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世紀 Enlightener
이 곳이 나의 마지막 Blog였으면 좋겠다 본문
거의 두 달 가까이 일기를 쓰지 못했다.
Cyworld의 개편으로 인하여 20대 중반부터 쓰던 Blog를 Tistory Blog로 옮겨야 했고,
이번 기회에 그동안 인터넷에 내가 쓴 글들 역시 이곳으로 옮길 예정이다.
이 곳이 나의 마지막 Blog였으면 좋겠다.
생일 날 종교철학 구술시험을 보았고,
시험 후 작년과 마찬가지로 Tobias와 함께 늘 가던 Mengu에서 점심 식사를 하였다.
오랜만의 만남이라 식사 후 함께 대학 수목원을 돌아다니며 그동안의 일들을 이야기했다.
Tobias는 길었던 Hegel 논문을 완성했고 이번 학기부터 석사 논문을 쓴다.
그는 자신의 석사 논문이 J. Locke에 관한 것이라고 내게 말했다.
우리는 Prinzipal Markt에 있는 노천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헤어졌다.
'맛있는' 하루였다.
Van Inwagen의 결정론에 관한 논문을 완성하고 제출하였다.
거의 한달 반 정도 걸렸는데 필사적으로 썼고,
늘 그랬듯이 Christian과 Frau Freude가 교정해주었다.
분석 철학이기에 논리학 기호들이 등장할 수 밖에 없었고,
다분히 이론적이기에 Frau Freude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에 있어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반면에 Christian은 교정의 마무리에 이르러서 내가 논문에서 진술한 의도를 완전히 이해했다.
나는 지정된 기한 내에 논문을 제출하였고 담당 교수는 확인 메일을 보내주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발제를 하고 싶었던 내 계획은 개인 논문 제출로 다르게 끝이 났다.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학기에는 두 강좌만 신청했다.
하나는 Schelling의 '철학의 원리로서의 자아'에 관한 강좌인데,
처음으로 대학본부 건물에 있는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다.
지하 강의실로 침침한 분위기이고 노란 불빛들의 실내 등들이 강의실을 밝힌다.
Prof. Dr. Leinkauf는 학자적인 분위기를 가진 정교수이자 정열적으로 강의한다.
다른 하나는 '난민 정책과 윤리'에 관한 강좌이고,
매주 약 30페이지 정도 되는 영어 텍스트를 읽고 와야 한다.
현재 이슈가 되는 주제라서 그런지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고,
담당 교수인 Dr. Hosch는 자신의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려고 노력한다.
두 수업 다 만족하며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 레슨 선생님인 David는 이전의 Jonas 보다는
좀 더 성실하고 자세히 Jazz에 대해서 가르쳐준다.
Jonas는 자신의 연주 방식을 따라 하기 원했다면,
David는 이론적으로 인지를 시킨 후 나의 연주를 지켜보며 교정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David는 기본 30분 수업에서 30분을 정도 더 수업을 한다.
다만 David는 알아듣기 조금 힘들 정도로 빠르게 독일어를 말한다.
다른 두 스타일의 선생님으로부터 음악을 배우는 것은 흥미롭다.
10월 14일에 Munster에 첫 눈이 내렸다.
내리던 비가 눈으로 바뀌었고 갑자기 폭설처럼 내렸다.
대지의 기온 탓에 쌓이지 않고 녹아버리는 눈이었지만,
올해 첫 눈은 나를 잠시동안 설레이게 했다.
내리는 눈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평온해진다.
Oktoberfest에 내리는 눈.
재미있는 조합이다.
작년에 왔던 은해가 올해 또 찾아왔다.
이번에는 아일랜드를 여행하려고 온 것이고 2주 가까이 머물렀다.
작년에는 방학 중에 왔지만 첫 학기 방학이라 긴장하고 예민해 있었는데,
올해는 학기 중에 왔지만 여유롭고 느긋했다.
다만 11월 초 중순 날씨가 그렇게 좋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마침 11월 11일에 Tobias의 생일이라 그 다음 날 함께 생일을 위한 식사를 했고,
11월에 찾아오는 Munster의 분위기를 느끼고 그 분위기 속의 사람들을 보았다.
21일에 은해는 뒤셀도르프 공항에서 한국으로 돌아갔다.
집에 돌아와 방 정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나니,
다시 혼자가 되었다.
너무 쉽다.
운동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Roxel Sportpark에 등록했다.
한달에 6만원 정도로 운동과 사우나, 샤워를 할 수 있다.
회원 카드와 전자칩이 달린 팔지를 받았고
전자칩에는 나에 대한 정보가 저장되었고 계속 저장되어진다.
한달 정도 운동을 하다보니 몸이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특히 체계적인 방식으로 운동을 할 수 있게 안내되어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나는 여기서 거의 유일한 동양인이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하루 종일 비가 오기도 하고,
짙은 구름이 낮게 내려와 나를 짓누른다.
Frau Freude가 어느 날 아침에 나의 혈압을 재주었는데 낮은 수치가 나와서
지금 내 피곤함과 무기력함이 저혈압 증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다.
그래서 그 날 이후부터 커피를 규칙적으로 마시고 있다.
독일에서 세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Freude 부부와 식사를 함께 했고,
올해도 그들은 나에게 크리스마스 트리를 제공해주었다.
올해 크리스마스 예배는 Essen 갈보리 교회에서 드렸고,
예배후 정철 목사님 집에 교회 사람들이 모여 잠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비가 왔었다.
내년에는 한국에 가볼 생각이다.
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 학위를 승인 받은 상태에서 가겠다는 전제조건이지만,
어쨌든 그러한 목표가 지금의 나에게 동기를 부여를 준다.
한국에 가면 보고 싶은 사람들과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에 가면 왠지 모르게 불편할 것 같은 찜찜한 느낌도 든다.
그것은 아마도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과도 무관하지 않다.
매순간이 위기이자 기회이다.
나는 스스로 위로하고 채찍질 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어둠 속에 있는 듯 헤매이고,
빛이 있는 곳을 향해 본능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결국.. 나는 그 '곳'에 이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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