되어 그 같은 짓을 하고 싶지만, 

그건 이미 오래 전에 나를 무척 슬프게 했던 '기억'들이다. 


사람은 얼만큼 다른 사람들의 눈에 

만족스럽게 들어야 하는가?

왜 그것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가?

더 인기 있고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그렇다면 차라리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게 더 빨랐을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도 부모님의 마음에 

부족한 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모님 말씀은 잘 들었나? 

그랬다면 나는 한국에 있었을 것 같다. 


나는 충분히 선하고 악하다. 

여기서 더 선할 수도 더 악할 수도 없을 것 같다. 

결국 나는 내 선과 악을 

누가 더 많이 인정하고 이해 줄 수 있는 지, 

나 역시 상대방의 선과 악을 

얼만큼 더 인정하고 받아 줄 수 있는 지에서, 

그냥 그런 대상에서부터 

내 '일부'라고 생각하는 대상까지 

본능적으로 분류하는 것 같다.


오늘 나는 뒤늦게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대화하기 힘들 것 같다.

왜냐하면 더이상 내가 '친구'라는 이름으로 

'사찰' 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만남보다 이별이 더 많은 날들이다.. 


다행히 김치찌개가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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