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된 목적은 거기에 있다

어제와 오늘은 해가 떠올라 세상을 밝게 비췄다. 

그래봤자 약 8시간 정도 떠 있다가 다시 땅 아래로 들어간다. 

오랜만에 방에서 짧게 일광욕을 했고 기분이 좋아짐을 느꼈다. 

방청소를 했고 적당히 움직였다. 

지원한 대학들 중 한 곳으로부터 단순한 정보가 담긴 메일을 받았다.

 

매주 수요일마다 독일에서 '아버지'로 부르는 Donald를 만나러 간다. 

항상 차와 작은 조각 케잌들을 마련하여 함께 먹으며 약 2시간 정도 대화를 나눈다. 

요일의 차이는 있었지만 벌써 그렇게 만남을 가진지도 꽤 긴 시간이 되었다. 

나는 늘 그의 수고와 배려에 감사하고 앞으로도 계속적인 만남을 이어갈 것이다. 

요즘 주제는 꽤나 철학적(?) 주제들이다. 

아직 독일어 실력이 부끄러워 완전히 내 입장들을 설명하기 힘들지만, 

이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표현들로 그와 대화를 나눈다. 

오늘은 그와 서양과 동양의 사물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대해서,

그리고 한국 영화들의 특징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몇몇 영역에서 

나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내게는 새롭고 유익하다. 

돌아오는 길은 늘 우리들의 대화를 되새긴다. 

크리스마스는 아마 베를린에서 보낼 것 같다. 

승희 누나 집에서 머물 예정인데 약 4박 5일간 유숙하기로 했다.

흔쾌히 허락해 준 승희 누나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덕분에 은사이기도 한 김한수 목사님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만난다면 거의 8년만이다. 

왕표 차표값으로 110유로를 지불했고 한국에서는 KTX를 타본 적도 없는데,

독일에서 처음으로 ICE를 타게 될 것 같다. 

그러나 Ali는 우연히 내게 더 싸게 살 수 있는 예약사이트를 알려주었고 

갑자기 손해 본 느낌이 들었지만 이내 현재의 상황을 인정했다. 

게다가 근래에 디지털 카메라에 관심이 많아져서 

결국 오늘 ebay에서 236.6유로로 중고 Canon 40D를 구입했다.

대금을 지불하고 소포로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겠지만, 

진정 좋은 '물건'인지는 직접 보고 만져봐야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카메라는 나를 지금보다 더 많이 방 밖으로 이끌 것이다.

주된 목적은 거기에 있다. 

사람은 감각을 통해 다른 사람과 상황, 느낌들을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모든 행위들이 비롯된다.

필요 이상으로 과민하거나 나태하고,

무수한 선택들을 불가피하게 내려야 할 때도 있다. 

남이 알든지 모르든지 자기만 아는 속사정에 힘겨워 하기도 한다. 

결국 사람은 스스로 피곤하게 만들거나 기분 좋게 만든다. 

그 발단은 지금 감각을 통해서 무엇을 인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나는 지금 약간의 두통을 느낀다. 

거울을 보니 쌍꺼풀이 진하게 만들어졌다. 

근래에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났기 때문이다. 

원래 밤 10시 정도에 자서 4-5시쯤 일어나는데,

지금은 자정이나 새벽 1시에 자서 5시 30분쯤 일어난다. 

무모한 의지라고 생각하는 그렇게도 해서 나를 일깨운다. 

"이봐- 이렇게 시간을 보낼 때가 아니야!"

어떻게든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책상에 앉으려 하지만 

몸은 잠시라도 나를 눕게 만든다. 

그러나 계속 시도하고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밤 10시 전에 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학과정이 끝난 이후 생활리듬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으니 

정말 간사하다고 밖에 표현이 안된다. 

이제 오늘 목요일이다. 

어학과정의 끝인 DSH 시험이 올해 마지막으로 학원에서 시행된다. 

친한 사람들로 용철이 형과 성우가 그 시험을 보게 된다. 

대훈 전도사님에게 배운 나눔을 나도 따라서 그들에게 나누었다. 

그리고 그들의 합격을 기대한다. 

이전에 내가 그랬듯이. 

그러고 보니 그 시험을 치룬지 벌써 2달이 넘었다. 

변한 것은 내 마음가짐인 것 같다. 

도전이 필요하다. 

그리고 오늘은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