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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12년만의 정규리그 우승!

EAST-TIGER 2009. 9. 27. 09:16


  길었던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끝이 났다. SK가 19연승을 하면서 아시아 신기록으로 세웠고, '국민감독' 김인식 감독과 송진우, 정민철 같은 대투수가 은퇴를 했다. 그리고 정수근의 음주파문과 한화의 꼴지는 야구팬으로 안타까움이었다. 이밖에도 여러가지 기록들과 이벤트가 많았던 올 시즌이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의 단연 화제는 아무래도 KIA의 정규리그 우승이라고 생각한다. 명문 해태를 인수하여 KIA로 다시 태어났지만 1997년 코리안 시리즈 우승 이후 KIA는 정규리그와 코리안 시리즈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2번의 리그 꼴지를 하면서 '엘롯기(LG, 롯데, KIA)동맹'이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참담했다. 그러나 약 12년만에 달성한 정규리그 우승은 어린 시절부터 해태팬이었고 현재는 KIA팬인 나에게 큰 설레임과 감동을 주었다. 


  어릴 적 TV에서 해주는 야구중계에서 붉은 셔츠에 검은 바지의 유니폼을 보았는데 그게 처음 해태와의 만남이었고, 야구와의 만남이었다. 김응룡 감독이 이끄는 해태는 정말 강했고, 김성한, 이순철, 이강철, 조계현, 한대화, 선동열, 이호성, 장채근, 이종범 등등.. 해태의 선수들은 불타는 열정과 승부욕을 그라운드에 쏟아냈다. 유독 해태의 경기에 역전승이 많았는데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해태는 야구팬들이 좋아하는 경기를 했고, 너무나 강력한 팀이었다. 그러나 IMF로 인한 기업난으로 해태는 구단지원이 끊겼고, 결국 KIA로 팀명이 바꾸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이후 KIA는 간간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도 했지만 그저 그런 팀이 된다. 선수들도 많이 바뀌었고, 예전의 열정과 승부욕은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매시즌 심심치 않게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면서 최하위권에 머물기를 부지기수. 팬들은 떠났고, KIA가 해태를 계승했다는 말을 부정했다. 그후 감독의 교체와 선수단 개편이 줄을 이었지만 KIA는 더이상 예전 해태가 아니었다. 오히려 타 구단들의 약진에 희생양이 되었고 나도 중계를 보다가 TV를 꺼버렸다. 한가지 희망적인 소식은 메이저리거 최희섭과 서재응이 KIA에 입단했고 신예 윤석민과 한기주의 성장이 기대감을 주었다. 그러나 조율이 되지 않는 명품악기 마냥 성적은 둘쑥날쑥했다. 그리고 맞이한 2009년, KIA는 놀랍게도 정규리그 우승을 한다.


  우승의 원동력은 탄탄한 마운드와 타선에서 최희섭, 김상현의 가공할만한 타점과 타율, 안치홍, 김원섭의 활약이었다. 시즌 초반 무서운 타격력을 보여주었던 최희섭이 휘청거릴 무렵 LG에서 영입된 김상현은 최희섭의 부진을 만회해주었고, 고졸 신인 안치홍과 김원섭의 활약은 KIA가 이기는 야구를 하게 된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윤석민, 구톰슨, 로페즈, 양현종, 이대진, 서재응, 곽정철 등의 선발진과 손영민, 유동훈, 임준혁 등의 불펜진은 리그 최강의 마운드를 완성시켰다. 마운드가 안정되니 타선의 폭발은 곧 승리였고, 지난 몇년간 선보였던 KIA의 경기력으로는 정말 믿기 힘든 연승을 시즌 내내 보여주었다. 당연히 떠났던 옛 해태팬들은 다시 돌아왔고, 광주구장은 늘 북적거렸다. 그리고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되던 날. 나는 벅찬 감동으로 TV에서 눈을 뗄 수 없었고, 이종범, 이대진 등 예전 해태의 전성기에 주역이었던 두 선수의 얼굴을 화면에서 보는 순간 잠시나마 시야가 흐려졌다.


  우리나라 구기종목은 리그제이지만 리그 이후 플레이오프가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물론 그것이 상업적으로 큰 효과가 있겠지만, 리그 우승을 해도 최종 우승을 위해 또 경기한다는 것은 그동안 치뤘던 수많은 리그경기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라 본다. 앞으로 있을 코리안 시리즈에서 KIA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지만, 기록을 보면 해태의 정규시즌 우승은 곧 코리안 시리즈 우승을 의미한다. 또한 이종범과 이대진과 같은 마지막 해태 선수들이 은퇴를 앞두고 있는터라 이번 코리안 시리즈는 반드시 KIA가 우승 해야한다. V10을 위해 혼신을 다할 KIA를 응원하며 코리안 시리즈를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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